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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즈 Mar 28. 2023

인생은 어떻게 표현될 수 있을까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 특수청소 전문회사 데드모닝>은 사후 유품정리와 특수 청소를 하는 전문회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연을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전하고 있다.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과 죽음 후 유품에서 볼 수 있는 그 사람의 인생과 사연은 우리에게도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한다. 죽음이라는 끝을 보며 인생을 되돌아보고, 삶의 순간들과 복잡한 과정들 속에서 그 의미를 찾아 나가고 있다. 20대 주인공 와타루와 특수청소회사 대표 사사가와, 꽃병이라는 가게주인 에츠코, 폐기물 수집 운반업자 가에데, 사무실 직원 모치즈키, 유일하게 친구라 생각했던 다케다 그리고 고양이 카스텔라까지. 소설 속 인물들 간에 진정한 관계를 맺어나가면서 와타루는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게 된다. 또한 주인공뿐만 아니라 책 속에 나오는 사연자들의 삶도 결코 다른 삶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 있을 법한 사람들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좋은 말이란 뭘까?"
"전 이제 모르겠어요."
"나는 그런 것 같아. 처음부터 좋은 말은 존재하지 않아. 그저 좋게 들리는 말만 있을 뿐이지. 그렇지만 말이야. 아주 서툰 말이든 다그치는 말이든 언젠가 생각났을 때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다면 그건 정말 좋은 말이거든. 모든 말은 좋은 말이 될 가능성을 품고 있어. 그러니까 오늘 아사이가 어머님에게 건넨 말들도 언젠가 정말로 좋은 말이 될지도 몰라."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본문 中

| 생각거리 | ​

:  내가 해 줄 수 있는 좋은 말과 내가 듣고 싶은 좋은 말은 무엇일까.


 내가 해줄 수 있는 좋은 말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상대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공감하는 태도. 섣부른 편견 혹은 판단이 아닌 나의 입장과 생각은 내려놓고 오로지 상대의 입장에서 그의 선택과 결정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고자 하는 태도. 때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들어주는 것이 가장 큰 위로이다.

 반면 내가 듣고 싶은 좋은 말은 정확한 판단이나 객관적인 해결책이 아닌 적당한 모르는 척, 하지만 진심으로 이해하고 존중받는다는 느낌. 역시나 진정으로 내가 이해받고 상대가 공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그 사람으로 또는 말로써 큰 용기와 위로를 얻는 듯하다.

 아무래도 나에겐 말보단 행동이, 느낌이 '좋은'을 결정짓게 해주는 것 같다.


"어째서 똑같은 죽음은 없을까?"
"똑같은 방식으로 살 수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모든 인생에는 각자의 고뇌가 있고, 고독이 있고, 슬픔이 있고, 또 행복이 있으니까요."
"결국 죽음은 그냥 '점'인 거야. 반대로 이 세상에 탄생한 순간도 그냥 '점'인 거지. 중요한 건 그 '점'과 '점'을 묶은 '선'이야. 즉 살아 있는 순간을 하나하나 거듭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야. 하지만 나는 요코의 죽음에 뭔가 의미를 찾고 싶어서 그 작은 '점'을 계속 혼자 바라보고 있었어."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본문 中

| 생각거리 | ​
:  인생이란 어떻게 표현될 수 있을까.

 인생은 과정이다. 영화도 어떻게 편집이 되냐에 따라 그것이 하나의 영화로 재탄생되고 보이며 기억된다. 그리고 그 편집은 전적으로 편집자에 의해 결정이 된다. 내 인생을 영화로 비유하자면 감독 배우 각본 편집까지 모두 '나'라는 사람이 주인공이다. 기승전결을 내가 써 내려가며 주체적으로 내 삶을 써내려 가게 된다. 물론 내 인생에서 다양한 장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타나고(내 인생에서 조연이라고 부르자) 영향을 주고받지만, 어떤 길로 갈 것인지에 대한 선택은 내 몫이다. 내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 누가 될 것인지는 결국 내가 결정한다. 모든 건 시작과 끝이 있고 내가 서있는 곳은 그 두 지점의 사이 즉 과정이다. 나의 시작점을 알고 가야 할 목적지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점과 점이라면 어떠한 선을 그리든 잇게 된다면 길이 되고 인생이 되는 것이다. 꼭 직선이 아니어도 된다. 꼬불꼬불 갈 수도 있고 크고 작은 굴곡을 만들어 나갈 수도 있고 천천히 느리게 갈 수 도 있다. 중요한 건 내가 가야 할 목적지를 잊지 않고 그 선 위에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은 채 굽이굽이 그 과정들을 최선을 다해 거쳐나가면 된다. 책 속에서도 사람을 성장시키는 건 성취감이라고 이야기한다. 크고 작은 성취들이 모여, 다양한 선과 길로 수놓을수록 끝에 다다랐을 땐 내가 만든 스토리가 더욱 풍부해지지 않을까. 그렇다면 내가 당도할 목적지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그 이상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마디로 살아 있으면 되는 거야.
살아가다 보면 너처럼 현재 막막한 사람도 언젠가 소중한 무언가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흔적을 지워드립니다> 본문 中




Ps. 저의 글에선 '내가'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는 자기애가 너무 충만하다거나 자기중심적 표현이 아니라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의 의미입니다. 즉 "나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당신의 생각은 다를 수 있음을 존중합니다"라는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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