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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언니 Feb 21. 2023

가사도우미 구하긴 정말 힘들어!

1월에 허리를 다친 후 가사 도우미를 구했다. 적어도 일주일에 두번 청소+빨래 해주실 분을 구해야 그나마 살림이 돌아갔다. 우여곡절끝에 두분을 구해서 각각 하루씩 일하고 계신다.


 지금 가사 도우미가 일하기 전 우리 집에 두번 온 아줌마는 정말 가관이었다. 동네 여성 인력센터에 문의해서 사람을 구했는데, 풀메이크업에 롱부츠를 신고 루이비통 가방을 매고 왔다. 자기는 이런 일 많이 안 해보았다고 했다. 이런 일 할 사람 아니니 알아달라는 거 같았다


첫날부터 대뜸 우리 집이 넓으니 책정 가격보다 5천원 더 달라고 했다. 나는 두말 않고 오케이 했다. 더 사람을 알아볼 기운도 없었다.


내가 피아노를 연습하니 자기를 위해 피아노를 쳐달라고 했다. 피아노를 쳐주니 자신도 꽤 긴 곡을 세 곡이나 쳤다. 독학으로 익혔는데 어떠냐며. 이 아줌마 그러더니 식탁도 안 닦고 가버렸다.


그 다음번 오는 날에는 “저 오늘 좀 늦어요” 문자를 하더니 30분이나 지각을 했다. 미안하다고 사과도 하지 않았다. 참 기가 막혔다. 나는 다음부터 늦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아줌마에게 청소를 맡기고 외출을 했다. 두시간 후에 돌아와보니 눌은 자국이 있는 냄비를 깨끗이 닦아 놓으셨다.


“나 이거 닦느라고 팔 부러지는 줄 알았어. 수고비 좀 더 챙겨줘”


 나는 기가 막혔다. 내가 냄비를 닦아달라 부탁한 것도 아니었다. 깨끗하게 닦긴 했지만 고작 냄비 두 개 더 닦았다고 돈을 더 달라고 하다니.


아줌마는 시종일관 나에게 반말을 썼다. 나이가 60정도 된 듯했지만 일로 만난 사이에 처음부터 반말을 쓰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더이상은 참기 힘들었다. 나는 인력센터에 연락을 하고 다른 아줌마를 보내달라고 했다.


새로 온 아줌마는 전라도 출신의 일 잘하는 베테랑이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수다도 잘 떠신다. 일년에 한달은 못 온다고 했다.


“나 매년 남편과 히말라야 여행가요. 그래서 한달은 쉬어요. 그래도 보통 때는 안 빠지니 걱정마세요”


몸이 멀쩡한데 왜 집에서 노냐며 가사 도우미일이 참 보람있고 매력적이라고 하셨다. 일년에 한달씩 히말라야로 떠나는 아줌마! 올해는 파키스탄에 가신다고 한다. 아줌마야말로 정말 건강하고 매력적인 정신의 소유자이다.


새로운 아줌마가 일도 잘하고 마음도 건강한 분이라 다행이다. 좋은 아줌마를 구했으니 나도 열심히 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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