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재활병원에 계신 동안 아빠는 요양보호사들의 도움을 받으며 혼자 집에 계셨다. 그러나 밤 9시부터 아침 8시까진 혼자 계셔야 했다. 자는 시간이므로 보호사를 부르지 않았다.
두달 전 쯤 아빠는 아침에 마루에 누워 일어나지 못하셨다. 밤새 무슨 일이 있었는지 큰 고통을 호소하며 앉지 못하셨다. 구급차가 와서 급하게 병원으로 모셨다. 허벅지뼈가 골절되었다. 2년전 고관절 수술한 반대쪽 다리였다.
수술 후 아빠는 침대에서만 생활하였다. 대소변도 가릴 수 없어 기저귀를 찼다. 그러자 아빠는 먹는 것을 거부했다. 물도 잘 먹지 않았다. 수액으로 버티는 것이었다. 우리는 몹시 걱정이 되었다.
평소에도 성격이 칼 같고 깔끔했던 아빠는 뭔가 결심한 것 같았다. 이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구나 무언의 시위를 하는 걸로 보였다. 우리가 사온 푸딩, 카스테라, 빵은 유통기한이 지나 버려졌다.
키가 170이었는데 몸무게는 50킬로 정도로 줄었다. 그런데 지난 주에 요양병원으로 옮기시고 어제 오늘 식사를 100% 다 하셨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다. 다시금 생에 대한 의욕이 샘솟은 걸까. 95세의 아빠는 요즘 무슨 생각을 할까. 이제는 대화도 할 수 없고 그저 눈만 마주치고 웃고 손 잡아드리는 것이 할 수 있는 전부이다.
조만간 두 아이들을 데리고 병문안을 가야겠다. 아빠는 손녀들을 보는 걸 제일 좋아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