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록 Feb 19. 2019

로맨스는 별책부록(2019), 속 아웃핏

01-06 이종석의 아웃핏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한 지 몇 주째다. 여느 때와는 조금 다르게 드라마의 내용보다는 '보이는 것'에 자꾸만 눈이 간다. 나중에 '드라마 속 눈길이 가는 것'  이런 느낌의 매거진을 만들어야겠다. 생각만 하다가 남겨 놓지 않으니 훌훌 잘도 휘발되는 것 같으니 일단 기록해두아야지. 이러다보면 언젠가 차곡차곡 더 다듬어진 글이 되어 있지 않을까. 옷을 보려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옷을 보다 보면 결국 사람을 보게 된다. 어떤 이의 아웃핏을 보게 되면 성향이나 마음이 가끔 보이는 것 같아서 그 얘기도 좀 하다가 또 조금 지나면 배우 이야기를 하고 있을 것 같다. 아주 조금의 드라마 줄거리와 함께.

이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의 주연은 이종석, 이나영.

하얗고 비율 좋은 둘이 나와서 일단 비주얼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연하가 잘 어울리는 여배우'를 주제로 생각을 해봤을 때, 송혜교는 생각한 만큼보다는 연하와의 케미가 약했고 그에 비해 손예진은 상당했다. 그리고 비슷한 나잇대의 이나영은 연하 배우와의 케미가 생각보다 좋은 쪽에 속하는 것 같다. 특별히 새롭다거나 관심을 끄는 전개가 아니라도 퐁당퐁당 거리는 둘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익숙한 얼굴들 + 반가운 얼굴

둘의 이야기 곁에 익숙하거나 반가운 얼굴들이 자주 나온다.

가장 눈여겨보게 되는 이는 단연 이종석이다. 멀끔한 그의 키와 얼굴은 최고의 마네킹이다. 옷을 아주 돋보이게 하는걸 보면 과연 모델이다. 이종석을 보는 시선이 어디 꽂히는가, 보면 얼굴보다는 옷에 꽂힌다. 그다음에는 그 착장과 만들어내는 그의 아우라를 보게 된다. 잘생겼다고 하기에는 어딘가 심심하지만 그의 도화지 같은 얼굴은 '이종석의 아웃핏'을 완성한다.

비슷한 조합에서 코트만 바꿔서 비슷한 조합도 한 번 더 선보인다.

셔츠 안에 목폴라를 겹쳐 입는 구성은 캐주얼하면서도 '비즈니스 워크웨어'로서의 관능을 잃지 않게 한다.



#1 책을 만드는 섹시한 남자

<로맨스는 별책부록>에서 이종석의 힘은 '편집장'이라는 직책에 기인한다.

책을 만드는 섹시한 남자. 자매품으로 '뇌섹남'이 있다.

긴장감을 잃지 않는 편집장으로서, 극의 가장 중심이 되는 도서출판 겨루에서의 이미지를 완성한다. 이는 극의 다른 쪽 중심인 강단이와 함께 있는 집에서의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면모를 표현하기에 더없이 좋은 외적 표현이다.


반가운 얼굴

여담) 박규영 배우를 다음에 조명해보고자 한다. 매력 있는 얼굴을 가진 배우라서 자꾸만 보면서 너무 반갑다. 김선호 배우와 박규영 배우가 함께 작품 하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편하고 청량한 로맨스로 4부작 드라마.

여배우들도 출판사의 매력적인 아웃핏을 놓치지 않는다. 송해린 대리 역의 정유진 배우. 이번에도 이종석 배우와 함께 찍는 드라마. 혹시 소속사가 같은지 보았는데 이 배우는 A-man 프로젝트, 정배우는 FNC로 소속이 다르다. 높지 않은 목소리 톤에 털털함과 육감적인 화려함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서 이 곳 저곳에서 꽤나 보게 되는 배우이다. 다만 시청자들의 전폭적인 지지(짠하든 정말 매력적이든)를 받지 못하면 캐릭터 범위가 너무 좁아질 수도 있을 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그녀의 연기, 특히 말투, 에는 특유의 '쪼'가 있어 보인다.

체크 패턴도 생각보다 많이 활용되고 있다. 가을에 가장 어울리는 조합인데 우리가 드라마를 보는 계절은 겨울이라 살짝 아쉬웠다. 초가을에 나왔으면 좀 더 시청자들의 의류 소비에 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체크는 마음을 사로잡는다. 체크는 유혹이다.

체크 아이템 하나로 무드를 강하게 내뿜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댄디하다거나 센스 있다거나 캐주얼하다거나.

검은 목폴라로 한껏 올라온 아웃핏의 텐션을 눌러주면서 블랙의 매력을 덧 입힌 정장이 인상적이다.


버버리나 닥스에서 체크 셔츠가 나오면 그렇게 마음이 사로잡히는데, 하마터면 원단 시장이라도 갈 뻔했다.

위의 사진에서는 더 잘 보였던 강단이의 '칙칙하다지만' 프렌치 시크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 착장.

그리고 그 옆에 아주 인상적인 이종석의 와인빛 슈트


여체의 곡선을 드러내는 밀착 드레스의 관능을 자줏빛의 의상들은 똑 떨어지는 직선으로도 곧잘 표현해낸다. 섹사하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스타일이지만 아무나 어울리기 어려운 답답하고 긴 원피스도 이나영이라 해내는구나.  

몸에 붙는 검은 티셔츠를 잠깐 마지막으로 이제 잠시만

집에서의 이종석.


그의 'cosy'를 잘 표현해준다.


일단 헤어 스타일에서부터 편안함이 보인다.

그냥 지나가기에는 너무 앵두 같은 아역 차은호.

아일랜드 무늬

마가일 패턴


저 패턴을 뭐라고 이르는지 심히 궁금해지는

'휘게 라이프'에 어울리는 니트도 종종 등장한다.

휘게 휘게!

이 장면의 인상적인 착장은

빛을 받으면 몸을 감싼 채로 빛나는 매생이색 자켓이다.


색은 가끔 어떤 무늬도 필요하지 않고 자기주장을 120% 해낸다.

출판사 대표마저 패션 철학이 있어 보인다.

하마터면 다시 주문을 넣을 뻔했던 이종석의 자켓


이 사진을 보고, 밤색 폴라는 정말 하나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옷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확실히 줄어든 피복비를 다시 활활 타오르게 했던 착장. 저번에 봤던 국내 모직사 겨울 한정 원단이 아니었나, 싶다.


입혀놓기만 하면 옷을 빛내는 마네킹이다, 이종석은.

껴서 다시는 입지 않을까 생각했던 흰 바지마저 찾으러 가게 한다.

집에서는 주로 오버 사이즈의 니트를 입는다.

가끔 아우터마저 빅 사이즈이다.

옷 선생님이 오버사이즈 아우터를 주로 입으셔서 많이 생각났던.

저 정도 어깨가 있는 사람이니 옷에 묻히지 않을 수 있구나는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이 드라마 속 패션에서는 색이 조금 도발적이나 싶으면 부드러운 색감으로 무드의 균형을 맞춘다.

'소프트 터치'를 통한 균형을 잘 맞춘다.

왼쪽은 원체가 부드러운 색이라면

오른쪽의 다홍이 드세지 않고 새초롬하게 표현될 수 있는 것은 부드러운 터치로 농도를 조절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투 샷이나 전체 착장에 이질감 없이 눈에 띄는 색상이 들어간다.

이러한 균형은 극의 분위기에도 잘 녹아든다.


둘의 정다운 시간을 표현했다.

옷 선생님이 생각나는 빅사이즈 아우터 2


다음 겨울에는 내가 만든 체크 코트를 꼭 입고 다니겠다.

이 신에서의 인상은 강단이의

카키 + 청량한 블루 착장이다.

저 파랑을 이르는 색상명이 있는데, 좋아하는 색의 색상명도 지금 기억해내지 못하다니.

편한 듯 매력을 가는 길마다 흘리고 다니는 강단이의 인물 특성은 아웃핏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대놓고 유혹하는 블루에 편하디 편한 카키 점퍼라니.

이 신은 그같이 티 없이 좋고 흰 피부에 어울리는 라임색 니트가 포인트.

6화까지의 진행 중 마지막 신은

조금 더 통통 밝은 코트.


그의 통통 튀는 마음을 표현한 듯 오렌지의 경쾌함이 잘 표현되었다.

너무 귀여워

한 사진씩 보다 보니

의상이 영화 드라마를 막론하고 표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그리고 그 표현이 잘 된 드라마일수록 외면적 트렌디함이 살아나는 것 같다.


조만간 또 기록해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미성년 (2019), 연결과 연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