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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올림단상

[PRist 올림의 직딩 이야기]

‘존버’는 승리한다? 아닙니다!

by 최올림

<존버는 승리한다> 마치 미생 명언처럼 내려지는 전래동화 한 구절도 아니고 위인의 격언도 아닌데.. 언젠가부터 직장인 제1의 명심보감이 됐습니다


‘존버’..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나올리가 없겠죠? 혹자는 이제 고인이 되신 소설가 이외수 선생님께서 작명했다고도 하고, 그저 항간에 떠도는 신조어라고도 합니다만~ 그게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비속어지만 ‘*나게 버틴다’는 뜻으로, 참을 인 세 번 아니 수십번을 쓰며 힘든 회사생활을 이어가는 ‘좀비’같은 존재를 칭하는 대명사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좀비’ + ‘존버’ = ‘좀버’라고도 불리우는데, 우리 굳이 그럴 필요는 없겠지만 자의반 타의반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냉혹한 팩트는 직시하셔야 합니다


자, 다시 돌아가서 존버는 승리한다구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필자는 감히 말씀 드립니다. 절대 이길 수 없으며 사실 저 함축된 뜻은 ‘(승리할 때)까지, 즉 (답을찾을 때)까지 버티고 또 버티라’는 일종의 주문입니다.


글자 그대로 해석해서 정말 버티기(만) 한다면 위너가 될 것이라고 착각해선 안됩니다


오늘도 위대한 발자국을 한 걸음 더 내딛고 계신 우리 미생 여러분!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했지만 가급적 피하시길 바라고 / 답 없이 그저 시간만 보내고 세월을 낚는 어부가 되면 안되고 / 늘 탈출하고 벗어나고 힘겹지만 물밑 백조의 발처럼 항상 움직이셔야 합니다


당장 어찌할 도리가 없을 땐 잠시 곁눈질도 좋습니다. 그동안 못했던 취미생활에 몰두해도 좋고, 자격증 한 개 정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준비하셔도 좋고, 바쁘단 이유로 충실하지 못했던 가족과 가정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승화의 시간으로 삼으십시오


그게 말이 쉽지, 당장 죽겠는 걸 어찌해야 하냐고 반문 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그럴 때 저 잘못된 주문(‘존버는 승리한다’)을 읊조리며 새로운 각오를 주입하십시오


존버는 승리한다가 아니라 승리할 때까지 존버하는 것입니다. 말장난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엄밀히 말해 ‘아’다르고 ‘어’다른 것입니다.


그렇다고 현재 맡고 계신 일을 대충하시란 말씀은 아닙니다. 반드시 처리해야할 본연의 업무는 힘들겠지만 한 숨 한번 쉬고, 먼산 한번 바라보고, 쉼호흡 크게 들이킨 채 진행하십시오. 멈추면 보이는 것들이 있지만 멈추면 끝일 수도 있습니다


세 번의 이직으로 네 번째 회사에 몸담고 있는 저 역시, 그런 순간이 있었습니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미생 특유의 스폰지 정신으로 스트레스는 흡수하고, 우리 다시 튈 그 순간을 꿈꾸며 오늘 하루도 용수철처럼 퍼덕이는 역동의 존버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http://www.ziksir.com/news/articleView.html?idxno=24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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