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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언니 Dec 16. 2021

피아니스트는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한다

연주자는 악보에 나와있는대로 연주하지만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한다.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가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누가 연주하느냐에 따라 같은 곡이라도 느낌이 다르다. 좋은 음악가는 자신이 연주하는 작품의 배경과 형식에 해박하다. 지금 연주하는 부분이 전체의 무엇에 해당하는지 정확히 인식하고 적절하게 표현을 한다.


그런데 어떤 템포로 할지, 템포 루바토(템포를 약간 밀고 당기는 것, 쇼팽 곡에서 즐겨 사용된다)를 어떻게 할지, 꾸밈음을 어떻게 연주할지는 모두 다르다.


작곡가는 작품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쇼팽이나 포레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로 로맨틱한 느낌을 연출한다. 베토벤은 삶을 노래하고, 리스트는 기교를 뽐낸다. 슈만은 자신의 서정성을 시적으로 표현하고, 슈베르트는 시를 읽고 느껴지는 시상을 음악으로 표현한다.


연주자는 작곡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악보에 작곡가는 그것을 기호화해놓았다.


이것을 살아있는 음악으로 만드는 것은 연주자의 몫이다.


대학원 기말고사로 쇼팽 녹턴 op.9 2번을 3명의 명 피아니스트의 연주로 들려주었다. 그리고 어느 연주가 가장 마음에 드는지 감상평을 적으라고 했다.


프랑스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코르토, 러시아 피아니스트 호로비츠, 작곡가 라흐마니노프의 연주였다. 모두 20세기를 호령한 음악가들이다.


코르토는 파리 음악원 강사였다. 탁월한 음악성, 기교로 유명하다. 파리 멋쟁이의 감수성을 지니고 있다. 그는 또 악보 편집자, 작가로 활동했다. 그의 음악은 옥구슬이 굴러가는 듯하다. 나는 그의 논리성을 진정으로 사랑한다.


블라디미르 호로비츠는 모차르트와 쇼팽의 아름다운 음악부터 리스트, 스크리아빈의 악마적인 음악까지 모든 것을 완벽하게 표현해내는 연주자이다. 심지어 호로비츠의 리스트 소나타 연주를 듣고 코르토는 다신 공개석상에서 리스트 소나타치지 않았다고 하니.. 그의 따뜻한 음색은  듣기 좋다.


라흐마니노프는 작곡가로 유명하지만 세계 대전 이후 미국으로 망명해서 주로 피아니스트로 생계를 이어갔다. ~ 옥타브 높은 미까지 자유자재로 닫는  손때문에 무지하게 어려운 피아노 작품을 많이 남겼다 


여러분도 세 연주자의 음악을 듣고 차이점을 비교해 보시길. 어느 연주가 좋은지 댓글로 달아주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


1. 코르토의 연주

https://youtu.be/SenkSQoVkQM

2. 호로비츠의 연주

https://youtu.be/3QS8p5TNzFI

3. 라흐마니노프의 연주

https://youtu.be/kj3CHx3TDz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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