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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언니 Oct 20. 2020

오케스트라 공연 즐기는 팁

만약 큰 마음을 먹고 클래식 공연을 갔다고 상상해볼까요?

 '서울 시향이 우리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오케스트라라고 했지, 나도 한 번 가서 구경해봐야지.'

 어렵사리 표를 예매하고 음악회장 앞에서 남들처럼 팜플렛도 하나 가져 옵니다. 보통 음악회장 매표소나 홀 입구 가판대에 팜플렛이 있어요. 곡목과 간단한 작품 소개, 연주자들의 소개가 적혀있지요.


그런데 팜플렛을 보는 순간!!!@.@

앗, 이것은 외계어인가?한국어로 분명 로시니, 모차르트, 브람스의 작품을 연주한다고 쓰여 있긴 한데, 그 밑에 영어로 죽 쓰여있는 것은 뭐지? 숫자들은 뭐고? 하면서 당황하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오케스트라 음악회를 즐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음악회 팜플렛에 나와 있는 프로그램의 제목들을 보고 해석할  있으면 어떤 음악이 연주될지 대충   있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음악 형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형식들은 대부분 우리가 이야기하는 '고전주의'시대 만들어졌습니다.

일단 오케스트라 연주회의 구성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살펴볼까요?

위의 팜플렛 (프로그램 노트라고도 하지요)을 보면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음악회이지요?

보통 오케스트라(=교향악단), 즉 '서울 시향', '베를린 필하모니' 같은 오케스트라의 연주회는 위와 같은 포맷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곡은 '서곡' 연주할 때가 많아요. 서곡은 이전에도 여러 번 다뤘듯이 오페라 하기 전에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연주하던 곡이었지요.  서곡이 오페라의 막을 여는 역할을 했듯이 음악회에서도 문을 여는 역할을 합니다. 이 음악회의 첫 곡은 19세기 낭만주의 작곡가 '로시니' 오페라 '윌리엄 텔' 서곡입니다. 무슨 곡인지 한번 들어볼까요? 여러분도 귀에 익은 멜로디입니다.

https://youtu.be/j3T8-aeOrbg

연주는 지휘자 정명훈이 지휘하는 도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입니다. 정명훈씨가 도쿄 필하모니 100주년 기념 공연의 지휘를 하는 장면이지요.

 가끔 저에게 정명훈이나 정경화같은 연주자가 우리 나라외에 외국에서도 정말 인정받는 연주자인지 묻는 분들이 계세요. 정경화는 DECCA 대형 레이블에서 씨디를 발매하는 바이올리니스트이죠. 이런 대형 레이블에서는 내노라하는 세계적인 연주자들만이 녹음할 수 있어요. 더구나 정경화씨는 세계 최고 음악학교로 불리는 줄리어드의 교수이기도 하고요


 정경화의 동생인 정명훈씨 또한 여러 가지 논란이 있지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지휘자 중 한 명입니다. 제가 예전에 프랑스에서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를 본 적이 있는데 교과서의 음악가 소개 면에 첫번째로 “정명훈”을 소개했습니다. 당시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였으니까요. 아마도 프랑스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의 수장이니 교과서에서도 첫 면에 실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음악 연주 경험이 별로 없으신 분들은 제게 가끔 도대체 '지휘자'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냐고 묻지요, 가운데 서서 팔을 계속 벌리면서 운동을 하고 있는데 무슨 역할을 하는 사람인지 모르겠다고요. 아마추어 합창단이나 오케스트라 연습을  해보신 분들은 금방 아실텐데요. 지휘자는 '선생님'의 역할을 합니다

 미리 작품을 분석해와서 단원들을 연습시키죠. 연습할 때 '이 부분은 이렇게 해라' '이 부분은 강약이나 빠르기를 이렇게 해라' 지시하며 훈련시킵니다. 연주할 때는 손과 팔로 박자 젓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연습 때 했듯이 각 부분의 표현을 어떻게 할 지 얼굴, 손, 팔 때론 온몸으로 표현해냅니다.  따라서 단원들은 지휘자가 이끄는대로 그의 손짓에 따라 연주를 하는 것이죠.

따라서 어떤 지휘자와 연주하느냐에 따라서 같은 작품이 전혀 다른 해석으로 연주되기도 하고 같은 오케스트라가 다른 음색을 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베토벤 교향곡 5번을 푸르트벵글러같은 지휘자는 좀더 엄격하고 FM대로 연주하고, 카라얀 같은 지휘자는 좀더 화려하게 연주하지요. 칼뵘 같은 사람은 장중하고 진지하게 연주하고요.


다시 위 음악회 프로그램으로 돌아와 이야기를 진행해볼까요? 두번째 곡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이네요. 보통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서곡 다음에는 독주자가 등장하여 오케스트라와 협연(함께 대결하며 연주)을 합니다. 이러한 형태의 곡을 협주곡이라고 하지요.

그럼 위의 프로그램에 나와 있는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을 들어볼까요?

 

https://youtu.be/DXeBFhqViYg

연주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는 20세기 대표적인 지휘자인 칼 뵘, 피아노는 역시 대표적인 피아니스트 '폴리니' 입니다. 폴리니는 조금 차가운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특히 테크닉이 아주 뛰어나 제가 예고 재학시 피아노 실기 시험곡을 공부할 때 많이 들었던 연주자 중 한 명이지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오케스트라를 꼽으라면 여러 개가 있겠지만, 제가 종종 소개하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위에 소개하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꼽습니다.  씨디를 사실 때 이 두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믿고 사셔도 될 거에요. 보통 이 두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는 지휘자와 연주자 역시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이니까요 ^^

협주곡이 끝나고 나면 보통 인터미션 = 쉬는 시간 이 있습니다. 쉬는 시간은 15분 정도 되는데요, 밖에 나갔다 오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들어올 때는 티켓이 필요하니 티켓 꼭 들고 나갔다 오세요.

2부에는 본격적인 무대가 시작되는데요. 바로 '교향곡=심포니'입니다.  위의 프로그램에서는 브람스 교향곡 4번을 연주하네요. 교향곡은 소설로 치면 좀 진중한 '고전 명작' 혹은 '대하 소설' 같은 성격의 작품입니다. 작곡가는 자신의 모든 음악적 아이디어를 쏟아부어 짧게는 20분에서 길게는 1시간이 넘는 교향곡을 작곡하지요.

브람스는 19세기 사람이지만 낭만주의보다 고전주의적 성향이 더 강한 사람이었어요. 브람스 교향곡 4번도 많이 연주됩니다. 한번 들어볼까요?


https://youtu.be/LY2BJYBw7TM

또 한명의 유명한 지휘자 로린 마젤입니다. 로린 마젤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첼리스트 장한나를 아끼고 후원한 지휘자 중 한 명이죠.

오늘은 오케스트라 음악회의 구성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구체적으로 음악회 프로그램 노트가 말하는 정보 읽고 이해하기 - 형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예를 들어 위 프로그램에 빨간 색으로 박스쳐져 있는 내용 - 알파벳으로 씌어있는 것, 그리고, 1,2,3,4 악장은 어떻게 연주된다는 것일까요? 우린 어떻게 음악을 들어야 지루하지 않고 음악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작곡가는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50분이 넘는 교향곡이라는 곡을 만든 것일까요?



다음 시간에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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