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작은 경험들...
다시 일상적인 한국에서의 대학생활을 보내며, 정말 '취업'의 압박은 턱 밑까지 차고 올라왔다.
나는 아직도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였다.
많이 경험하고 탐색했다고 생각했는데, 진지하게 취업에 관해서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그렇게 시간만 흘러갔다.
그 시기에, 나는 독일계 한 연구기관에서 방학 동안 인턴을 하게 되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정확하게 - 기억나진 않지만, 우리 과 교수님이 게시해 놓으신 인턴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하였고, 그렇게 무급인턴을 시작하게 되었다.
기간이 짧기도 했고, 무급이기도 했고, 사실 인턴기간에 무언가 크게 한 일을 없다. 영한 번역 업무도 조금 하고, 기사 스크랩이나 자잘한 문서 업무를 도와드렸던 것 같다. 내가 인턴 하는 기간에 연구소 소장님(독일 분) 께서는 본국에 나가 계셔서, 얼굴도 뵐 수 없었다. 작은 연결고리를 찾자면, 내가 인연을 갖고 있는 독일계 연구소라는 점, 그리고 북한 및 통일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었고, 이후 독일에 유학을 가면 어떨까 라는 마음으로 잠시 독일어도 공부하고, 학교를 알아보기도 했던 작은 계기가 되었다.
또, 새터민 NGO에서 봉사활동도 하였다. 현재는 크게 활동하지 않는 곳인데, 그 당시 새터민 청소년/청년들에게 영어 교육 및 영어 캠프를 통해 학업과 남한에 적응을 도와주는 기관이었다. 나는 한 새터민 언니와 매칭 되어, 중학교 수준의 교재와 문제집으로 과외를 진행하고, 가끔 밥도 먹는 사이가 되었다. 그때 공식적으로(?) 탈북민을 처음 만나고,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새터민이 있고, 그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동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마 이때의 경험과 시간들이 연이 되어, 실제 장기적인 경력까지 연결되었다면, 내 인생은 정말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이후에 또 다른 NGO에서 짧게 근무하기도 했지만, 이전의 봉사활동과 여러 활동에서 영감이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또, 연구소 무급 인턴으로 방학을 보내기보다 다른 활동이나 다른 기업 인턴을 했으면 또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나는 사실 그 당시 '취업'이라는 관문을 당당하게 맞서 준비하고 해쳐나갈 준비가 되지 않았었다. 그래서, 분명히 원하는 것은 소위 대기업, 혹은 외국계 기업에 취업하고 싶었지만, 그 과정이 무서워서 피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후에 대학원 준비도, NGO 근무도,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추진력을 얻지 못하고, 모두 중도 포기해버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치열하게 부딪혀 보면서 싸워 볼걸, 좀 더 몰랑하고 가진 것이 없어 훌훌 털고 다음, 그다음을 할 수 있을 때 더 과감히 시도해 볼걸 하는 아쉬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