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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Jun 27. 2015

사진은 표현이다.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을까요?"

"사진은 자신이 본 것을 잘 찍으면 됩니다."

사진을 처음 시작할 때 나의 스승이 한 말이다.

우문현답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 자기가 본 것을 카메라로 담아낸다.

아름답다고 생각해서 셔터를 누르기도 하고, 자신의 발자취를 담아내기 위해서 사진을 찍기도 한다.

어느 날 내 앨범에 쌓여 있는 사진을 뒤돌아보면서 과거를 회상하고 추억하기도 한다.

  

그런데 정말 사진을 잘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사진도 글과 같이 일종의 자기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사람은 모두 글을 잘 쓰기를 소망한다.

그만큼 자기를 잘 표현하고 싶은 것이다.

자기 마음, 자기 생각, 자기 느낌들을 글로 잘 나타내고 싶은 것이다.

따라서 사진 역시도 마찬가지다.

내가 보았던 것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 사진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받아 쓰기를 잘한다고 해서 글을 잘 쓴다고 말하지 않는다.

문법에 딱 들어맞는 글을 쓴다고 해서 잘 쓴다고 하지 않는다.

나만의 감성과 시각과 사상을 품어내지 못하면, 결코 글쟁이라 말할 수 없는 것과 똑같다.

그래서 4000만 명이 카메라를 가지고 있지만, 정작 사진작가는 매우 희귀한 현실이다.

나 역시도 카메라를 들고 다니지만, 사진작가라고 불려질 때가 가장 부끄럽다.

아직까지도 사진으로 나를 표현하는 것이 너무나 미숙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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