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라면서 아버지에게 칭찬을 받아본 적이 별로 없다.
대학 다닐 때 수석 장학금을 받아와도 아버지는 단 한마디 칭찬하지 않으셨다.
칭찬하면 교만할까 걱정하신듯 하지만,
아버지의 기대와 욕구를 만족시킬 수 없음을 깨닫는 순간, 나는 한없는 무력감에 빠지게 되었다.
반에서 10등만 해도 너무 기뻐 춤추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반에서 1등을 했는데도 전교 석차가 맘에 안 든다고 슬퍼하는 학생이 있다.
인간은 결코 완벽하거나 완전한 존재가 아니다.
그런데도 완벽을 향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며 “I am still hungry”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대개 그런 사람들이 뭔가 큰일을 이루어내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이 과연 행복자일까?
작은 일에 기뻐할 줄 알고, 타인을 따뜻하게 품을 줄 알고,
서로의 부족한 면을 함께 나누고 채워줄 줄 아는 사람,
서로의 잘못을 용서하고 웃어넘길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행복자가 아닐까?
성공하기 위해서 주변의 모든 것을 냉철하게 잘라버리고,
승리하기 위해서 남을 짓밟고서라도 올라서야만 하고
완벽하기 위해서 자신과 타인에게 모질게 채찍질하며 달려가 혹 성공을 이룰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의 성공을 진정한 성공이라 할 수 있을까?
'권력은 나눌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최고의 자리는 결국 하나뿐이다.
그는 그 자리에 앉아야만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난 그런 것은 반쪽자리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것을 함께 누리며 즐거워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그 자리에 서서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솔직히 그 정상의 자리에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가갈 수 있을까?
정상의 자리에 서려고 몸부림치다 서보지도 못하고, 친구도 이웃도 다 잃어버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 의미에서 나는 사도 바울이야말로 성공자요 행복자라고 생각한다.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빌4:12)
그가 쓴 편지 뒷부분에는 항상 그와 함께 생사고락을 같이했던 동료들의 이름을 길게 나열한다.
그는 결코 홀로 기쁨을 누리는 자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