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친정에 가서 엄마 아빠 안 입으시는 옷과 신발을 정리했다. 아빠는 요양병원에 계시고 엄마는 요양원에 계시니 외출복을 비롯한 여러 옷가지들을 다시 입을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박스에 넣어보니 큰 박스로 4개나 나왔다. 안 입는 옷과 신발은 대학 선배님이 후원하는 아프리카 후원단체에 보내기로 했다.
정리하면서 기분이 이상했다. 아직 돌아가시지도 않았는데 이렇데 정리해도 되나 싶은 기분도 들고. 좋은 기회이니 이번에 정리하는 게 맞는데 싶기도 하고.
옷과 신발을 거실에 한무더기 쌓아놨는데 기분이 너무 이상해 언니에게 카톡을 보냈다.
언니는 어차피 안 쓰실 거고 엄마 아빠도 좋은 일 한다고 기뻐하실 거라고 쓰담쓰담 위로를 해주었다. 나도 머리로 알고는 있는데 부모님이 정말 자주 입으시던 옷은 아직 체취가 남아 있는 거 같아 차마 버릴 수가 없어 한두개 슬쩍 빼놓았다.
수요일에는 다시 친정에 가서 안 쓰시는 침대와 이불, 매트도 정리해서 아프리카로 보낼 예정이다. 친정 형제 카톡방에 올리니 다들 좋은 일에 쓰는 거니 괜찮다고 하지만 여러가지로 마음 한 귀퉁이가 스산하긴 하다.
사람은 길어야 8-90년을 사는데
그렇게 아둥바둥 살아도
결국 다 놓고 가는구나.
나는 마지막에 무얼 남기고 떠날까
며칠전에 인터넷 쇼핑몰에서
가을 원피스를 열심히 검색하던 내가 무색해졌다.
엄마 아빠의 성품을 아니
내가 두분의 물건들을 아프리카에 보냈다고 해도
잘했다 하실 것이다.
부디 아프리카에 잘 도착해서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되어
잘 쓰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