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고령임에도 무사히 코로나를 회복하고 오늘부터 격리 해제시다. 일반 병실에서 지내고 재활치료도 시작하신다.
정말 다행이다. 새로 인계 받은 간병인과 전화했는데 목소리가 좋으시다. 부디 호전되셔서 걸으실 수 있길
엄마가 지난 6주간 용인 세브란스에 입원하는 동안 가족 외에 여러 사람이 찾아오거나 전화를 줬다. 미국에서 오랫만에 온 엄마의 사랑하는 큰조카 Catherine Khang 언니, 입원 전 엄마를 돌보던 요양 보호사님이 직접 용인까지 엄마를 만나러 왔다.
친정에서 아빠를 돌보고 있는 오전 오후 요양 보호사들은 수시로 내게 엄마의 안부를 물어왔다. 1년 넘는 기간 동안 친정에서 엄마를 돌본 분들이라 엄마의 소식이 궁금해서였을 것이다.
며칠전에는 동네 마트 아줌마에게 전화가 왔다.
“맨날 오시던 할머니가 한달 넘게 안 보여서 걱정이 되서 전화했어.”
엄마는 핸드폰이 없어서 마트에 내 번호를 입력해놓았는데 그걸 보고 전화하신 것이다. 마트 아줌마는 엄마를 잘 챙겨줬다. 3만원어치 못 사도 엄마가 노인이라고 종종 배달도 잘 해줬고, 엄마가 딸기잼을 사고 뚜껑을 못 열어 쩔쩔 매다 마트에 가져가면 쨈 병을 열어주기도 하셨다.
엄마도 마트를 자주 애용하셨다. 그러던 엄마가 한달 넘게 안 보이니 걱정이 되서 전화했다는 것이다. 옥수동에서 같이 성당에 다녔던 동네 언니도 몇년 만에 나에게 전화를 했다. 페북에서 봤다면서 엄마 좀 괜찮으신지 나는 힘들지 않은지 안부를 물었다.
어제는 용인 세브란스에서 함께한 간병인이 전화를 하셨다. 재활병원으로 옮기셨는데 좀 어떠신지 궁금해서 전화했다는 것이다. 간병인은 일주일 쉬고 어제 다시 용인 세브란스에 새 환자를 돌보러 들어갔는데, 엄마랑 휠체어 밀며 산책한 정원에 와보니 엄마 안부가 궁금했다는 것이다.
가장 대박은 아빠다. 올해 94세인 아빠는 엄마가 정확히 어떤 병명인지 모르지만 한달 넘게 집에 없으니 너무 외로워하신다. 빨리 엄마에게 데려다 달라고 떼를 쓰기도 하시고, 어제는 요양사가 왔는데 엄마가 있는 병원에 가야 한다며 양복을 챙겨 입고 서성거리셨다고 한다.
며칠전에 언니가 갔을 때는 공구박스를 들고 문을 열려고 현관에 서계셨다는 것이다. 우리는 아빠가 길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작년부터 밖에서 문을 여는 현관으로 바꾸었다. 키가 없으면 나갈 수 없다. 아빠는 키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 그러니 공구박스를 가져오셨던 것이다.
90살이 넘은 노인이 공구로 문을 열려고 한들 열릴 리는 없다. 코로나라 갈 수 없다고 달래서 아버지를 다시 안으로 모시고 왔지만 형제들 모두 난감해 한다. 아빠가 또 언제 엄마에게 가겠다고 떼를 쓸지 모르므로. 아빠는 엄마에게 많이 의지하고 계셨나보다. 젊은 시절 절대 닭살커플이 아니었는데 요즘 보면 완전 사랑꾼이시다.
맨날 잔소리가 많은 엄마가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사랑을 받는지 몰랐다. 남편과 농담으로 말했다.
“엄마는 우리가 모르는 마성의 매력이 있나봐 ”
엄마가 병원에 계시니 오랫만에 연락하는 친척들, 엄마 친구분들, 이웃들이 많다. 다들 엄마의 쾌유를 빌고 있다.
엄마, 기운내서 치료 잘 받고 어서 빨리 나아. 아빠가 엄청 기다리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