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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록 Dec 19. 2018

백일의 낭군님(2018) 03

연심의 첫 단계(feat. 피터팬 컴플렉스)

6화부터 8화 까지.


두 주인공은 마음부터 가까워져서 그 후 몸이 가까워지는 의례적인 순서를 뒤바꾸어 물리적인 거리부터 가까워지고 나서 마음이 생겼다. 오히려 자유연애 시대 이전에는 이런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우연히 만나서 서로를 알아 가는 자연스러운 연애보다는 중매로 맺어지는 경우가 우리 부모님 세대만 해도 많았으니 말이다. 지금의 시선으로 봐서 그렇지, 그 시대의 자연스러운 맺음이었을 수도 있겠다.


전체 회차의 1/3이 넘어간 지점부터는 이 드라마의 전체적인 가닥과 양상이 나오면서 아쉬운 점, 그리고 성취에대해 동시에 생각해보게 되었다. 글에서 찬찬히, 짚어나가야겠다.


이번 묶음의 주제는 "연심의 첫 단계"

사랑이 시작될 때 보이는 몇 가지의 새로운 것들을 적어보았다. 그 위주로 드라마를 읽어 보겠다.

피터팬 컴플렉스와 그 음악을 좋아하는데 이번 글은 <사랑의 첫 단계> 곡을 생각하며 썼다. 꼭 이 가사만이 아니라 곡 전체를 들어 봤으면 한다. 글만 보면 너무 앞서간 진한 감정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첫 감정을 정말 서정적으로 그렸다. 어느 부분에서 원득의 마음이 보이는지, 이 글을 읽는 누군가와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랑의 첫 단계 _ 피터팬 컴플렉스


난 너를 바라보면 너에게서 나의 눈을 뗄 수 없어. 이렇게 난

가끔씩 너의 눈과 나의 눈이 마주치면 내 심장은 이렇게 터질 듯 해

잠을 잘 수도 없어, 네 생각에

아침에 눈을 떠도 널 생각해

사랑 인가봐 널 사랑하나봐

내 마음속은 너로 가득 차 미칠 것 같이

보고 싶어서 네가 보고 싶어서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숨도 쉴 수가 없어

내 가슴은 터질 것 같아


저 멀리서 널 바라봐

나의 눈을 뗄 수 없어

너에게서 나의 눈을 뗄 수가 없어서

나는 용기를 내려 했어

하지만 다가갈 수 없었어 너에게

사랑인가봐 널 사랑하나봐

내 마음속은 너로 가득차 미칠 것 같이

보고 싶어서 네가 보고 싶어서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숨도 쉴 수가 없어

내 가슴은 터질 것 같아

사랑하는 그대여

나의 손을 잡아주오

나의 맘을 받아주오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내 사랑아


마칠이를 피해 시장 틈새로 들어온 원득과 홍심. 좁은 공간에 함께 있다.

두 주인공이 좁은 공간에서 긴장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장면은 어느 드라마에서든 한 번은 나오는 것 같다. <응답하라 1988>에서 인상적이었던 덕선과 정환의 장면도 이와 비슷한 구도였다. 좀 더 좁게.


마칠이에게 잔인한 면모가 있는 것을 원득에게 이야기하느라 혼자 바쁜 홍심. 그런 홍심을 가만히 바라보는 원득. 도배우의 연예계 활동 앵글에서도 자주 잡히는 모습이다. 혼자 정적인 모습. 바로 옆 사람은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분주히 말 하고 있지만 그저 두 눈으로 빤-히 응시하는 모습. 눈으로 대사 한다. 어떤 말을 하려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20대 남자 배우들이 발산할 수 있는 그만의 에너지와 치기가 있다면 도경수에게는 거기에 밀도가 더해졌다. 찐득하지는 않은데 진득하다. 농도가 상당하다.


드라마 리뷰를 조금 더 하다가 동시대의 20대 배우들에 대해서 혹은, 10년 후에 빛나게 될 배우들을 정리하는 글을 써보고 싶다. 지금 작은 빛을 가지고 있는 배우들을 찾아 글을 써 놓았는데 그 배우들이 정말 그런 눈빛을 간직한 채 좀 더 큰 빛을 내는 역할을 맡고 있으면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기억이, 돌아온 것 같다.

그녀와의 기억은 없다. 홍심이 홍심이 아니었고 원득이 원득이 아니기에 둘이 만들 추억이나 만남은 애초에 없었다. 율과 이서의 추억만이 둘도 기억하지 못하는 채로 서로의 앞에 서 있었다.


기억을 찾은 것 같다고 말 하는 원득, 이는 곧 연모의 마음이 생겼다는 말과 같다. 원래는 없었던 그 마음을 '생긴 것'이 아니라 '기억한 것'이라고 믿는다. 맞는 말이면서, 동시에 틀린 말이다.

본능적으로 위험한 것으로부터 홍심을 감싸며 막아서는 원득.

머리는 기억하지 못해도 몸은 기억할 거라 했지, 나의 몸이 너를, 기억하는 것 같구나. 잠시 여기 있거라.


홍심과의 추억이 있었다고 믿는 마음은 아마도 사랑에서 온 것이리라. 지켜주려는 마음. 사람의 도리로 옆의 사람을 돕고 불의에 발끈 했던 것이 보편성에 기인한 것이었다면, 원득의 마음에 일대일(1:1)의 특수성이 생겨난 것이다.


지켜 주려는 마음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마음일 것이다.

서로를 도발하는 원득과 마칠.
니가 원하는 것이 눈을 까는 것이라면, 깔겠다. (눈 깔라는 말에 대한 대답)
너 지금 장난해?
장난 아닌데.


짧게 치는 원득의 대사에는 눈빛에 많은 말이 응축되어 있다. "장난 아닌데", "뭐라는 거야" 등에서도 알 수 있다. 그 눈빛은 재미일 수도 있고 슬픔일 수도 있고 분노일 수도 있으나 그만의 아이덴티티가 밀도 있게 담겼다. 앞으로 그는 더 나아가기 위해 힘을 빼는 연기를 하게 될 것 같다. 한 스테이지에서 다음 스테이지로 레벨업을 해갈 때 말이다. 지금이 나빠서가 아니라, 다음 발전이 너무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보다 나중, 6화의 후반부에 드러나는 내용이지만 이 때 원득은 마칠에게 '사내 대 사내'로 부탁을 하고 온다. 그 것이 마칠의 어느 부분을 건드렸는지는 모르겠으나 제대로 먹힌 듯 했다. 홍심에게 함부로 대하지도 겁박하지도, 팔아먹겠다고도 하지 않는다. 든든한 낭군의 역할을 뒤에서 자주 하는 원득이다.


연심의 첫 번째는 지켜주겠다는 마음이었다.

홍심이 원래 있던 자리에 없는 것을 알게 된 원득은 서둘러 찾아 나선다.
오라버니를 만났으나 사정이 있어 조금만 더 기다리기로 한다.
두 사람의 표정이 너무나 귀엽다.  마음이 산란한 홍심.
뭐래는 거야

저 방 안에서는 홍심이와 연씨가 이 곳을 떠나야한다는, 원득이와는 어차피 왕세자 때문에 한 가짜 혼인이었다는 이야기를 하는 중이었다. 드라마의 공식인 듯 비밀스러운 말을 하면서도 문을 열어놓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아 또 엿듣고 상처 받나 했는데. 이 부분은 거의 현실 실사판이다. 웅얼웅얼 하나도 안 들렸던 모양이다.


곳곳에 웃음 포인트가 있는 <백일의 낭군님>

낮에 시장에서 본 사내가 영 마음에 걸려 구돌에게도 급히 다녀온 원득. 홍심에게 다른 사내가 있었느냐 묻고 온다. 그리고 누군가를 그리워할 때 나타나는 표정과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릴 때 나타나는 몸짓을 하고 있는 홍심.


무심히 툭 건넨 꽃.

안타깝게도 이름도 거북스런 개오줌지린꽃이었고 꽃은 각자의 자리에서 가장 예쁘다는 말을 해주는 홍심.

홍심과의 시간을 기억해내고 있다고 믿는 원득. 그래서 전에 없이 노력하고 있다. 정말 충실히 노력한다. 구돌에게 조언도 구해가면서 말이다. 널 닮은 예쁜 꽃이라며 꽃을 꺾어다 분위기를 좋게 만드려 노력하나 아무래도 쉽지는 않은 일이다. 홍심에게는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니 말이다.

넌, 나를 보지 않는구나.

홍심의 눈에는 자신이 없음을 읽어버린 원득.

송주현에서 원득이가 홍심의 낭군으로, 송주현의 트러블메이커이자 해결사로 자리 잡아가는 동안

왕세자의 죽음으로 궐에서는 갈등과 번목이 한창이었다.


사대부나 고위 양반 층에서 아무도 죽지 않자 세자빈이 임신한 아이의 생부를 죽이라는 명을 내리는 김차언. 현재 왕의 옥좌에 벗의 심장을 꽂아 넣으며, 다시는 손에 사람의 피를 묻히지 않겠다던 맹세를 세자빈으로 인해 어기게 됐다고 말하며 분노를 드러내는 김차언.

그리고 중전.

보기 드물게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러니 하게도.

경거망동하며 일을 망치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의 아들을 옥좌에 앉히려 한다.

푼수기가 있고 어설픈 갑질 의식도 있는 인물이다. 사주에 아들이 없다는 것을 보고 중전으로 앉혔으나 사주를 속이고 그 자리에 들어간 것. 그 소중한 아들로 왕위를 이으려 하나, 쉽지 않다.

이미 잡힌 손을 어쩌겠느냐.

다시, 해결사로 자리 잡아가는 송주현의 원득.


예부터 문해력은 권력이었다. 그 어려운 한문이 쉬이 익힐 수 있는 한글 보다 지배층의 언어로 오래 쓰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지배계층의 언어를 그들끼리만 알아볼 수 있어야 그들이 '아랫 것'이라 생각하는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 먹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직관적인 말로는 등쳐먹기.


그들을 도와주며 미소가 입에 배이는 원득. 일하느라 많이 상한 노비의 손이 덥썩 들어와서 놀라다가도, 이미 잡힌 손을 어쩌겠냐며 두고 있는다. 원득에게 변화가 생기는 증거였다.

+

개인적으로, 6화의 41분 부분은 모두 봤으면 좋겠다.

약간의 다툼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에 홍심이 와서 개입하던 중 "마저 하던 잘난척이나 계속 해"라던 홍심이 원득의 불편함을 보고 "척은 빼"라고 말하며 웃는 걸 보더 원득. "웃네?"라 한다. 시비를 걸고자 하는 줄 알았던 홍심이 웃으면 어쩔거냐고 하니  "웃으니 예뻐서"란다. 짧게 지나가는 장면이었지만 킬링포인트였다는 생각이 든다.

먹구여어~

이 귀여운 친구는 한 번 씩 나와서 극의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해줬다.

등장하는 장면 중 원득이와 마주하는 장면의 코믹 케미가 상당했다.

연잎쌈밥이 아니냐며, 뭔가 익숙한 느낌적 느낌이라며 바라본다.

아무래도 연잎쌈밥도 쌈밥이지만 자기 끼니를 챙겨주라 먹구에게 일러놓고 간 홍심을 생각하는 눈 같다.

이 모습 왜이리 귀여운가.

다음 날, 홍심에게 낯선 사내가 찾아왔으나 그냥 보냈다는 말을 한 원득.

밤이 늦도록 돌아오지 않는 홍심을 찾아나선다.

넌 모를거야. 누군가를 간절하게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마음 아픈 일인지.
아니, 알 것 같다. 나 역시 평생 누군가를 간절하게 기다려왔던 것 같으니.


오해를 푼 둘.

홍심은 오라버니가 살아있음을 알게 되고 원득은 홍심이 기다리는 사람이 정인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여담이지만"손을 잡아도 된다 허락하지 않았느냐!" 하는 원득의 대사를 듣고, 도경수 배우가 사극에 참 잘 어울이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울림이 있는 낮은 목소리가 사극에 잘 들어 맞는다.  반면 남지현 배우의 긁는 듯 높은 목소리가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연심의 두 번 째는 꼭 잡은 두 손이었다.

손을 맞잡는 사이가 되었다는 것. 서로의 온기와 떨림이 전해지는 가장 작은 접점, 손.

스킨십은 접하는 면이다. 면이 닿으려면 점이 만나야 한다. 만나는 점은 만고불변으로 손이 아닐까 한다.

가까워짐의 필연적 과정이다.

몹시도 서글픈 눈을 하고서는 해마다 벚꽃이 필 때는 걸음을 멈추고 한참이나 바라보았던 율.

새끼 꼬는 법을 가르쳐 달라더니 새끼는 안 보고
홍심을 보는 원득

연심의 세 번 째는 떨어지지 않는 눈이다.

손으로는 계속 만질 수 없어도 눈으로는 어디든 닿을 수 있다.

가장 진한 연심은 눈빛에 있다. 부끄럽지만 직선적인 그 눈빛이다.


피터팬 컴플랙스의 <사랑의 첫단계> 에서도 보이는 문장.

"네게서 눈을 뗄 수가 없어."

계속 바라보다가 오라버니와는 어떻게 헤어지게 된 것인지, 내밀한 이야기를 물어보는 원득.

이 때 아마 원득에게 반한 홍심

해결완방의 일을 하러 양반 행세를 하는 원득.

그러나 그 사이 홍심에게 변고가 생긴다.


7화

원득은 양반의 말을 낚아 채서 홍심을 구하러 간다.

이미 난장판이 된 집

'얼굴이 제법 좀 삼삼해서, 재미를 좀 볼까 하는데'

홍심을 볼모로 잡고 있는 무뢰배의 말이다.


이 드라마를 보며 불편한 점 한 두 개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런 부분이다.

여주인공을 수동적이지 않게 그리려 했다는 작품인데 종종 희롱을 당하고 소유의 대상이 되는 등 '객화'되는 경우가 많다. 시대가 시대이니 현실적으로 이보다 훨씬 많은 희롱과 위기가 있었겠지만 본질이 시대를 그리는 데 집중하는 시대극에 있는 것이 아니라 두 인물 간의 감정이 우선인 것이 맞다면 굳이 들어가지 않았어도 될 단어나 말들이 들어간 것 같다. 또는 필요는 했어도 그렇게 까지 말하지는 않았어도 되었을 것들 말이다.

7화, 4분 지점 이 장면 pick!

맞으면, 많이,
아프그든.

아이돌이 맞긴 한가보다. 표정에 재간이 드러난다. 낮고 울림이 있는 목소리인데 리듬감이 뛰어나다.

홍심을 구하는 원득.

치마를 찢어 상처를 봉해주려는 홍심에게 원득

"몇 벌 되지도 않는 치마를 찢으면 대체 뭘 입으려구."이라 말하다. 그래도 치마가 뭐 중요하냐며 치마를 찢으려는 홍심의 머릿결을 쓸어내리는 원득.


점이, 선이 되는 즈음이다.


그리고는 "주막에서 보자"는 말을 남기고 무뢰배들의 뒤를 쫓는다. 쫓아가보니 현감과 박영감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눈치를 채는 원득.

원득을 기다리던 홍심.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본인이 아닌 다른 정인을 기다리는 몸짓과 눈빛을 한 홍심을 바라보는 원득이었는데, 이제 누가봐도 자신을 기다리는 홍심의 모습을 바라보니 입꼬리에 슬몃 기쁨이 스민다.

22분 정도.

아! 왜 누르고 그래애애애?


다친 율의 상처를 묶어주던 댕기가 생각난다. 그 둘의 추억이 다시금 겹쳐온다.

웃는 둘 , 너무 보기 좋다.

쏘 스윗한 '면'이다.

회상씬이었다.

그리고 무연과 소혜의 이 시작된 시점이었다.

현감과 영감의 눈에 가시, 관아로 잡혀간 원득을 찾아 간 홍심.

바로 어제 사내들의 싸움에 끼지 말라 했거늘 또 온 홍심.


원득의 불편함을 알 것 같다. 대본집을 읽다가 발견한 부분이다. 드라마에서 홍심이 왔을 때의 원득의 불편함이 에 걸렸는데 고초를 당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싶은 마음도 있었겠지.

그 사이 서원대군.

군부인 신씨의 일을 환기시킨다.

또다시 부인과 아들을 일을 것이냐며.

피......

당장 원득이의 목이 달아날 수도 있었을 상황,

암행어사가 출두한다.

또 한 번 위기를 함께 넘긴 둘.

홍문관 대제학의 자제를 불난리로 보낸 세자빈.

암행어사에게 치부책을 전해준 것이 홍심이라는 것을 듣게 된다.

원득이가 양인이 아닐수도 있고 예삿사람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누구냐고 묻는다.

원득 역시 홍심이 예사 양인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벚은 아니지만 매화가 수놓인 꽃신

그녀가 없을 때도 그녀를 생각하고, 그래서 웃음이 실실 배어나오는 원득의 얼굴.

정말 예쁘다. 사랑에 빠진 사람의 얼굴이란 것.

그 때 기억 잃은 율에게 화살을 겨누는 석화.


8화



활은 쏘아졌고 그 활을 피한 둘. 

사실 날아오는 활을 피한 것이 참,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다.

위기가 있어서인지 더 로맨틱했던 꽃신 장면. 

원득이 홍심에게 하는 첫 선물이다. 

잘 어울리는구나.

원득은 얼마나 기뻤을까. 

고백할 것이 있다고 하는 홍심에게, 그녀가 반가의 식이었다는 점을 고백하려는 것이냐 말한다. 딱 잡아떼는 홍심에게 말하고 싶지 않으면 그리해도 된다고 말하는 원득. 박영감도 방법이 있으니 신경쓰지 말라는 원득. 원득은 듬직한 낭군이 되고 있었다. 아쓰남이 아닌.

바람에 보리 내음이 실오니 참으로 향긋하구나. 내 너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과거는 잊었으나, 이 순간만큼은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가마를 타고 눈을 피해 궐에 들어가는 제윤. 

김선호 배우. 부드럽고 유쾌하다. <미치겠다, 너땜에> 리뷰글로 이 배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써봐야겠다.

밤 늦게 찾아온 구돌 끝녀 부부가 부르자 각방에서 나오는 둘.

느릿느릿 나오는 원득이 너무 귀엽다. 

아쓰남이 아니라 알모원 원득

알다가도모를 원득.

원득에 관해 묻고 다니는 석화.

나불나불 다 말하는 구돌을 나무라는 끝녀.

또다시 처와아들을 잃고 싶지는 않은 유약한 국왕.

폐서인만은 안 된다며 김차언에게 가서 부탁하였으나 돌아가서 기다리라는 답을 듣는 국왕.

홍심의 말대로 어사놀이를 통해 박영감에게 경고를 한 부부.

헤프닝이었지만 홍심과 원득의 마음이 너무나 이해되어 

어떻게 사람 목숨으로 장난을 치냐고 마음이 꽉 막혔던.

육전......

놀란 세 식구.

너무 마음이 놀라고 슬픈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홍심을 달래주러 온 원득.

많이 놀랐느냐, 왜 내가 잡혀가서 잘못되면 과부라도 될까봐?


이 상황에서 농이 나와?
지금 나에게 화를 내는 것이냐? 나 오늘 생일인데. 평생 옆에 있을테니 정하지 말거라. 너 두고 절대 어디 안 간다. 난 니 낭군이니까. 가자, 국수 먹으러


이 장면 pick! 8화 44분 경. 홍심을 달래는 원득. 도경수배우도 꼽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글로 옮겨 놓으면 주말 연속극에서도 나올 수 있는 대사 같은데 이 둘, 특히 이 대사를 주로 하는 도경수 배우의 완급과 강약 조절이 순식간에 가족극에서 로맨스로의 바꿈을 주도한다. 

말이 필요 없었다. 


연심의 네 번 째는 틀림없이 함께 할 미래를 그리는 것이다. 

이 둘 왜이렇게 귀엽고 난리..
함 엥겨보드라고! 잉! 잉?

기억이 있든 없든 서로를 좋아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선하다.

어허!!!

혼인을 했으면 합방은 당연한 일이라며 오늘은 보내지 않을 것이라는 원득. 

내가 진짜 홍심이고, 니가 진짜 원득이라면 어땠을까.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자 자꾸만 고민을 하게 되고 생각이 많아진다. 


연심의 다섯 번 째는 복잡한 마음과 고민이다. 

원득 역시 마음이 복잡하고 고민이 많아지는 것은 마찬가지.

구돌은 언제나 원득에게 연애 상담을 해준다.

댕기와 그네 등의 소재로 홍심에게 기억이 나는 것 같다 말하는 원득. 

그 중 댕기에 대한 기억은 율과 이서의 어린 날의 추억이었다.

소혜와 석화.

둘 다 이기적인 선택을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애달픈 둘이다. 

홍심의 말을 듣고 강건너 웃마을에 심부름을 하러 간 원득.


원득이가 원득이가 아님을 알게 된다.



둘이 연모의 마음을 갖게 되고 그 감정만을 온전히 느끼기도 전에, 원득이 원득이 아님을 알게 되며 위기가 온다. 다음 회차는 이 위기를 두 사람이 어떻게 이겨나가는 지 함께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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