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바람꽃뿐이랴. 봄에 피는 꽃은 다들 깊은 겨울 혹한의 어둠 속에서 죽음 같은 인내를 거쳐 피어들 난다. 바람꽃이라는 이름이 붙은 꽃들은 봄 내내 피고진다. 얼핏 보아도 꿩의바람꽃, 회리바람꽃, 만주바람꽃, 홀아비바람꽃, 들바람꽃 등 참 많은 바람꽃들이 우리 곁에 머물다 간다.
너도바람꽃이 피어나면 같은 너도바람꽃속에 속하는 변산바람꽃과 풍도바람꽃이 덩달아 꽃을 피운다. 너도바람꽃이 한없이 연약해보이는 꽃이라면 변산바람꽃은 조금은 더 단단한 느낌이다. 변산바람꽃은 마치 볼에 다나카를 바른 미얀마 소녀처럼 단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