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작정) 해외취업을 하고 싶다

목표는 오로지 탈 대한민국

by 한 로지

졸업하기 전, 급하게 입사한 회사를 3개월 만에 그만두었다.


다시 학교에 돌아와 정신을 차리고, 졸업시즌이 오니, 나는 제대로 '곧 백수'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다.

매년 경기가 안 좋다고 하지만, 내가 졸업하던 2010년도 청년 취업률이 영 꽝이라, 모든 교수님들은 학생들 취업시키기에 최선을 다해 매진하셨고, 누가 취업했다더라, 누가 취업했다더라 하는 소식들은 축하와, 묘한 질투와 그리고 다행이라는 안도를 동시에 전하는 그런 짬뽕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내가

' 교수님, 저 OO무역이라는 곳에 취직했어요~~!'

' 오 그래 축하한다~!'

' 친구들~~ 나 이제 곧 출근해~~!'

' 어 그래 축하한다~!'

라는 말을 한 지 얼마 안 되어 다시 엄동설한 취업시장으로 걸어 나왔다.

다시 취업시장에 걸어 나온 사실은 굳이 노력하여 전하지 않아도 이 전 소식보다 잘 퍼지는 소식이었다.


그 순간부터, 나는 한국에서 취직하고 싶지 않았다. 휴학하고 1년 동안 미국 인턴십을 하면서 호텔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몸 쓰며 하는 일이면 어떠랴. 어디서 무슨 일을 해도 잘해 낼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그 자신감에 기대기엔 준비와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조바심을 내려놓고 이때 차분히 준비했다면, 분명 다른 그림이 그려졌을 것 같다)


구직 사이트에 해외취업란, 해외 교민 사이트에 올라온 구직 정보, 정부에서 해외연수취업을 알선하는 사이트 등을 매번 드나들며, 조건 없이 튼튼한 젊은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조건 닥치는 대로 보기 시작했다. 어차피 내 목적은 '어떤걸' 하는 게 아니라 '어디서'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직종, 산업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미국 마트 캐셔, 동남아시아 GRO(Guest Relations Officer), 호주 육가공 업체까지...


그냥, 무슨 일이든 해외에서 돈 벌고 체류할 수 있다면 하겠다 라는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내 기준에는 운명처럼 우리 학교 홈페이지 구인게시판에 무려 '국제관계학 전공자'를 우대하는 해외취업 구인공고가 내 눈에 들어왔다.


아프리카에서 원조사업을 하고 있는 NGO였고, 심지어 신부님이 운영하시는 가톨릭에 기반을 둔 단체였다 (나는 가톨릭 신자다). 이것이야 말로 나를 '콕' 집어서 부르는 게 아니면, 무엇이랴!


나는 바로 지원했고, 역시 합격했다.


나는 졸지에 이름만 들어 알고 있는 '우간다'라는 나라에서 3년간 근무를 할 신분이 되었다.

March 024[3].jpg 번갯불 콩 구워 먹듯 떠난 우간다, 캄팔라 공항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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