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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언니 Feb 03. 2022

이민이나 주재원을 준비하신다면?

외국에 오래 살아본 것은 아니지만, 남편 회사가 외국계이다 보니, 신혼 때 프랑스 파리에서 1년, 그리고, 몇년 전에 중국에서 주재원으로 지내다 왔습니다.


외국에 파견을 나가거나 이민을 갈 때, 가장 고려해야 할 것 중에 하나가 날씨입니다. 날씨는 일상생활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날씨에 적응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답니다.


 중국에 파견될 때, 저희가 갈 도시가 '중국의 불가마'라는 별명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요. 여름이 매우 길고 기온도  40도를 넘나든다고 했습니다.


 여름의 햇살은 한국과는 비교도 안 되게 뜨거웠지요. 4월말부터는 반팔을 입어도 될 정도였고, 10월말까지 반팔로 생활했습니다.

중국에는 여름에 배를 까고(?) 다니는 아저씨들이 많아요


그러나 더 힘든 계절이 있다는 것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어요. 바로 '겨울'이었습니다. 겨울은 춥고 매우 습했어요. 마치 유럽에 와 있는 것 같았습니다. 11월 한달동안 하루도 맑은 날이 없었어요. 더구나 도시 안에는 수많은 호수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매일 안개가 자욱했어요. 흐리고 안개 낀 날씨를 한 달동안 겪으니 정말 힘들더군요.


 더구나 한국처럼 온돌문화가 아니라 집 안에 들어와도 추웠어요. 겨울에 영하로 내려가지는 않지만 0~10도 사이인데 난방은 그저 라디에이터 정도이니 매우 추웠지요. 중국인들은 집안에서도 패딩을 입고 지낸다고 했어요. 저는 이사가기 전에 미리 마루바닥에 보일러를 깔아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안방이었습니다. 제일 안쪽에 있는 안방까지 보일러가 잘 돌아가지 않았어요. 중국의 기술은 아직 한국보다 좀 약해서, 보일러가 있는 부엌과 그 근처의 화장실은 따뜻했는데, 안방은 보일러를 돌려도 18도였지요.


남편은 일주일에 3~4일 출장을 갔어요. 저는 새로운 도시에서 아이 둘과 어떻게든 잘 지내야 했습니다. 보일러 기술자를 두번이나 불렀지만 고치지 못했어요. 원인을 잘 모르겠대요 (원인은 보일러의 동력이 약한 것이니 .. 그들도 할 수 없었겠죠)


결국 우리는 특단의 조치로 중간에 있는 아이들 방의 보일러를 껐어요. 그리고 부엌과 안방만 보일러를 켰지요. 그제서야 안방에 보일러가 들어왔어요. 다행히 아이들방은 중간에 있어 온수가 지나가기 때문에 춥지 않았어요. 부족하면 샤오미 라디에이터를 틀었지요. 가성비 갑에 건조해지지도 않아 저희 가족이 매우 애용했어요 ㅎㅎ


여튼 그렇게 힘든 첫 겨울을 보내고 나니, 신기하게도 두번째 겨울은 별로 힘들지 않았어요. 사람은 적응의 동물! 날씨에 적응하니 살기 훨씬 수월해졌어요. 아무리 더워도 아무리 추워도 그러려니 하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지요. 햇님을 볼 수 없고, 한달간 안개가 자욱해도 원래 그랬지 뭐 하고 지나갈 수 있었어요.


프랑스에서  때도 날씨 때문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겨울에 파리에 도착한 저는 로션이  떨어져서 프랑스 화장품 가게에 들어갔어요. ', 나도 프랑스 화장품  사봐야지' 고르다가 결국 아는 브랜드 '록시땅' 크림을 하나 샀어요. 겨울이니 건조할 테고, 그럼 로션보다는 크림이 낫지 싶어서..


근데 집에 와서 세수를 하고 바르는데, 느낌이 너무 끈적끈적 한 거에요. 뭐지,, 흡수가 안 되는 이 느낌은!


프랑스의 겨울은 한국과 달리 춥고 '습했어요'. 맑은 날이 별로 없고, 비가 자주 내렸어요.  건조하지 않으니 가벼운 로션만 발라도 충분했습니다. 대신 여름은 덥고 매우 건조했어요. 오히려 여름에 로션을 충분히 발라줘야했어요. 그래도 덥고 습한 한국 여름이 익숙한 저에겐 유럽의 여름이 지내기 편했어요. 그늘만 가면 그래도 살 만 했으니까요. 그래서 그때 처음 알았어요. 나라마다 날씨가 다르고, 화장품 바르는 습관도 다르다는 것을 ㅎㅎ


혹시 파견이나 이민을 생각하고 계시다면 날씨에 대해 꼼꼼히 알아보고 가시는 게 좋아요. 그리고 요즘은 외국에도 아파트에 온돌을 까는 것이 유행이래요. 가능하면 온돌있는 아파트를 구하시면 더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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