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뮤직 네버 스탑’(The Music Never Stopped,2011)이란 영화를 보았다.
2011년 제천 국제 음악 영화제에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영화이다.
이 영화는 뉴욕 의대 교수인 올리버 색스의 저서 ‘화성의 인류학자”에 실린 “마지막 히피”를 원작으로 하여 영화를 만든 것이다.
세계적인 신경 인류학자인 올리버 색스 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모든 음악에 반응한다.
그 음악들은 기억을 상기시키고 감정들을 떠오르게 하며, 어린 시절에는 음악을 통해 그 시간을 기억한다.
이처럼 음악을 통해 특정 순간을 떠올리는 것은 기억상실 환자에게도 가능한데, 일반인들이 보기엔 매우 놀라운 일처럼 느껴질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를 돌보는 동안 마치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음악을 통해 벌어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 러시아 작곡가인 비사리온 셰발린(Vissarion Shebalin1902-1963)은 오십 대에 뇌졸증을 두 번 겪었다.
그는 대화나 말뜻을 이해하는 게 불가능해졌다.
그런데도 음악 수업을 하고 작곡도 하였다.
음악이 뇌 활동을 촉진시킨 것이다.
영화는 가출한 지 20년 만에 아들이 뇌종양 환자가 되어 돌아오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기억을 주관하는 뇌의 상당 부분을 제거한 후 아들의 재활을 위하여 아버지는 음악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 음악 때문에 아들과 충돌을 거듭하면서 결국 가출하게 되었는데.
심장병으로 죽어가는 아버지는 아들의 음악을 이해하기 위하여 그렇게 싫어하던 로큰롤을 듣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들과 마지막 아름다운 추억을 만든다.
기억이 멈추어버린 아들은 아버지의 헌신적 노력으로 점점 회복되어 가는데 아버지는 그 모든 것을 지켜볼 수 없었다.
아버지는 죽어가고 있었다.
한 세대는 가고 또 다른 세대는 오는 법이다.
자녀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들이 꼭 보아야 할 영화이다.
자녀와 함께 만들어 가는 추억들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너무나 감동되어서 사무실에 홀로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