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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언니 Feb 09. 2022

외식을 줄이자!

내가 어릴 때는 외식은 정말 특별한 날에만 가능한 것이었다. 초등학교 졸업을 축하한다며 아빠께서 다니던 회사 근처 중국집에서 맛있는 것을 사주시던 기억이 난다


우리 집은 중산층 중에서도 좀 여유가 있는 편이었는데(나는 늦둥이라 여유가 좀 생긴 후에 태어났다) 전쟁을 겪은 부모님은 엄청난 절약가였다.


 음식을 버리는 일은 거의 없었다. 엄마는 과일이 무르면 쨈을 만들었다. 반찬이 남으면 찬밥에 비벼 키우던 개에게 주었다. 고기를 식당에서 사먹는 것은 사치와 낭비였다. 집에서 구워 먹으면 훨씬 싸기 때문이었다. 엄마는 주로 돼지고기와 닭고기만 샀다. 소고기는 비싸므로, 같은 단백질원이면 돼지나 닭을 먹는 것이 더 낫다는 이론이었다.


 동네에는 패스트푸드점도 없었다. 탁재훈과 이휘재가 디스크 자키로 일하던 코스모스 분식이 예일여고 앞에 있었다. 메모지에 신청곡을 적어 디스크 자키에게 주면 수많은 엘피판 중 해당 곡을 골라 틀어주었다. 이런 식의 분식점이 중학교 때까지 유행했다.


중학교 때 처음으로 <조 아저씨 햄버거>가 집 앞에 생겨 너무나 감격하며 먹었다. 햄버거 외에 감자튀김도 팔았고 나름 매장도 넓었다. 학교 앞에 <던킨 도너츠>가 생겼다. 중학교 3년 동안 딱 1번 가보았다. 우리는 주로 분식집 떡볶이를 먹었다.


고등학교 때까진 분식집이나 가끔 가는 학교 앞 피자집, 시청의 KFC 외에 외식을 거의 하지 않았다. 가족 중 누가 생일이면 외식을 한 적은 있다.


요즘 우리 가족은 일주일 2-3번은 외식을 하는 것 같다. 내가 외식을 별로 안 하고 컸다고 하면 우리 아이들은 잘 믿지 않는다. 동네에 식당이 많지 않았다고 하면 눈을 똥그랗게 뜬다. 그럼 할머니가 밥 다했어? 그랬지. 우와. 할머니 힘들었겠다. 그러네. 엄마 힘들 거라는 생각은 한번도 못해봤다.


이제 비용이나 건강을 위해서라도 외식을 줄여야겠다.

오늘도 매운탕 거리로 저녁을 만들어 먹었는데  가족이  먹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시절 엄마들처럼 일년 내내 삼시 세끼 꼬박 하진  하겠지만 최대한 집에서 간소히 차려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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