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플렛을 해독해야 음악회가 보인다
안녕하세요? 지난 포스팅에서 우리는 오케스트라 음악회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잠시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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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더 구체적으로 작품의 각 악장들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시간 프로그램 노트 기억나시죠? 빨간 박스 안에 있는 로마 숫자와 알파벳으로 된 설명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볼게요. 로마자로 ,,,로 써 있는 것은 악장을 의미해요. 모차르트 협주곡은 1~3악장으로 되어 있고, 브람스 교향곡은 1~4악장으로 되어 있는 것이죠.
악장 표시 옆에 알파벳으로 씌어있는 Allegro, Adagio, Allegro assai 같은 것은 빠르기를 의미합니다. 이탈리아어라서 그냥 소리나는대로 읽으면 됩니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의 경우
1악장 Allegro = 알레그로는 빠르게,
2악장 Adagio = 아다지오는 느리게,
3악장 Allegro assai
‘알레그로 = 빠르게 + assai = 매우
->매우 빠르게'라는 뜻입니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 빠르기 말 외웠던 것이 얼핏 생각나시지요? 난 다 잊어버렸는데 하고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니까요 ^^
브람스 교향곡의 빠르기말은 좀 더 복잡하네요.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모르는 말이 나올 경우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옵니다 ^^( 네이버 음악사전이 괜찮습니다)
알레그로, 안단테 같은 빠르기 말에 assai, non troppo, giocoso 처럼 말이 덧붙여지는 것은 빠르기말에 덧붙여 그 곡을 어떻게 연주하라는 세부 설명이 붙어있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1악장 알레그로 논 트롭포는 '알레그로 = 빠르게 + 논 트롭포 = 지나치지 않게', 즉 지나치게 빠르지 않게 입니다.
2악장 안단테 모데라토는 안단테가 느리게란 뜻이지만 모데라토 = 보통 빠르기로 란 말을 첨가하여 아주 느리지는 않게 하라는 이야기이고요,
3악장 알레그로 지오코소는 '알레그로 = 빠르게 + 지오코소= 활발하게' 가 합해져서 '빠르고 활발하게' 연주하라는 것이지요.
4악장 알레그로 에네르지코 에 파쇼나토 는 '에네르지코 = 에너지를 가지고', '파쇼나토 = 열정적으로' 빠르게 (=알레그로) 연주하라는 뜻이지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모르는 음악 용어가 나왔다고 당황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네이버에 검색하면 무슨 뜻인지 다 나오니까 연주 보러 가기 전에 미리 인터넷에 나와있는 곡목을 보시고 한번 찾아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방법은 연주회 보러 가기 전에 예습을 하는 것입니다. 즉 유튜브나 씨디를 이용해서 해당 곡을 여러 번, 적어도 한 번은 듣고 가는 것이지요.
콘서트를 갈 때도 그렇잖아요? 잘 아는 가수의 공연을 가면 재미있고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도 많아서 신나지만 잘 모르는 가수 콘서트에 가면 별로 재미가 없잖아요. 클래식 공연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시기 전에 미리 해당 곡을 들어보시고 가길 추천합니다. 요즘은 유튜브에 없는 곡이 없으니 이용하기 편하실 거에요
그런데 빠르기 말을 안다고 해서 각 악장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빠르게 연주하는 곡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는 알 수가 없지요? 그럼 각 악장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각 악장의 형식을 이해하면 긴 오케스트라 공연도 즐기기 훨씬 쉽습니다.
고전주의 시대인 18세기는 엄격한 관습이 살아있던 시대였죠. 신분 상 입어야 할 의복과 가발까지 정해져있었고, 인사하는 방법, 말을 건네는 방법까지 격식있게 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음악에서도 마찬가지였죠, 작곡가들은 각 악장별로 정해진 '형식'을 사용하여 음악을 작곡했습니다. 고전주의 시대 확립된 각 악장의 형식은 고전음악의 기본 근간이 되어 아직까지 활용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형식은 앞으로 살펴볼 소나타 형식, 아리아 형식, 미뉴엣-트리오 형식, 론도 형식입니다. 이러한 형식들이 어떻게 이루어져있는지를 이해한다면 모차르트 소나타나 하이든 교향곡을 들을 때 이해하고 즐기기가 훨씬 쉽습니다. 대충 소설이 어떤 방식으로 쓰여있는지 아는 것과 같은 것이죠.
고전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형식은 아마 '소나타(sonata)'형식 일 것입니다. 고전주의 기악곡의 거의 모든 1악장에서 소나타 형식이 사용됩니다. 교향곡, 현악 4중주, 소나타의 1악장이 바로 이 소나타 형식입니다. 여기서 헷갈리는 것은 '소나타 형식'과 '소나타'입니다. 소나타는 독주 악기의 기악곡을 말합니다. 피아노 소나타, 바이올린 소나타, 첼로 소나타 등이 그것이지요. 물론 피아노를 제외한 바이올린이나 첼로, 플룻 등은 피아노 반주를 동반하므로 실제 연주하는 사람은 두 명입니다.
소나타는 보통 4악장, 혹은 3악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중 1악장을 구성하는 방식을 우리는 '소나타 형식(sonata form)'이라고 따로 떼서 부릅니다. 즉 소나타는 3 혹은 4악장으로 되어 있는 독주 악기 기악곡이고 소나타 형식은 그 중 1악장을 작곡하는 방식인 것이지요.
그런데 이 소나타 형식은 소나타 외에 교향곡, 현악 4중주에도 두루 쓰이기 때문에 한 번 이해하면 소나타 뿐만 아니라 교향곡, 현악 4중주를 감상할 때도 바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모차르트피아노 소나타를 악보와 함께 감상하며 소나타 형식을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별로 어렵지 않아요. 악보와 음원을 같이 비교해가며 찬찬히 들으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럼, 다음 시간 분석에 쓰일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6번을 한번 미리 감상해보시죠~ 다니엘 바렌보임의 연주입니다. 광고나 방송에 많이 쓰여 아주 귀에 익은 곡이지요!
그럼, 모두 편안한 저녁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