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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언니 Nov 24. 2023

서양 작곡가의 눈에 비친 동양 <나비부인>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까지 활동한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는 그야말로 히트곡 제조기였습니다.


 그의 이름이나 오페라를 몰라도 우리는 그가 작곡한 아리아의 멜로디를 방송이나 영화 등을 통해 이미 꽤 알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잔니 스키키>에 나오는 “오 그리운 아버지여”입니다. 르네 플레밍의 연주로 들어보시죠

https://youtu.be/Sf-tjXevlyQ?si=rckS4vcvvw0dOB1s

 

19세기에는 유럽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에 식민지를 세우고 본격적인 착취를 했던 시기입니다. 따라서 유럽 밖의 나라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유입되었고, 서양 사람들은 이국적인 취향을 매우 좋아하게 되지요. 예를 들어 고흐 등 인상주의 화가들이 일본의 우키요에에  열광했던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우키요에는 일본 에도시대에 유행한 목판화입니다.

우키요에의 강렬한 색감과 선에 매료된 인상주의 화가들은 일본풍 그림을 남겼습니다. 왼쪽은 모네, 오른쪽은 고흐의 그림입니다. 모네 그림은 기모노를 입은 여인이, 고흐 그림엔 배경에 우키요에가 있습니다.

이국주의는 음악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오늘 소개할 푸치니도 예외는 아니었지요. 그는 미군과 일본 게이샤의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나비부인>이라는 걸작을 만들었습니다. <나비 부인>에 나오는 가장 유명한 아리아 “어떤 개인 날”은 본국으로 돌아간 미국인 남편을 기다리는 일본 게이샤 초초상이 부르는 노래입니다.

https://youtu.be/tK9STHqcl9Y?si=q4tXHLCEWTV33bQp


 그러나 서양인이 바라보는 동양이 으레 그렇듯 “오리엔탈리즘”으로 왜곡된 동양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동양에 대한 환상과 동시에 서양의 우월감도 느껴지지요. 일편단심으로 남편을 기다리던  초초상은 남편의 배신에 어린 아들을 두고 병풍 뒤에서 자결합니다. 순종적이고 순애보적인 동양 여성은 서양 남자들이 갖고 있는 판타지 중 하나였죠.


 하지만 <나비 부인>의 음악은 너무나 아름답고, 의상이나 무대 배경 또한 일본식 문화를 잘 살려서 이국적입니다. 제가 예전에 공연을 볼 때는 무대 천장에서 벚꽃이 흩뿌려져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또한 주인공 초초상은 일본인이기 때문에 동양인 소프라노가 배역을 맡기 좋은 역할입니다. 그래서 한국인이나 일본인 소프라노가 많이 연기합니다. 한국에서도 종종 공연이 되니 한번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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