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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언니 Oct 02. 2022

중국과 한국의 비슷한 정서

중국은 한국과 분명 다른 나라지만, 프랑스에 살 때와는 달리,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 사람으로서 정서가 비슷하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거나, 가족간의 사랑, 노인에 대한 공경의 마음도 비슷했다. 그러나 가부장적인 질서가 있는 것도 비슷했다.


 상사에게  보여야 하는 문화도 비슷했고(사실 이건 서양도 마찬가지), 명절도 겹치는 것이 많았다. 예를 들어 우리처럼 정월 대보름을 챙기는 것도 신기했다. 서양애들은 정월 대보름이나 추석  달을 보고 소원을  빌고 음식을 나눠먹는 문화를 공감을  못한다. 중국에서 학교 행사로 같이 명절 문화를 즐기는 이벤트도 했는데 같이 참여는 하지만 “체험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우리도 사실 할로윈이나 서양 문화를 뼛속 깊이 공감하는 아니니까 마찬가지이다.


 단어도 겹치는  많다. 한국어의 70퍼센트가 한자어이니 그럴 만도 하다. 한자어가 아니어도 비슷한 표현이 있었다. 우리 딸들이 차에서 엄청 재잘대니 회사에서 보내준 기사 아저씨가 우리 딸들을 보고 웃으며 “지지왈왈이라고 했다. 우리 나라식으로 말하면 여자애들이 “지지배배떠든다는 것이다. 우리는 비슷한 표현에 한참을 웃었다


어제는 중국 국경절이었다.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된 날을 축하하는 명절로 1주일이나 쉰다. 중국 친구 한명이 ”国庆节快乐(국경절을 축하해)”라며 위챗으로 인사를 보내왔다. 나야 중국이 공산주의국가가 된 날을 축하할 이유는 없지만 그래도 맞장구쳐주며 “휴가 때 뭐 할거야?” 하고 위챗을 보냈다.


나와 아직까지 연락을 하는 중국인 친구는 두 명이다. 한 명은 우리 부부와 주말마다 만나서 한국어-중국어 언어교환을 하던 50대 아줌마인 주학철 언니이다. (이름이 철학을 뒤집어 한자도 똑같은 학철이다. 언니 말도 자기 이름이 매우 진지하고 남자 이름이라고 했다 )


 주학철 언니는 남편의 자동차 회사와 협력하던 중국 자동차 회사 직원이다. 엄청 활달하고 의욕이 넘치는 중국 전형적인 아줌마이다. 그런데 나에게 친구가 써준 서예작품을 두루마기로 보내질 않나, 먹지도 못하는 향신료 가득한 간식거리나 귀한 차를 한국에 갈 때마다 싸주면서 가족들과 먹으라고 했다. 여전히 언어에 대한 관심도 많아서 나와 일주일에 두번 정도 각자 자기가 공부한 걸 녹음해서 위챗에 올린다.


또 한명은 나에게 1년 넘게 중국어 과외를 해준 Tiffany Liu이다. 우리는 중국어 공부를 하면서 수다도 많이 떨어서 친구가 되었다. 차분하고 성실한 그녀는 왠지 믿음이 가는 사람이다. 생일이나 연말이면 안부 인사를 여전히 나눈다.


중국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서양인들과 대화할 때와는 다르게,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아는 동질감 같은 것이 있었다. 시댁 식구나 아이들 담임 같이 조심스러운 관계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해도 바로 알아듣고, 한번 친구가 되면 오래 마음을 주었다.


한 번 친구가 되면 오래 마음을 주는 것은 사실 서양 친구들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독일 친구들은 처음엔 무뚝뚝하지만 한번 친구가 되면 오래 마음을 주는 것 같다. 그러나 사실 국적과 큰 관계는 없다. 나에게 영어 회화를 가르치던 캐나다 친구는 자신의 가족사를 털어놓은 이후 막역한 친구가 됐으므로.


그래도 뭔가 같은 동아시아, 한자 문화권의 사람들은 말로 꼬집어 표현하기는 어려운 동질감이 있는 듯하다. 예의를 중시하고 정도 많고, 반면 좀 수직적인 문화가 있고..


여튼 중국인 친구들과 국경절을 핑계로 안부를 물으니 새삼 중국에서의 추억이 방울방울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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