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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플의 브런치 Aug 07. 2022

고양이 훈련이 꼭 필요한 이유

"고양이는 훈련하면 안 돼요. 고양이는 혼내면 안 돼요. 고양이는 때리면 안 돼요."


집사나 수의사들의 글에서 자주 접하는 말이다. 고양이는 혼내거나 때려서는 안 된다. 그것에는 동의하지만, 나는 고양이 훈련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집사는 제목만 보고 흥분해서 나를 설득하려고 하겠지만, 내 글을 끝까지 읽는다면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고양이 훈련을 시도도 해보지 않았음에 자책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나에게 잔소리를 하고 싶어도 꾹 참고 끝까지 읽어주길 바란다. 


고양이 훈련을 다른 동물의 훈련과 같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고양이는 개와 달라 기본적으로 훈련이 불가능한 존재라서 '고양이는 훈련하면 안 돼요. 혼내면 안 돼요'라는 주장이 팽배한 것이다. 그것에 맞서 반대 입장의 글을 쓰려니 우선 한숨부터 나온다. 그럼에도 고양이 훈련이 꼭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혹시 사람을 훈련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가? 


훈육의 사전적 의미는 '규칙에 따라 행동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이다. 아이를 잘 키우려면 훈육을 해야 하는데,  때리고 잔소리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화를 내서는 훈육이 되지 않는다. 아이와 대화를 통해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감정 통장에 좋은 감정을 잘 쌓아놓은 유대관계가 있어야 아이를 훈육할 수가 있다. 그래서 아이를 잘 키우고 제대로 훈육을 하기 위해선 아이와 좋은 관계를 쌓는 것이 먼저다. 


고양이도 마찬가지다.

집사와 좋은 관계를 쌓아야 한다. '나는 너를 해치지 않아. 너를 사랑하고 보호할 거야. 끝까지 책임질 거야. 그리고 네 (의 빼고) 식주를 책임질 거야. 너는 내 가족이며 나는 너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마지막에는 '나는 네 엄마야'라는 마음을 갖게 해야 훈련이 가능하다. 


그런 마음만 있다면 고양이가 이름을 부르면 달려오고 '앉아'를 하고 '기다려;를 하며 '손'이라는 말에 손을 내밀고 소파로 올라오라면 올라오는 등의 행동은 너무나 쉬운 일이다. 심지어 서로 깊은 신뢰가 쌓이면 냉장고 위에서 내려오지 못할 때 나에게 오라고 손짓을 하면 발이 뜨는 공포심을 이겨내고 집사에게 안기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의 핵심은 친밀한 관계와 믿음에서 나온다. 


고양이 훈련이 꼭 필요한 이유는 집사의 심장 건강과 고양이의 안전 문제 때문이다. 고양이는 자주 숨어 있고, 몸이 유연해 작은 구멍에도 들어갈 수 있다. 고양이가 어디 있는지 확인하고자 하루 종일 찾아 헤매도 못 찾을 때가 많다. 잘 숨는 데다 위치를 자주 바꾸는 바람에 꽤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으면 순간 걱정이 되어 앞이 까마득해지며 숨이 가빠지고, 마음이 철컹 내려앉는다. 하지만, 이름 부르기 훈련이 되어었다면 고양이 찾기는 식은 죽 먹기다. 이건 집사 혈압 상승의 안정과 고양이의 안전의 문제와도 직결되므로 꼭 도전해 보길 바란다. 


자, 이제 훈련에 들어가보자. 




나를 훈련할거냥?

만만치 않을거냥!





고양이 인문학


혼자 있고 싶어

더 깊이 숨고 싶어

나를 찾지 말아줘


충전이 되고 

마음에 준비가 되면 

그때 내가 너를 찾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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