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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의 소풍 Feb 25. 2024

태평양 어디쯤에 있는 부모 5

2.13(화)지영이를 만나다

지호랑 아침에 황태콩나물국을 먹었다.차려주는 아침을 이렇게 잘 먹을줄이야..마음이 또 짠해온다.쓸데없이..


아침에 민호 학교 드랍 해주고 IKEA에서 민호 매트리스 topper를 살펴봤다. 시나몬은 역시 아이케아 시그니처다. 남편의 최애 주방 조리도구인 스텐 집게 구매를 막았다. 한국집에 있어야할 텐데 살짝 염려된다. Topper는 마땅치 않아 결국 아마존에 오더했다. 


집에서 지호를 만나고 점심으로 떡볶이를 먹었다. 석관동 핫떡볶이라 매운걸 샀다고 남편에게 뭐라 했는데 케찹넣고, 양배추,계란, 소세지 넣고 만들었더니 맛난떡볶이가 되었다. 

웬일로 츄리닝 바지가 아닌 면바지를 입는다. 지영이가 츄리닝바지를 별로 안좋아한다고. 작아보여서 유니클로에 가서 바지 몇개와 셔츠를 사주었다. 훨씬 낫다. 

저 하얀통 안에 구입할 옷을 넣으면 자동으로 금액이 계산되는 신기한 유니클로 시스템.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기업은 아니지만..

코스트코에서 어머님이 부탁한 꿀을 샀다. 코스트코는 5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퀴노아밥

이랑 지호 음료를 샀다. 집에 와서 좀 쉬고 BREA Olive fit이라는 지중해 식당으로 갔다. 우리보다 지호가 더 긴장하는 눈치였다. 자기 여자친구에게 뭘 물어볼지 말해달라고 한다.자기가 먼저 검열을 해보겠단다.우리는 기가 막히고 웃겨서 한참을 웃었다.몇 가지 우리가 알아야 할 만한 참고사항도 가는 차 안에서 말해 주었다. 식당에 먼저 와서 기다릴 줄 아는 지영이는 참하고 예쁜 착한 친구였다. 상냥하고 웃기도 잘하고 조곤조곤 말도 친절하게 잘 한다. 지호 어린시절이야기도 하면서 사진들도 보여줬다.지호가 왜 좋으냐고 물었다. 무엇보다 자기를 더 가치있게 만들어주고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어줘서 좋다고 한다. 부모가 들어도 멋진 대답이었다. 


 케밥은 피타와 함께 나왔다. 칼라마리가 바삭하고 맛있었다.무엇보다 지영이 접시에 칼라마리 한개를 먼저 얹어주는 내 아들의 모습이 신기하기만 했다.

남편은 문어요리를 주문했다. 3년만에 대학을 졸업하고 혼자 뉴욕여행을 다녀온 당찬 친구다. 지호 어릴 때는 어땠는지, 우리는 어떻게 만났는지 이것저것 예쁘게  물어본다. 지호 어릴때 사진도 보여주며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영이가 밥을 먹고 디저트를 사줬다. 저녁을 얻어먹었으니 후식을 사고 싶다고 극구 이야기하는 모습이 밉지 않았다.새콤한 아사히베리를 초콜렛으로 입힌 아이스 디저트였다. 다음날은 발렌타인데이지만 엄마와 시간을 보내고 다음주에 저녁을 같이 먹는다고 한다.예쁜 노란 장미 스무송이를 선물로 주었다.여러모로 예쁜 아이였다. 무엇보다 두 아이가 서로가 웃으며 배려하고 좋아하는 모습이 보이니 흐뭇했다. 처음으로 느끼는 묘한 감정이다.많이 컸구나.우리 아들..

살짝 부모에게서  떨어진 느낌인데 싫지 않았다.여자친구에게 의젓하고 다정해 보이는 지호가 조금은 낯설지만 흐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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