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초등학교는 5:30에 끝난다. 12:00-2:00 정도가 점심시간이란다. 그 때 보통 아이들은 집에 가서 밥을 먹고 낮잠을 자다 온다고 한다. 중간에 집에서 쉬고 오는 건 좋은데 보호자들이 건사하려면 힘들겠지.
여튼 학교는 늦게 끝나고 숙제량은 엄청나서 평일 낮에 이 곳 놀이터에는 한국처럼 유아와 할머니만 있다.
주말에도 학원 다니느라 바쁘다. 한국보다 더하면 더했지 빡센 교육과 경쟁 속에서 공부하는 것 같다.
초등학교 안에 여전히 뺨 맞는 정도의 체벌이 존재하고 부모 앞에서도 애가 잘못하면 때리며 아이들은 정자세로 수업을 듣는다 한다. 교권도 좋고 학생인권도 중요한데.. 이 곳 아이들은 어떤 교육을 받을까? 그래도 학교 다니는 아이들 표정이 그리 어두워보이진 않아 다행이다.
여기도 한국처럼 젊은 부부는 대개 맞벌이고 아이는조부모가 돌본다. 그런데 차이점은 주로 시부모가 아이를 돌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시부모님과 함께 사는 경우도 많다. 한데 일의 분배가 균형적이다.중국인 지인의 경우, 할머니가 아이를 돌보고 할아버지가 음식을 한다고 한다. 그런 집을 연거푸 두 집이나 봤다. 남자들이 음식을 하는 게 별로 낯선 일이 아닌 거 같다. 할아버지들이 장바구니를 들고 있는 경우도 종종 본다.
중국인들은 뚱뚱한 사람이 별로 없고 건강해보인다. 길을 걷는 할머니들은 대부분 허리가 곧고 걸음이 노인치고 가볍다. 한국의 경우 초등 남자애들이 활동량이 부족하고 게임을 많이 해서 통통한 애들이 많은 편인데 이곳은 비만아가 별로 없다. 학교에서도 늦게 끝나고 학원도 많이 다니던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이 곳 애들은 게임을 안 하나?
면,밥,만두 등 탄수화물을 많이 먹고 음식에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 어떻게 그럴까? 생각보다 튀기는 음식은 별로 안 먹는 거 같긴 하다. 많이 알려진 것처럼 차를 마시기 때문일까 참 신기하다.
주재원 문화(?)는 적응하기 좀 힘들다. 우리 학교에는 50가구의 한국 가족이 있다. 대부분 한 동네에 살고 있다. 그래서일까. 내가 한 이야기가 어떻게 전달되었는지 모르는 사람이 내 얘기를 알고 물어오는 경우가 있어 참 당황스러웠다. 예를 들어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위챗으로 '성당에 다니고 싶어한다고 들었어요. 위챗방에 초대할게요'라고 연락이 와서 좀 놀랐다.
처음 도착해서 한국사람들을 만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즐겁게 주고 받았다. 그러다 얘기 끝에
“이 곳에 성당이 없는데 우한 시내에 어디 성당이 있나요?”물었다.
그 후 위챗(중국판 카톡)으로 모르는 사람이
“혹시 성당 다니시나요?”
묻더니 한인 카톨릭 신자 모임 위챗방을 3개나 초대해 서 쉴새 없이 오는 위챗에 미안하지만 그냥 조용히 탈퇴했다.
비슷한 경우가 몇번 더 있었는데 처음엔 참 당황스러웠다. 악의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닌 걸 알지만 한국에선 다른 사람 이야기 잘 안 하고 안 옮기는데 처음엔 적응하기 어려웠다. 이젠 덜 민감해져서 그러려니 하지만.
여기 와서 짬짬이 걷거나 가볍게 뛴다. (뭐 엄청 오래 뛰는 건 아니다 ㅋ) 바람도 느끼고 나무도 보고 사람 사는 것도 본다. 그게 요즘 나의 가장 행복한 시간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