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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Jun 26. 2015

사진에도 철학이 있다.

영국의 자나 브리스키(Zana Briski)라는 여자가 있습니다.

그녀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신학과 종교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뉴욕의 국제 사진센터에서 다큐멘터리 사진을 공부했습니다.


흔히들 사진을 찍는데 신학과 철학이 무슨 필요가 있나 생각합니다.
그저 취미 삼아서 찍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요즘은 핸드폰에까지 카메라가 달려 있어서 전 국민이 사진가라고 주장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자나 브리스키는 생각을 달리했습니다.
사진은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표현하는 훌륭한 수단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글을 써서 자신을 표현하고, 어떤 사람은 그림으로, 어떤 사람은 음악으로 자신을 표현합니다.
자나 브리스키는 사진으로 자신을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그녀가 사진을 배운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습니다.

그녀가 사진을 배운 후 영아 살해에 관심을 가지고 처음으로 인도를 방문한 것이 1995년이었습니다.
그리고 1997년 다시 인도를 찾아 캘커타 홍등가 성매매 종사자들의 실태를 조사하고 사진을 찍고자 방문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계획대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성매매하는 곳은 모든 범죄의 온상과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남자도 아닌 여자의 몸으로 세계 최고로 험악한 인도의 홍등가를 사진 찍겠다고 하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한 계획이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홍등가를 일 년 동안 배회하였습니다.
그녀가 홍등가 주위를 매일같이 서성일 때에 호적도 없이 홍등가에서 태어나 학교도 다니지 못하던 꼬마 아이들이 이방 여인 곁에 몰려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에 대하여 관심을 가졌습니다.
어디서 왔는지, 어깨에 메고 있는 카메라는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거기서 그녀는 번득이는 영감을 얻었습니다.

그녀는 몰려오는 아이들에게 불과 2달러짜리 자동 카메라를 사주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사진 찍는 법을 가르쳐 주고 집으로 돌려 보냈습니다.
아이들은 카메라를 가지고 지금까지 그 어느 사진가도 찍어보지 못한 홍등가의 내밀한 실상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찍어온 필름 중에서 자나 브리스키는 작품이 될만한 사진들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그 사진들을 미국에서 전시하였을 때 엄청난 반응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비록 자나 브리스키는 사진 한 장 안 찍었지만 그녀의 계획과 생각은 큰 성공을 만들었습니다.
인도의 홍등가 아이들을 위한 후원금이 수백만 달라가 모금되었습니다.
그리고 로스 카우프만이란 영화감독의 제안으로 찍힌 사진을 재구성하여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자나 브리스키와 로스 카우프만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가 바로 "꿈꾸는 카메라 : 사창가에서 태어나"란 것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2004,2005년 아카데미우스 다큐멘터리 부문 대상을 2년 연속 타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생각과 계획은 사진으로 표현되었고, 마침내 '카메라를 든 아이들'(Kids with Cameras)라는 NGO단체를 만들게 되었고, 이 단체는 학교도 다니지 못하는 세계의 불우한 어린이들에게 카메라를 가르쳐줌으로써 새로운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고 있습니다.

취미의 사진이 아닌 생각이 있고 철학이 있는 사진은 놀라운 힘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진을 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사진들을 보면 참으로 마음이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그리스도인은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무장된 그리스도인은 신학과 철학이 준비되어 있는 것입니다.
특별히 선교사님들은 그런 의미에서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소명과 비전에 따라 세계 각지를 흩어져 불우한 이들을 이모저모로 도와주고 있습니다.
선교사들의 사역 현장은 그 어느 누구도 접촉할 수 없는 선교사님만의 사역 현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말로만이 아니라 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자나 브리스키 이상의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사진에 여러분의 신학과 생각을 담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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