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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록 Dec 16. 2021

군산(2018)

영화적 경험이란.

장률 감독의 영화는 줄곧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곳에 다녀온 적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현실과 상상을 처음 보기에는 느슨하게, 곱씹을수록 촘촘하게 연결해두었다.


정말 우연히, 브런치에 성실하게 글을 써보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쌓여있는 20개의 임시저장글(대부분 제목과 아이디어 그리고 두어 문단의 단상) 중 <군산>을 꺼내 들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이 영화를 보고 군산에 다녀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스마일라식을 하려고 날짜를 정할 때, 군산 여행에는 렌즈와 렌즈통을 가지고 가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빠르게 날짜를 잡았던 것을 보면 작은 연결고리라도 있는 것 같다.


공간과 시간, 느슨한 경계
이상야릇한 시간, 목소리
어떤 것이든 명확하지 않다.


이 영화에 대한 기록을 남겨보려 생각난 김에 한 번 더 보자 하고 한 편을 다시 재생했는데, 저번과 같이 이렇게 세 덩어리가 남았다.


공간의 모호성과 피아, 그리고 모든 구분느슨해진 세계를 넘어 다니는 인물들을 보고 있으면 그 위에 펼쳐지는 만남과 거기에 살을 붙이는 우연들의 흐름이 이 <군산> 전체를 휘감는다.



알고 지내던 남녀는 뭔가 묘한 감정과 취기의 충동으로 군산으로 향한다.

하지만 둘 만의 시간이 아니라, 이 둘 각각에게 새로운 자극이 되는 인물들이 추가되고 이야기는 함께 여행 온 두 사람 한 묶음의 경계를 풀어헤쳐 군산 바닥 여기저기에 흩뿌려둔다.

그러다 어느 순간에 갑자기 이들 개인, 그리고 둘, 또 여러 사람들과 접하고 있는 지점을 들춘다. 아주 들쑤시는데도 또 은은하게 보이는 희한한 방식으로.

전형적인 얼굴에 이면이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 그런 사람들이 한 데 얽히고 마주하는 장면들의 묶음.

* 군산이 어떤 도시였는지 하는 질문에 시간의 흔적이 남아있는 도시라 답한 이.


큰 변화가 없는 것이 진정성을 의미할 수 있는가?


* 윤동주와 조선족


윤동주와 조선족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직접적으로 던져온 메세지란 느낌이 들었다.


* 맺으며


정확한 맺고 끊음이 없어도 사람은 이어져 살아갈 수 있다. 무언가 또렷한 실체가 없어도 영화는 좋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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