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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나 Sep 12. 2021

미국 와인이 프랑스 와인보다 좋은 이유

가성비 좋은 와인하면 어느 나라가 떠오를까요?

한동안 와인 입문용으로 시작했던 편의점에서

파는 칠레 와인이 생각납니다.

와인을 좀 알고 마시게 되면서 이런 취향도 조금씩 변하게 되고 저는 미국산 와인이 훌륭한 품질에 합리적인  가격, 품종의 특성을 잘 살린  기대이상의 와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미국 와인의 대표 품종은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까베르네 쇼비뇽을 말할 것 같은데요

사실은 샤도네이 품종이 까쇼보다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샤도네이 하면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이 유명한데 의외로 미국의 나파밸리도 샤도네이 품종을 재배하기에 적합한 기후라고 하네요.

지중해 못지 않은 캘리포니아의 태양과 해풍으로 인한 서늘함이 포도의 당분을 올려줍니다.

미국 와인이 급부상하게 된 것은 1976년 파리의 심판이라는 역사적 사건으로 거슬러 가는데요

미국 독립 이백주년을 맞아 특별히 기획된 프랑스와의 대결에서 당당히 레드와인 부문 화이트 와인 모두에서 일등을 차지하게 된 것이죠.

블라인드 테스트로 레이블을 가려서 심사를 했는데 그 결과에 프랑스 심사위원 뿐 아니라 전세계가 발칵 뒤집히게 됩니다.

미국와인을 얕잡아 본 프랑스인들의 코가 납작해졌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인정못하는 프랑스 와이너리들이 다시 한번 리바이벌 배틀을 십년 뒤 그리고 삽십년 뒤에 재도전하게 되는데요.

역시나 마찬가지로 미국와인의 일방적 승리로 끝이났습니다.

전통적인 와인 강국 프랑스를 물리치고 미국의 와인이 뜨게 된 진정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국만의 실험정신과 과학적 접근방법이 품질을 높이는데 기여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1960년대부터 포도를 재배하고 양조하는 방법에 관한과 연구가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이루어졌고 연구진들은 흡사 나사의 기술자 처럼 정교한 방법으로

포도의 성분과 품질을 정확히 측정하고 통제하면서 와인양조에 심혈을 기울였죠.

그 결과 와인을 만드는 공식과 방정식들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열정적인 교수들과 와인메이커들이 만들어낸 결과는 바로 1976년 파리의 심판에서

그 빛을 발하게 된 것입니다.

 

와인의 평가에서 그 영향력이 높은 로버트 파커 라는 이름을 아실텐데요. 파​커의 트레이드 마크라고도 할 수 있는 100점 평가표에서 와인의 색과 향기, 맛, 퀄리티, 숙성 잠재력 등 각 항목에 점수를 매기고 이를 총점으로 산하는 방식입니다.

이 기준은  와인 본래의 특성 외에 지역이라든지 등급 등 다른 항목이 전혀 개입할 여지가 기 때문에 미국적인 평가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테이스트의 평가가 주관적인 성격이 있을 수 밖에 없지만 전체적인 형평성을 따진다면 합리적인 기준 입니다.

프랑스 보르도의 등급 기준이 엄격하고 와이너리의 지역적 정통성을 따지는데에 비해 로버트 파커의 점수는 와인 자체의 본질과 그 미각에 점수를 매기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미국 와인들이 상대적으로 점수를 높게 받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습니다.

전통적으로 보르도 와인은 숙성된 와인을 추구하기때문에 처음에는 탄닌이 강해서 텁텁한 맛이 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셀러에서 최소 몇 년에서 몇 십년까지 두고 마시게 되는데요. 사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구입해서 바로 마셔도 맛이 훌륭한 와인을 선호하는 이유가 미국 와인의 대중성을 올리게 된 것이죠.


미국와인의 신화로 불리는 또하나의 이름이 바로 로버트 몬다비 일텐데요.

1966년 나파밸리에 와이너리를 설립한 후 수많은 혁신적인 기법으로 미국 와인의 발전에 기여했습니다.

특히 보르도를 대표하는 샤또 무통 로칠드의 바롱 필립드 로칠드와 합작하여 오퍼스 원이라는 최고의 와인을 탄생시키기도 하였죠.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최고의 와인으로 인기를 누리며 유명한 아티스트의 작품이 들어간 스페셜 라벨도 컬렉션으로 출시하였습니다.


현재 미국은 세계 5위안에 드는 와인생산국입니다.

생산량 뿐 아니라 품질면에서도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와인 애호가들의 숭배를 받는 컬트 와인도 엄청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유럽과 달리 와인 생산지별로 특정한 규제가 있거나 포도 품종을 통제하는 법규가 따로 없습니다. 그러기에 다양한 실험적인 시도를 통해 와인의 새로운 변혁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와인 레이블에 품종을 표기하려면 해당 품종의 비율이 몇 프로 이상이어야 할까요?

100%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정답은 75%입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품종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75%가 넘으면 품종 표기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레드와인 품종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카베르네 쇼비뇽의 대표국가는 어디일까요?

프랑스 보르도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겠지만 요즘은 신대륙의 강자, 미국 와인의 부상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저도 빈티지를 따지는 고급 프랑스 와인보다는 맛과 품질이 균일한 퀄리티를 보여주는 대중적인 미국 와인을 즐겨 마시는데요

몇 번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한 리바이벌 매치에서도 미국이 승리를 거둔 것을 보면 주관적인 생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 보르도에는 진정한 카베르네 쇼비뇽 와인이 없다고도 할 수 있는데요. 메를로 등 다른 포도 품종을 블렌딩하기 때문이며 생각보다 카베르네 쇼비뇽의 비율이 낮습니다.

 

반면 캘리포니아로 대표되는 미국의 카베르네 쇼비뇽은 보통 75%를 넘으며 100% 까지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보르도에서 블렌딩을 하는 이유는 빈티지에 따라 품질이 차이가 많기 때문에 균일한 맛을 위해

그 비율을 조정하는 것인데

미국은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통제하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빈티지별 차이가 적고 품질과 스타일의 일관성을 기대할 수 있어요.

품종의 정확한 특징을 살린 100프로 단일 품종 와인 출시가 가능한 것입니다.

카베르네 쇼비뇽 단일 품종으로도 화려하며 복합적인 풍미의 와인을 만들어 냅니다.

캘리포니아의 카베르네 쇼비뇽은 견고한 구조와 농축미, 부드럽고 우아하며 섬세한 터치를 지닌

최고급 와인으로 진정한 맛을 아는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습니다.

블랙커런트,라즈 베리 등의 완숙한 베리 아로마에 다크 초콜릿의 풍미가 도는 미국의 카베르네 쇼비뇽 한 잔 어떠실까요?


최근에 미국에서 각광받는 와인의 카테고리는 버번 배럴 에이지드 와인입니다.

와인에서 버번 위스키의 맛이 나기에 독특한 특징과 함께 고급스런 풍미를 지닌 스타일입니다.

오크 배럴에서 숙성한 와인에 버번 위스키 배럴에서 숙성한 와인을 블렌딩하여 색다른 맛이 느껴집니다.

 

미국은 또한 프랑스와 어깨를 겨루는 샤도네이 명가로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브루고뉴 와인을

벤치마킹하여 잘익은 과일 풍미와 버터같은 뉘앙스, 묵직한 바디감으로 스타일을 완성했습니다.


미국 최초로 샤도네이라는 품종 명칭 표기 와인을 출시한 와이너리는 웬티 wente 와이너리로 현재도 미국 생산 샤도네이의 80% 정도는 웬티 클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노마. 나파. 몬터레이. 산타 바버라 등 다양한 지역에서 프리미엄급 와이너리가 산재해 있습니다.

생기넘치는 신맛과 신선한 과일풍미가 살아있고 오크가 적절히 어우러지는 균형잡힌 스타일입니다.


 일교차와 바다의 영향으로 안개가 드리우는 샌프란시스코만 부근의 리버모어 밸리에서는 

모닝 포그 샤도네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적이 있습니다.

신선한 사과, 달콤한 열대과일 풍미가 은은한 바닐라와 함께 조화롭게 드러나며 싱그러운 신맛과 드라이한 미각의 밸런스가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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