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의 특별한 열흘

by 스텔라언니

#페북이 알려준 3년 전 오늘


지난 주 수요일까지 열흘간 친정엄마가 우리 집에서 지내셨다. 아빠는 오빠가 일하는 병원에 입원하시고, 엄마 혼자 집에 덩그러니 있으면 또 식빵 한쪽, 고구마 하나 먹고 하루를 보내실 것 같아 남편에게 양해를 구하고 우리 집에 모셔왔다.


우리는 예상한 것보다 훨씬 행복하고 놀라운 열흘을 보냈다. 엄마는 적은 양이지만 하루 세끼 우리와 식사를 하고, 우리 집 앞에 있는 호수를 매일 걸으며 많이 건강해지셨다.

나는 엄마를 우리집에 모셔오면서 딱 하나 부탁을 했는데 , “잔소리는 내가 할테니 할머니는 그냥 애들을 예뻐만 해주시면 된다”는 거였다. 엄마는 본인 집이 아닌 우리집에 오니 조심을 하였고 아이들과 부딪히는 일도 없었다.


친정은 거실과 주방이 가운데 있고 방 4개가 그 둘레에 있어 계속 동선이 겹치는 형태이다. 중국에 있다가 방학 때 들어오거나 이번 코로나 사태로 친정에 2달 있을 때도 아이들과 부모님이 자꾸 동선이 겹치고 티비 쟁탈전이 벌어져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우리집은 거실 주방이 창가옆에 넓게 있고 안방을 제외한 나머지 방들은 복도식으로 길게 붙어 있는 형태이다. 맨 끝방을 엄마를 드렸는데 아이들과 동선도 별로 안 겹치고 엄마도 그 방을 아늑하게 여기셨다.


큰 애를 낳고 나서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나도 스트레스 지수가 높았고, 엄마도 그 무렵부터 척추 협착증이 심해져 살림하기도 힘들었다. 그 와중에도 아빠를 돌보고 살림을 하고 손녀들 육아를 도와주면서 엄마도 스트레스 지수가 높았다. 그래서 아이를 낳고 나서 예전과 달리 엄마와 부딪히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우리 집에 오셔선 아빠를 돌보거나 살림을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나와 함께 하루 두번 산책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니 엄마는 정말 행복해하셨다. 나도 엄마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간의 스트레스들이 녹아내리는 시간이었다. 아이들도 할머니가 집으로 돌아가시니 허전하다고 한 걸 보니 할머니와 함께 한 시간이 싫지 않았나보다.


아름다운 가을날, 호수를 바라보며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동네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던 그 시간을 소중히 간직해야겠다.

사위와 손 잡고 걷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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