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보면 나 역시 중고등학교 시절 독서를 그리 많이 하지 않았다. 중 1 때 한국 현대 소설 조별로 릴레이 읽기를 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김동인, 채만식, 현진건의 소설을 읽혔다. 청소년용 도서가 요즘처럼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굳이 중 1 아이들에게 1920-30년대의 공감 잘 안가는 소설을 읽으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차라리 <폭풍의 언덕>같은 소설이 사춘기 소녀 입맛에는 훨씬 맞았다.
고등학교 때는 학교 도서관에서 소설을 많이 읽었다. 공지영의 <고등어>, 신경숙 <외딴 방>, 박완서, 최인호의 소설을 읽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독서량이 현저히 떨어진 이유는 학과 시험이 독서와 거의 상관이 없었기 때문이다. 교과서와 문제집이 주로 시험에 나오니 책을 많이 보지 않았다.
한국 아이들은 초등학교 1-2학년까지는 책을 많이 읽지만, 이후에 독서량이 점점 떨어지다가 중, 고등학교 때는 더욱 떨어진다.
6학년 때 아이는 국어 수업으로 “온책” 읽기, 즉 책 1권을 다 읽는 프로젝트를 했는데, 참 좋은 것 같다. 책을 읽고 그림도 그리고, 사회과목 관련 발표도 했다.
국어 책에 소설 찔끔 나오는 거 읽어서는 소설의 재미를 알기 힘들다. 국어나 사회 숙제로 쉬운 청소년용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숙제가 많이 나오면 좋겠다.
몇년전 아는 친구 아들이 다니는 강남의 중 1 수행 평가는 <총균쇠>를 읽고 서평을 쓰는 것이었다. 성인도 읽기 쉽지 않은 책을 왜 숙제로 냈을까. 연령에 맞게, 수준에 맞게 책을 읽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야 체하지 않고 맛있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책을 읽고 연극하기, 그림 그려보기, 관련 시설 방문하기 등등 다양한 수업을 할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이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다 해도 학교에서는 이러한 수업을 계속 시도해야 할 것이다. 북유럽의 프로젝트 형 수업 따라가려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 교과서 외에 다양한 책을 읽고 활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수업을 하는 것이 바로 프로젝트 수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