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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언니 Jun 30. 2023

알반 베르크 <피아노 소나타 작품 1번>

 20세기 초반 쇤베르크는 무조음악이라는 개념을 창시했다. 한 옥타브에는  흰 건반 7개, 검은 검반 5개 총 12개의 음이 있는데, 멜로디를 작곡할 때 12개의 음을 꼭 한번씩만 사용해서 음악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음악을 만들면 기존의 조성음악의 법칙, 즉 화성학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음악이 만들어진다. 어떻게 들릴까? 매우 기괴하고 듣기 괴롭다.


 그러나, 새로운 아이디어에 늘 목말라하는 작곡가들은 무조음악에 열광했고, 20세기 내내 무조음악은 영향을 끼쳤다. 심지어 조성음악을 작곡하면 시대에 역행하는 촌스러운 작곡가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생겨났다. 그러나 알아듣기 힘든 괴로운 현대 음악을 청중들은 외면했고, 즐겨 듣지 않았다. 작곡가들의 작품 발표회에는 오로지 작곡을 전공하거나 관심있는 소수만 참여했다. 연주회장에는 바흐나 베토벤, 쇼팽같은 과거의 클래식 음악이 연주되었다. 동시대 작곡가의 작품은 거의 연주되지 않았다.


 쇤베르크의 제자였던 베르크는 원래 19세기 낭만주의에 심취해있던 작곡가이다. 그러나 스승 쇤베르크를 만나고 무조음악을 만들기 시작한다. 그가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 역시 조성에서 벗어난 이상한 멜로디로 시작한다. 그러나 작품 곳곳에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멜로디가 숨어있는 것을 찾을 수 있다. 본인의 성향이 드러나는 것이다.


조성진의 연주를 들으며, 나는 왠지 이 작품이 매력이 있다고 느껴졌다. 그의 연주는 설득력이 있었다. 선율은 괴상하지만 흐름은 이해가 되었다. 현대 음악도 자꾸 들으면 조금씩 친해지지 않을까. 그 첫 만남을 베르크의 <피아노 소나타>로 시작해봐야겠다.

https://youtu.be/VxQuvwHS83Y

같은 곡을 글렌 굴드의 연주로 들어보자. 그는 바흐 전문가이지만, 현대음악도 즐겨 연주했다. 그가 연주한 쇼팽이나 리스트 음원은 찾기 힘들지만, 현대 음악 음원은 제법있다. 개성있는 그의 연주와 조성진의 연주를 비교해서 들어보자.

https://youtu.be/CVkhnBNnN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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