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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언니 Nov 12. 2023

바흐 평균율 중 프렐류드- 바흐의 장난감

 바흐는 누구나 이름을 들어본 대표적인 바로크 시대 작곡가입니다. “음악의 아버지”라는 닉네임이나, 그가 사망한 1750년을 바로크의 종말로 음악사학자들이 여기는 걸로만 봐도 그의 위상을 알 수 있지요.

바흐는 그림에서 보듯이 엄청난 대가족의 가장이었고 자신의 아이들과 제자들의 교육을 위해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을 작곡했습니다.


평균율이란 옥타브를 똑같은 비율로 나눈 조율법을 의미해요. 평균율 조율법이 바흐가 살던 당시 처음 사용되기 시작해서 바흐가 이 조율법을 실험해보기 위해 이 작품을 썼다고 하죠. 클라비어란 건반악기로 원래 이 작품은 당시 인기 있던 하프시코드나 클라비코드로 연주하기 위해 작곡한 것입니다. 피아노는 1700년 초반 발명되었지만 바흐 생전까지는 아직 인기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현재에는 피아노로 많이 연주되며, 아주 중요한 피아노 레퍼토리로 “피아노의 구약성서“로 불립니다 (참고로 ”피아노의 신약성서“는 베토벤이 작곡한 32개의 피아노 소나타입니다)


한 옥타브 안에는 모두 12개의 음이 있지요. 피아노로 보면 흰건반 7개+검은 건반 5개입니다. 한 음마다 장조와 단조를 만들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도”음으로 다장조(C Major)와  다단조(c minor)를  만들 수 있지요. 한 옥타브 안에 있는 12개의 음마다 장조와 단조를 만들 수 있으니 총 24개의 장단조를 만들 수 있지요.  


평균율 곡집은 1권은 1722년, 2권은 1742년에 작곡되었는데 각 권은 모두 24개의 곡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런데 바흐는 평균율을 실험하기 위해 12개의 음의 장단조로 순서대로 곡을 썼어요.


1번은 다 장조(C Major)로 쓰고 2번은 다 단조 (c minor), 3번은 올림 다 장조(C# Major), 4번은 올림 다 단조(c# minor) 이런 식으로요. 이렇게 한 음 한음 올라가는 거지요.


 한 작품마다 자유로운 형식의 전주곡(프렐류드)과 엄격한 형식의 푸가 (성부가 시차를 두고 돌림노래처럼 나오는 다성 음악의 형식)를 한 셋트로 만들었어요.


제가 이번에 평균율 제 1권을 전곡 모두 쳐보았는데, 어린 시절 처음 배울 때와 달리 전곡을 모두 치고 보니 프렐류드가 너무나 다양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알았어요.


바흐가 천재적인 기법으로 엄격한 푸가를 자유자재로 작곡했다는 것에 사람들은 열광하지만, 그 앞에 덧붙인 전주곡인 프렐류드가 정말 아름다운 곡이 많다는 것은 처음 알았어요.


가장 유명한 곡은 아마도 1번 다장조 프렐류드겠지요. 나중에 구노가 <아베마리아>를 붙인 그 곡이요. 여러분들도 한번쯤 들어보신 곡입니다. 아래 링크에서 들어보세요

https://brunch.co.kr/@rosellin/402

그러나 그것 말고도 아름다운 곡이 너무 많아요. 때론 발랄한 봄 풍경 같은 곡이 있는가 하면 슬프고 느린 곡도 있고요.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바흐는 전주곡에서 하고 싶은 음악을 맘껏 한 것 같아요. <평균율곡집>에 나오는 전주곡은 마치 재밌게 이것 저것 시도해보는 바흐의 놀이터 아니면 장난감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2번 바 단조(f minor) 프렐류드는 단조의 애처롭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한폭의 인상파 그림을 보는 것 같아요

https://youtu.be/Nt5kPw0MFSk?si=-M4D6q2Xz4ATTobD


5번 라 장조(D Major)는  봄날 나비가 날라다니는 풍경 같아요

https://youtu.be/i4jbG2Ct_A8?si=yzNh_-OCl-PJIeHu

이 밖에도 소개해드리고 싶은 곡이 너무 많은데 (한 권당 24곡이나 되니) 또 기회가 되면 소개해드릴게요.


바흐는 딱딱하고 진지한 음악만 하는 작곡가가 아니랍니다. 오늘 들어본 전주곡만 봐도 알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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