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는 누구나 이름을 들어본 대표적인 바로크 시대 작곡가입니다. “음악의 아버지”라는 닉네임이나, 그가 사망한 1750년을 바로크의 종말로 음악사학자들이 여기는 걸로만 봐도 그의 위상을 알 수 있지요.
바흐는 그림에서 보듯이 엄청난 대가족의 가장이었고 자신의 아이들과 제자들의 교육을 위해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을 작곡했습니다.
평균율이란 옥타브를 똑같은 비율로 나눈 조율법을 의미해요. 평균율 조율법이 바흐가 살던 당시 처음 사용되기 시작해서 바흐가 이 조율법을 실험해보기 위해 이 작품을 썼다고 하죠. 클라비어란 건반악기로 원래 이 작품은 당시 인기 있던 하프시코드나 클라비코드로 연주하기 위해 작곡한 것입니다. 피아노는 1700년 초반 발명되었지만 바흐 생전까지는 아직 인기가 많지 않았습니다.
한 옥타브 안에는 모두 12개의 음이 있지요. 피아노로 보면 흰건반 7개+검은 건반 5개입니다. 한 음마다 장조와 단조를 만들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도”음으로 다장조(C Major)와 다단조(c minor)를 만들 수 있지요. 한 옥타브 안에 있는 12개의 음마다 장조와 단조를 만들 수 있으니 총 24개의 장단조를 만들 수 있지요.
평균율 곡집은 1권은 1722년, 2권은 1742년에 작곡되었는데 각 권은 모두 24개의 곡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런데 바흐는 평균율을 실험하기 위해 12개의 음의 장단조로 순서대로 곡을 썼어요.
1번은 다 장조(C Major)로 쓰고 2번은 다 단조 (c minor), 3번은 올림 다 장조(C# Major), 4번은 올림 다 단조(c# minor) 이런 식으로요. 이렇게 한 음 한음 올라가는 거지요.
한 작품마다 자유로운 형식의 전주곡(프렐류드)과 엄격한 형식의 푸가 (성부가 시차를 두고 돌림노래처럼 나오는 다성 음악의 형식)를 한 셋트로 만들었어요.
제가 이번에 평균율 제 1권을 전곡 모두 쳐보았는데, 어린 시절 처음 배울 때와 달리 전곡을 모두 치고 보니 프렐류드가 너무나 다양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알았어요.
바흐가 천재적인 기법으로 엄격한 푸가를 자유자재로 작곡했다는 것에 사람들은 열광하지만, 그 앞에 덧붙인 전주곡인 프렐류드가 정말 아름다운 곡이 많다는 것은 처음 알았어요.
가장 유명한 곡은 아마도 1번 다장조 프렐류드겠지요. 나중에 구노가 <아베마리아>를 붙인 그 곡이요. 여러분들도 한번쯤 들어보신 곡입니다. 아래 링크에서 들어보세요
https://brunch.co.kr/@rosellin/402
12번 바 단조(f minor) 프렐류드는 단조의 애처롭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한폭의 인상파 그림을 보는 것 같아요
https://youtu.be/Nt5kPw0MFSk?si=-M4D6q2Xz4ATTobD
5번 라 장조(D Major)는 봄날 나비가 날라다니는 풍경 같아요
https://youtu.be/i4jbG2Ct_A8?si=yzNh_-OCl-PJIeHu
이 밖에도 소개해드리고 싶은 곡이 너무 많은데 (한 권당 24곡이나 되니) 또 기회가 되면 소개해드릴게요.
바흐는 딱딱하고 진지한 음악만 하는 작곡가가 아니랍니다. 오늘 들어본 전주곡만 봐도 알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