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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세에서 살다 9

2016 가을 미국 학교 이야기

by 봄날의 소풍

9학년인 큰 아이 학교에서 음악회를 했다. 참 신기하다. 완벽한 연주도 아닌데 듣는 이는 신난다. 곡 선정들이 참 멋있다. 합창, 관현악 지휘자들은 음악교사다.

그들의 역량이 본받을만하다.. 내년에도 이럴까? 한국에서 섰던 자리를 이제는 관객이 되어 앉아서 보니 참 신기하다. 나를 돌아보게 된다. 그런데 나에게 늘 남는 건 수업에 대한 갈망이다. 휴직이라고 놀기만 하지 말고 수업과 교육과정 그리고 교사에 대한 고민들을 여유 있게 해 보자. 3년 후 내가 가야 할 곳은 학교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합창은 천사노래 같다. 어떤 이들은 듣기 가북 하다 하는데 난 전혀 그렇지 않다.


'제 버릇 남 못준다'라고 유독 이곳 학교에 대해 관심이 가기 시작한다..

1.Back to school night
학기 시작하고 3주쯤 되면 과목별 교사가 대략적인 교육과정 설명을 하는 날이 있다. 숙제 및 성적, 주의 및 강조사항 등을 안내한다. 학부모들은 학교 안내도를 보고 자녀의 시간표에 맞추어 강의실을 찾아가며 담당교사를 만난다.
이동하며 아들의 발자취를 느낀다.
이런 곳에서 공부하는구나.. 이렇게 이동하겠구나..

한 학교에서 십 년 이상씩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본교 출신 선배교사도 꽤 있다. 세월의 흔적들과 자료들이 강의실에 묻어난다.

한국에서 학교 근무할때 매년 새학기마다 하는 학부모 총회에 나는 갈증을 느꼈다. 누가 학부모 회장을 할지. 교통봉사를 할지 첨 보는 엄마들과 담임과의 어색한 자리..그것이 교육의 본질이 아닌데 말이다.


교사로서 해당학년의 특성. 교육과정에 대한 상세한 안내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를 늘 고민한다.

2.School loop
과목마다 숙제. 수행평가에 대한 피드백이 일목요연하게 학부모에게 매일 메일로 온다. 이러한 것들이 누적이 되어 학기말 성적이 된다. 내 아이의 학습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다.학기초엔 모두에게 100점을 지급한다.그런데 결격사유가 있을때 마다 점수를 깎아간다.어찌 보면 잔인한 스스템이다.89점으로 아깝게 B가 될때가 많았다.깍인 점수는 회복이 어렵다. 볼때 마다 긴장되는이유다.

4.Tutorial
1교시전이나 방과 후 선배 자원봉사자나 교사들이 특별 지도를 해주는 제도다. 숙제를 돕던지 모르는 것을 알려준다. 학습자가 의욕만 있다면 따로 학원을 가지 않아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다.

5.Club
점심시간등을 이용해 취미 활동을 한다. 약 70개 정도의 동아리활동이 있는데 대학 진학에도 어느 정도 참조가 된다. 지호는 로보틱스와 컴퓨터 쪽을 가입했는데 매우 만족!

6.After school sports activity
방과 후 선택하는 운동. 학교별로 경기도 한다.
지호민호는 11월에 있을 농구. 축구를 기다리는 중.



7.Credit & Course schedule
졸업하기 위해 과목별 이수할 학점의 기준을 놓고 과목의 난이도에 따라 시간표를 정한다. 선택 과목들이 많아 수업을 흥미 있게 듣지만 교사에 따라 평가도 숙제도 개성 있다.

이제 학교 다닌 지 한 달도 채 안되어 애송이 학부모지만 분명 한국에도 벤치마킹할 만한 요소들이 많다는 걸 느낀다. 물론 대학 입시와 연결하여 많은 상황이 다르겠지만 배움의 즐거움과 앎의 과정에서 오는 희열이 얼마나 중요한가..

가르치는 자리에서 한 발짝 물러선 요즘...
진정한 학교 교육에 대한 고민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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