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올림단상

<in스타 전성시대>

‘인피니티풀’ in ‘히든 클리프’

by 최올림

직장생활 20년과 조만간 4번째 회사의 입사를 앞두고 현 직장을 마무리하는 가운데.. 온전히 나를 찾기 위해 홀로 방문한 제주도


처음엔 나홀로 여행이라 깨끗하고 저렴한 숙소를 염두에 뒀는데 그래도 인생여행이라며 의미부여를 한 순간 나도 모르게 럭셔리한 2박 3일을 감히 꿈꿨다


누가 봐주는 것도 아니고, 그저 편히 쉬면서 나홀로 혼맥 하는 공간일 텐데 그래도 나 자신에게 열심히 살아왔다고 선사한 선물이었기에 침~딱 삼키고 제 수준에 과분한 호텔을 골랐다


그곳이 바로 ‘히든 클리프’

전 몰랐지만, 이곳은 이미 2030 사이에선 인스타그램 업로드를 위해 즐겨 찾는 바로 국내 최대(?)의 인피니티풀이 있는 유명한 숙소였다

‘그래 봤자지~ 뭐 있겠어… 아… 묵을 곳을 잘못 선택한 걸까….’라고 생각했지만 당도하자마자 기우임을 절실히 깨달았다


분화구처럼 숲 속 둥지 모양으로 둘러싸인 숙소 앞에 자리한 인피니티풀은 크기며 / 주변 경치며 / 썬베드까지 그냥 지나가다 멈춰 셔터만 누르면 되는 촬영지 itself였다

40대 중반 아재가 있기엔 좀 뻘쭘하기도 했지만, 젊은이들이 각양각색이 아닌 천편일률 포즈로 수영장과 주변을 벗 삼아 찍는 사진들은 딱~~ 봐도 인스타그램용이었다


물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하는 나도 몇 장 건졌다… (성에는 안찼지만 ㅎ)


수영장은 원래 수영하는 곳이고, 썬베드는 본래 썬텐하며 잠시 쉬는 장소일 텐데 여기선 이들 각각이 주인공이었고 무대 소품 그 자체였다

‘주객전도’와 ‘본말전도’ 사이라며 잠시 착각에 빠지기도 했지만, sns 시대에 사진 한 장 아니 몇 장 아니 수십 장을 건지기 위해 찾는다는 ‘히든 클리프’야 말로 꼭 한번 가볼만한 호텔이었다


사계절 온수 속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는 홍보문구마저 신문 사회면에 실리는 팩트 몇 줄과 같았고, 별 것 없는 듯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자연 속 아열대 기후를 흠뻑 맞으며 원시림 속에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조경은 예술 그 자체다

‘아~ 이래서 여길 오는구나…’ 불과 한 시간여 만에 내 고개는 나도 모르게 끄덕이고 있었고, 가족 단위 관광객보다는 젊은 커플 아니면 여자 친구들끼리 온 무리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40대 아재가 굳이 의미 부여하며 찾았던 이곳, 사실 와이프가 추천해줘서 맘 편히 쉬라고 해서 예약한 이곳이 한 동안 생각날 것 같다


헤엄을 아주 잘 치지는 못하지만 콧노래 부르며(물론 마스크 끼고) 하늘 보고 디톡스 했던 이 호텔, 가격대가 제법이긴 하지만 추억 한 줄 새기고자 한다면 감~~~ 히 강추 올린다!


2021년 무더운 여름 중턱에서…by 최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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