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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어른

1-4. 어린 어른

by 로지

‘내가 어른이라니?’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모르는데…내가 어른?’


남들과 다를 것 없이 평범하게 대학 진학을 했다.

그렇게 20살, 법적으로는 성인이 된 채로 대학생이 되었다.

꿈이라고 생각했던 '영어교육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꿈은 참히 무너졌다.


진로와 대학진학, 그것들은 꿈이 아니었다.

선생님을 존경하는 마음과 영어를 좋아한다는 생각으로 선택한 영어교육과는 조금 힘들기도 했다.

영어로 말하고, 듣고, 쓰고, 는 수업들과 영어의 늪에 빠졌다.

그리고 늪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탓에 정작 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한 '나'


해외에서 살다가 온 동기들도 있었다.

영어 회화 실력 향상을 위해 전화 영어를 신청해서 학생이 된 나와

알바비를 벌기 위해 전화 영어 선생님을 하고 있는 동기.

같은 대학, 같은 과, 같은 강의실에 있지만 그들과 나의 거리는 무척이나 멀어보였다.


가벼운 마음으로, 아니 꿈이라고 생각한 ‘영어교육과’는 나의 한계를 느끼게 해주는 또 다른 계기가 되었다.




꿈을 향해 나아갔더니 꿈에서 멀어졌다.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기 힘들었고,

그저 낯선 환경에 새롭게 적응하는 것이 유일한 일이었다.

익숙했던 환경에서의 장점이었던 사교성은 때론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방황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안했지만

이제는 진정 '꿈'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빛이 바랜 '꿈'은 뒤로하고, 알록달록한 나만의 '꿈'을 찾으리라 다시 한번 다짐했다.


무엇이 좋은지 몰랐지만 그중 확실했던 것은 외국어를 배우고 활용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영어'를 사용하는 직업군들을 살펴기 시작했다.

영어를 사용하면서도 자유로운 승무원이라는 직업이 매력적이었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다양한 직업군을 소개해주는 설명회에 가기도 하고,

학원에 들러 설명을 들어보기도 했다.

때로는 좋아 보이는 것들이 있었지만 간절히 원하게 되는 것은 없었다.


그렇게 대학교로 쫓겨난 어린 어른은 꿈을 찾아 다시 방황하기 시작했다.

꿈을 꿔보기로 했다.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렇게 다시 꿈을 꾸겠노라 다짐했다.



<작가의 말>

꿈이란? 참 정의하기 어려운 단어이다.

특히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더더욱.

그래서 나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꿈’을 당장 찾지 않아도 된다고.

무엇을 잘하는지 몰라도 괜찮다고.

너희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자고.

너희가 힘들다면, 내가 함께 해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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