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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올림단상

[PRist 올림의 직딩 이야기]

싸이월드(cyworld)의 귀환

by 최올림


‘판도라의 상자’… 오픈을 망설이고 계신가요?


며칠 전 아이가 저희 부부가 하는 말을 순간 엿듣고 이렇게 되묻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게(싸이월드) 판도라의 상자야?”


저는 순간 두 가지에 놀랬는데, 하나는 초5 아이가 싸이월드가 뭔지 인지하고 있다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왜 판도라의 상자인지 질문했다는 사실입니다


“그게… 음….. 저도 모르게 순간 망설이다… 아주 예전 사진이다 보니 다시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을 텐데 그걸 다시 볼 수 있게 되었으니 하는 말이지~”라고 답했습니다


오늘도 인스타그램에 사진 올리는 당신,

오늘도 페이스북에 일상 잡념 업로드한 당신,

오늘도 블로그에 각종 글과 그림으로 채운 당신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던 10여 년 전 sns의 원조격인 ‘싸이월드’가 마침내 복구되며, 주변 많은 미생들이 때론 기뻐하고 간혹 슬퍼하며 일희일비 중인 모습이 넘쳐나는 요즘입니다.


저 역시 풋풋했던 연애 시절 사진 한 장에 웃음 지었고, 지금은 많이 약해졌지만 여느 닭살커플 못지않은 포즈를 취하던 그때에 미소도 머금었습니다.


반면 튀어 나오지 않은 제 배가 훤히 드러나는 수영장 사진에 쓸쓸해졌고, 신혼시절 애 둘 데리고 낑낑대며 여행한다고 분주하던 그 힘겨웠던 시간도 되새기며 이제는 제법 성장한 아이들이 있기에 현재의 여유에 고마움도 느꼈습니다.


혹자는 지금 와이프가 아닌 예전 여자 친구 모습에 말싸움도 했다곤 하지만 사실 이 마저 추억으로 승화할 수 있는 우리가 아닐는지요. 너무 감성팔이일까요?


아직 싸이월드 복구를 망설이고 있는 당신, 막상 열어보면 돈으로 살 수 없는 기억과 / 다시 돌아갈 수 없지만 돌아간듯한 착각과 / 꼰대가 아닌 꼰대가 되어 그땐 그랬지를 반복하며 한바탕 웃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망설이고 있다면 모르긴 몰라도 뭔가(?)가 있어 정말 열고 싶지 않은 상자겠죠?


언박싱의 순간, 그 찰나의 설렘을 다시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가슴 떨림과 두근거림이 사라진 요즘이라면 더더욱 말이죠…


돈이면 다 될 것만 같은 세상이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과거를 느낄 수 있습니다. 현재보다 더 현재 같은 착시효과의 힘으로 오늘 하루도 멋지게 / 다르게 / 제대로 버텨내는 우리 위대한 미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http://www.ziksir.com/news/articleView.html?idxno=24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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