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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플의 브런치 Aug 07. 2022

나, 불렀냥? 이름 부르면 쳐다보는 고양이 훈련법



우리 집 고양이는 먹을 것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다. 식탐이 많은 고양이는 훈련 시 유리하다. 하지만, 끈기가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움직이기 귀찮을 땐 간식을 보여줘도 요지부동이다. 대부분의 고양이가 이러하므로 고양이를 훈련할 때는 집사의 인내와 끈기가 필수다. 고양이 훈련은 빠르게 진행해야 하며 5번 이상 반복은 무리다. 하루 만에 끝내려 하지 말고 3일 정도 여유를 두고 짧고 집중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활동성이 넘치는 아이라면 신나게 놀아주어 스트레스를 줄인 뒤 기분 좋은 상태에서 훈련을 하면 더 효과적이다. 하지만 당신의 고양이가 식탐이 전혀 없다면 훈련이 어려울 수 있으니 다른 관심사를 빨리 파악해 보길 바란다.





훈련 전 갖춰야 할 조건

1. 집사와의 친밀한 관계

2. 고양이 기질과 식성 파악하기 


준비물: 고양이가 좋아하는 간식, 장난감 








다정하게 고양이 이름 부르기

이 훈련은 모든 집사가 꼭 해야 하는 필수 훈련이지만 도도한 고양이가 집사 따위를 쳐다보게 하는 행동을 유도하는 건 쉽지 않다. 고양이를 유혹할 간식으로 <북어 트릿>을 선택했다. 자, 이제 훈련을 시작해 보자. 



첫째 날, 고양이 이름을 부른다. '후추야'. 고양이가 쳐다보면 잘했다고 쓰다듬으며 바로 간식을 준다. 호기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고양이 앞에서 지긋이 눈을 마주치고 '후추야'라고 부른 후 간식을 준다. '네 이름이야'라고 알려주듯 나른하게 불러준다. 후추야~라는 음은 늘 동일해야 하는데, '솔솔솔~ '의 음계에 맞춰 부르는 것을 추천한다. 


간식을 먹은 고양이가 집사에게 또 달라고 보채면, 간식을 살짝 보여주면서 집사에게 관심을 느끼게 유도한다. 주도권을 잡으려 노력해야 한다. 잘했다고 쓰다듬으면서 바로 간식을 주지 말고 이어서 훈련을 반복한다. '후추야' 방금 간식을 먹었으므로 쳐다본다. 잘했다고 바로 간식을 준다. 이마에서 코 사이를 쓰다듬는다. 집중력이 짧고 훈련을 싫어하므로 마지막으로 훈련을 반복하고 마친다. 첫날은 이렇게 이름 부르기 연습을 3번만 한다. 이름을 부르면 간식이 나오는 것을 인식하기 위해 평소에 간식을 주지 말아야 한다. 고양이가 너무 예뻐도 잠시만 참자. 




둘째 날, 간식을 손에 든다. 혹시라도 고양이가 달라고 쫓아오면 주먹을 쥐고 냄새만 맡게 한다. 관심을 보이면 이름을 부른다. '후추야' 쳐다보면 간식을 주고 잘했어! 라며 칭찬하고 머리를 쓰다듬는다. 명령어는 짧고 간단해야 한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 기분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을 인식해야 하므로 혼을 낼 땐 "후추야!!!" 이름을 부르며 혼내지 말아야 한다. "안 돼!", "떽" 이런 단음절로 짧고 굵게 알려줘야 한다. 


5차례 반복한다. 이름을 부르면 간식이 나온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고,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면 보채지 말고 고양이와의 친밀감을 쌓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 고양이 훈련에선 믿음과 신뢰, 그리고 밀당이 가장 중요하다. 밀당에서 밀리면 훈련은 못하고 간식만 뺏기게 되는데 고양이가 애교까지 부린다면, 집사도 모르게 냉큼 바치게 된다. 간식을 홀리는 매력을 지녔으므로 늘 긴장해야 한다. 한순간에 집사의 지갑이 탈탈 털릴지도 모른다. 아니 벌써 털리고 있다. 츄르, 트릿, 닭가슴살, 육포 등등의 간식을 결재하고 또 결재! 이런!!!


'집사에게 다가가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것을 인식하는 훈련이다. 이 훈련을 통해 서로 간의 끈끈한 애정과 무한 신뢰를 경험할 수 있으니 포기하지 말고 1단계를 모두 성공하길 바란다. 



이름 부르면 쳐다보기 훈련에 성공했다면 이제 두 번째 훈련으로 들어가 보자. 

두 번째 훈련 이리 와 





고양이 인문학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는 

그녀를 지그시 바라본다. 

부드럽게 쓰다듬는  

손길을 내버려 둔다.


나도 그녀를 다정하게 바라본다. 

천천히 다가와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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