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 - 1
얼마 전,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하면서 조금이라도 짐을 줄여 볼까 하고 가득 차 있는 책장 정리를 시작했다. 계속 가지고 있을 책, 중고로 팔 책, 기부할 책으로 나누어 중고로 팔 책과 기부할 책은 따로 상자에 담아 두었다. 그때 한 권의 책을 보면서 '아, 이 책은 이제 다시 한번 읽어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20대 초중반, 수많은 매력적인 제목의 자기 계발서에 푹 빠져 있었다.
그중에서도 멋진 선배 여성들이 다른 여성들을 위해 쓴 책, 여성으로 승리한 자들의 자서전 등은 서점에서 단숨에 읽고도, 집에 데리고 와서 책장에 꽂아 놓았다.
가장 처음으로, 그리고 많이 되뇌어 읽은 책이 바로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이다.
2005년에, 무려 22쇄째 찍힌 책이었는데, 그 당시도 광화문 대형 서점에 잘 보이는 자리에 있던 책이었으니 정말 인기가 어마무시 한 책이었다. 2005년이면 내가 대학교 1학년, 막 혼자 서울 유학살이를 하면서 인생에 대한 여러 가지 고민을 할 때였다. 사실 고등학교 때 까지는 인생에 대한 고민을 할 시간이 없었다. 학교 생활에 대한 고민,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 공부에 대한 고민으로 이미 모든 고민들이 가득 차 있었다. 지금도 생각과 고민이 많지만 그때는 방향을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로 망망대해에 떠 있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래, 지금은 이래도 괜찮아, 나는 아직 20살 이자나'라고 생각하며, 그 막막함을 즐기던 시간이었다. 그런데도 어떤 인생 멘토의 메시지를 찾아서 책을 보고 밑줄을 친 것을 보면 나는 분명 불안했던 것 같다.
30대가 되어 다시 읽는 책 내용 중, 코멘트 남기고 싶은 내용 정리
Chapter 1 팔자 편한 여자가 될 준비를 하자
잘난 여자보다는 똑똑한 여자가 되어야 한다
'잘났다고 해서 반드시 잘 사는 것은 아니다'
>> 잘났다고 해서 반드시 잘 사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 씬 잘 살 확률이 높다. 개천에서 용도 난다지만, 이제 잘난 사람들은 잘난것들을 증폭시킬 수 있는 방법과 툴 들이 훨~~ 씬 다양해졌다. 돈이 돈을 벌듯, 잘남이 잘난것들을 물어다 주는 세상이다. 반드시 잘 사는 것은 아니지만, 그 예외가 발에 차이듯 많은 것도 아니다.
'... 잘난 여자들이 불행한 인생을 사는 것을 보면, 많은 여자들이 "역시 사람 인생은 알 수 없어. 팔자는 다 타고나는 거라니까" 하고 수군댄다'
>> 앞서 한 코멘트와 비슷하게 아~~ 주 예외적이다. 그러니까 가십거리가 되고, 인터넷에 떠돌고, 나와 두 세 다리쯤 건너 아는(혹은 친하지 않은) 사람 이야기인데, 내 귀에까지 들리는 거다. 지금 세상은, 수군대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 사람들의 노하우와 사고방식 등을 유튜브, 블로그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배우고 벤치마킹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생각한다 - 나 역시 그렇다. 부러운 것은 부러운 거고, 부러우면 따라 하면 되지 않을까? 소통과 벤치마킹이 부족하던 시대에서, 선의든 소기의 목적이 있든 본인의 노하우와 방법들을 흘러넘치게 공유하고 공유받는 세상에서 사는 지금. 수군대고 끝내기엔 기회는 너무 많고, 우리는 더 잘 살아갈 수 있다.
'이미 성향이 굳어져버린 30대 이후에는 변화를 바라기가 힘들다'
>> 이 구절에서 시대가 많이 변해있다는 생각을 했다. 30대 여성도 아직 자리잡지 못하고, 방황한다. 고로 아직 유연하고, 변화를 해야만 하는 많은 상황들에 부딪힌다 - 나 역시 포함인가? (예, 그렇습니다) 나이가 들 수록 편향이 생기고, 일정 부분 사고의 패턴이 고착화되는 일은 일어난다. 하지만 현재 비현실적 일정도로 변화무쌍한 시대에 살고 있고, 그걸 알고 있는 우리는 그 관성을 이기고 의도적으로 깨려는 시도를 다양하게 하고 있다 -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누군가의 글을 읽고 생각을 공유받는 활동을 한다면) 그것 또한 그 노력의 하나이지 않을까.
'이 책은 여자들이 보다 부유하고, 행복하고, 그럴듯한 삶의 기회들을 선택하는 성향을 기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씌어진 것이다'
>> 이 책에서는 '성향'이라는 표현이 아주 자주 나온다. 성향은 타고난 것이기도 하지만, 기르고 변화시킬 수도 있다. 혹은, 자신이 어떤 성향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방법으로도, 그 성향에 적합한 것 혹은 그 성향에서 나오는 행동과 결정들을 의도적으로 피할 수도 있다. 또 자신의 성향에 따라 결정한 것들에 대해 '나는 왜 이랬을까,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하고 자책하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