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행복’하기 위한 ‘아이러니’(irony)>
중학생 시절… 이른바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건 좀 오버네요 ㅎ) 당대의 히로인, 바로 이미연 배우가 제가 다니던 중학교에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란 영화 촬영을 위해 들른 적이 있습니다.
까까머리 소년들로 가득찬 교실 내외는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고, 그녀의 숨소리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저를 비롯한 그 시끄럽던 녀석들도 모두 조용히 숨죽여 지켜봤던 추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50을 목전에 둔 지금, 그 때 그 영화 제목처럼 ‘행복’은 ‘성적순’이 아님을 절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우리 하우어 형님께서 다시 말씀 하셨습니다. “행복하기 위해 행복을 제거하라”구요.. 이 무슨 반어적 표현이란 말입니까! 아니 행복 하기 위해 그 행복을 없애라니~ 아무튼 정말 싫어할래야 싫어하기 쉽지 않은 철학자임에 분명합니다. (정말 몬가 있어 보이지 않은가요?)
<쇼펜하우어 인생수업>(김지민 엮음, 주식회사 하이스트그로우)에 따르면 ‘행복을 추구하는 이들의 목표는 거의 비슷하고 따라서 그러한 목표들은 멀리서 보면 다 비슷해 보인다’고 했습니다. 당연하죠. “나는 부자가 될 것이다”, “나는 아주 건강해질테야“, ”우리 이번 목표 꼭 초과달서해야해”…등등
그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들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대동소이하게 정해집니다.
이 책은 고약한 말장난처럼 들리겠으나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겠다’ 대신 ‘가난만은 피하겠다”로 그리고 ’건강하겠다‘ 보단 ’아프지 말자‘라고 정의해 보자는 식입니다.
“말 그대로 행복과 친한 단어들을 지워버리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덧붙입니다.
어떤 사안이 있을 때, 상시 유사한 구조와 플롯 그리고 스토리의 대중문화 콘텐츠를 떠올리는 습성이 있는데 이승기의 <삭제>란 노래, 정우성 주연의 <내 머릿속의 지우개> 나아가 뭐든 반대로 하는 ‘청개구리’ 동화마저 떠올랐습니다.
뭔가를 얻고 유지하기 위한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 수단은 ‘버림’이라는 아이러니. 큰 기대효과 대신 포기즘을 통한 ‘중용‘이란 미덕을 강조했던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형님
연극이 끝나고 무대가 철거될 때 딱 거기까지의 ’감동‘을 갖고 집으로 돌아가는 관객들이 있는 반면, 너무 큰 사고로 공허함 내지 적막감으로 중무장해 귀가하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제가 일전 강조했던 무념무상의 최고봉인 ‘무심’과도 어찌 보면 일맥상통하는 것 같네요.
예전에 말이죠~ ‘아이러니’와 ‘역설’이 헷갈려서 백지를 꺼내 놓고 백번 암기하면서 밑줄 긋고 외우던 때가 있었는데…
이젠 확실히 알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바로 우리나이 오십살을 ‘지천명’이라고 부르는게 아닐까 합니다
#이세상서저를가장행복하게해주는음식은한우도뷔페도아닌바로떡볶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