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들은 음악에 대한 작은 소회.
1. 휴고 볼프(1860~1903)은 슈베르트, 슈만, 브람스의 독일 가곡 전통을 계승 발전시킨 작곡가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대중에게 덜 알려져 있으며, 성악가들에게도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작곡가이다.
그는 1903년 43세의 나이에 매독으로 사망하였는데 몇년 전에 이미 자살시도를 했을 정도로 삶에 대한 고통과 상실감을 깊이 느끼는 사람이었다. 주로 가곡 작곡에만 몰두하였다. 그 중 <뫼리케 가곡집>은 시인 뫼리케의 작품을 모아 곡을 붙인 것인데 그의 작품 중 가장 낭만적이며 서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휴고 볼프의 작품 중 가장 레코딩도 많이 나와 있다.
오늘 나는 그 중 <베일라의 노래, Gesang Weylas>를 독일 리트의 전설인 바리톤 피셔 디스카우의 음성으로 들었다.
가사의 내용은 상상의 낙원인 오르플리트를 노래하는 것으로, 한국어 번역은 다음과 같다.
너는 나의 땅, 오르플리트!
멀리서 빛나네;
햇살 가득한 네 해변은 바다에서
신들의 뺨을 적시는 안개를 피워 올리네.
태고의 물들이
젊음을 되찾아 네 허리를 감싸네, 아이야!
너의 신성을 향해
너의 수호자인 왕들이 고개를 숙이네.
https://youtu.be/sH7Ycz7GgAY?si=4fFxSk3U1iRiq7LL
하프를 뜯는 것 같은 피아노 반주는 오르플리트라는 낙원의 신비함을 표현하는 것 같다. 또한 시 전반에 나오는 ‘물’의 이미지를 연상케 한다. 가사에 나오는 해변의 안개가 피어오르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독일가곡에는 피아노 반주가 단순한 반주가 아니라 분위기와 내용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2. 두번째로 들은 곡은 이사벨라 레오나르다(1620~1704)의 소나타 중 한 곡. 그녀는 당시 수녀원장을 역임한 엘리트 여성이었으며 50세 이후부터 꾸준히 작곡을 했다고 알려진다.
오늘 들은 소나타 op.16은 세계 최초로 출판된 여성의 기악곡이다. 12개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래 유튜브의 음원 설명을 보면 sonata prima로 시작한다. 1번 소나타를 말한다. 라르고, 아다지오, 알레그로 등 다양한 빠르기의 곡이 모여 1번 소나타를 구성하는 것이다. sonata seconda를 클릭하면 2번 소나타를 들을 수 있다.
아래 유튜브 링크는 전곡을 악보와 함께 다 들을 수 있다. 마음이 편해지는 바로크 곡이므로 운전할 때, 혹은 커피를 마실 때 배경 음악으로 들어도 좋을 듯 하다.
혹은 음원 설명에서 곡을 선택해서 들을 수도 있다. 라르고, 아다지오처럼 느린 악장을 들으면 긴장이 풀리며 마음이 느긋해지는 것 같다.
https://youtu.be/18CoUmj5uk8?si=ghHG8ysrV0IOZqUT
3. 저물어가는 일요일 저녁, 클래식만 듣기엔 아쉽지. 기분 좋아지는 리사 오노의 음악을 보너스로 즐었다. 그녀의 목소리로 듣는 <베사 메 무쵸>로 힘내서 다음 주도 지내봐야겠다~^^
https://youtu.be/7ejA6VDP4Ps?si=4KtX246nBdfbnZF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