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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언니 Oct 24. 2020

소나타란 무엇인가?

오늘부터는 작품의 각 악장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어제 말씀드렸듯이 고전주의 시대, 18세기는 엄격한 관습이 지배하던 시기로 음악에 있어서도  악장마다 사용하는 형식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이러한 형식은 후대의 클래식 음악에서도 근간이 되었는데요, 형식을 이해하면 클래식 음악을 이해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소설을 읽을 때 소설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기본적인 틀을 이해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죠 ^^

고전주의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형식은 소나타 형식(sonata form)입니다. 교향곡, 현악 4중주, 소나타의 1악장이 바로 소나타 형식으로 쓰였습니다. 따라서 '1악장 형식'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물론 소나타 형식은 너무 인기가 있어서 1악장 외에, 다른 악장에 사용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소나타 형식은 장단조라 불리는 조성에 따라 곡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작곡가나 연주자, 감상자 모두 지적인 작업이 요구됩니다. 그러나 많이 어렵지 않으니 같이 살펴볼까요? ^^

 오늘 소나타 형식을 배울 때 사용할 예시 곡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K. 545 1악장입니다. 이 곡은 영창 피아노 광고음악으로 쓰여 우리 귀에 익숙한 편인데다 아름답고 소나타 형식을 명확히 사용하고 있어서 예시로 사용하기 좋습니다.

https://youtu.be/1vDxlnJVvW8​ (모차르트소나타동영상입니다)


소나타 뒤에 붙은 K. 545는 무엇이냐고요? 모차르트 작품의 일련번호입니다. 모차르트의 수많은 작품을 후대에 쾨헬이라는 사람이 연대 순으로 번호를 붙여 정리했는데 이 때 자기 이름의 이니셜인 K. 를 붙여 숫자를 매겼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고요 ^^


소나타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가 그것입니다.


제시부는 보통 4마디 정도의 주제 선율이 등장합니다.

첫번째 주제라서 1주제라고 불립니다. 제가 빨간 괄호로 묶은 부분이 1주제 선율입니다. 이 곡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위 동영상에서 처음~15초까지가 1주제입니다.


1주제가 있으니 2주제도 있겠지요? 아래악보에 1주제와 2주제를 함께 표기해 놓았습니다. 2주제는 동영상에서 30~35초에 나옵니다. 확인해보세요.


1주제와 2주제 사이의 두세줄은 1주제와 2주제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 하는 선율이고요, 2주제는 아래 두 줄에 나와 있지요.

이렇듯 제시부는 1주제와 2주제를 제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때 작곡가는 하나의 규칙을 따릅니다. 1주제는 '도 미솔 시 도레도'라고 되어 있죠? 왼손도 '도솔미솔 도솔미솔'하고요. 악보에 샵이나 플렛도 없습니다. 우리는 보통 샵이나 플렛이 없는 장조를 '다장조', 혹은 영어로 'C Major(씨 메이져, 씨음, 즉 '도'가 중심이 되는 장조라는 뜻)'라고 합니다.

그런데 2주제는 '레시 솔 라시 라솔 솔 파#파' 이렇게 되어있죠. 파에 #이 붙고 솔이 중심이 되는 장조는 '사장조', 즉 'G Major(쥐 메이져, G = '솔'이 중심이 되는 장조)에요. 1주제인 도에서 5도 올라간 솔이죠? 근데 도미솔과 솔시레는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요. 도미솔 솔시레 도미솔 화음을 연달아 치면 끝나는 느낌이 들죠 (한번 쳐보세요 ^^) 우리는 보통 도미솔을 으뜸화음, 솔시레를 딸림화음이라고 하죠. 즉 도가 중심이 되는 다장조의 딸림조는 솔이 중심이 되는 사장조에요.

1주제가 장조일 경우 작곡가는 거의 예외없이 5도 위의 조성으로 2주제를 제시해요. 즉 1주제가 다장조(중심음 도)였다면 2주제는 사장조(솔), 혹 1주제가 라장조(레)였다면 2주제는 가장조(라), 이런 식이에요.

발전부는 제시부에 나온 선율들을 발전시켜서 여러 음형으로 나타나게 합니다. 조성도 여러 조성으로 이동해서 변화무쌍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요. 동영상에서 1분 42초부터 2분 4초까지입니다. 꼭 시간을 확인해서 끊어서 들어보세요.

https://youtu.be/1vDxlnJVvW8

위에 "전개부" 라고 쓰여진 부분이 발전부에요. 전개부=발전부 (원어로 development)는 같은 말이에요. 악보를 확대해보시면 알겠지만 #,b 같은 임시표가 많이 보이죠?그만큼 조성변화가 심하다는 뜻이에요.

재현부에서는 제시부의 1주제와 2주제가 다시 반복됩니다. 재현은 '다시 보여준다'라는 뜻이잖아요? 그래서 제시부의 주제가 다시 등장하는 것이죠. 소나타 형식은 크게 보면 A-B-A’의 3부분 형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재현부가 제시부와 똑같이  반복되면 지루하겠지요? 그래서 작곡가는 재현부에서 약간의 변화를 줍니다. 우선 조성의 변화를 알 수 있는데요, 이 곡의 제시부는 “도”로 시작하지만 재현부는 “파”로 시작하고 시 플랫이 많이 나오죠  즉 제시부에서는 다장조로 시작한 주제가 바장조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재현부 악보. 위에 재현부라고 표시된 곳부터이다
재현부의 주제는 “파”로 시작하는 바장조이다.

이 곡에서 재현부는 동영상에서 2분 4초부터 2분 56초까지입니다. 제시부에 나왔던 그 선율이 다시 반복되지요?


https://youtu.be/1vDxlnJVvW8​​

제시부에서 2주제는 보통 딸림조(단조의 경우 나란한 조)로 작곡됩니다  그러나 재현부에서는 2주제가 다시 으뜸조로 연주됩니다. 원래의 조성으로 끝내서 통일감을 주려는 의도입니다  


조성 이야기는 조금 복잡하면 skip하셔도 됩니다. 그냥 제가 말씀드린 대로 동영상을 끊어서 보면서 주제가 언제 반복하여 등장하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사실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를 악보없이 듣고만 알아차리기는 전공자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시부에 나온 1주제를 유심히 들으면 그것이 다시 반복되어 등장하는 재현부를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발전부는 제시부와 재현부 사이에 조성이 변화하는 변화무쌍한 부분이고요.

곡을 여러 번 반복하여 감상하다 보면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의 대강의 골격을 눈치채는 일을 할 수 있어요 ^^

이렇게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로 이루어진 소나타 형식은 교향곡, 현악 4중주, 소나타의 1악장에 두루 쓰여요. 그러니 아무리 긴 교향곡도 (고전주의 시대까지의 경우) 제시부, 발전부, 재현부로 이루어진 것이죠.

앞으로 1악장을 들을 때는 첫 멜로디를 기억하는 것 잊지 마세요. ^^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는  2악장, 3악장, 4악장에 쓰이는 형식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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