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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Oct 18. 2015

속일 궁리만 하지 마라!

"의인의 생각은 정직하여도 악인의 생각은 속일 궁리만 한다.” - 솔로몬의 잠언


예전에 시골 사람들끼리 “서울에 가면 눈 뜨고 코 베어 간다.”는 말을 하였다.  

서울 사람들이 얼마나 약아빠졌는지, 다른 말로 말하면 얼마나 사람을 잘 속이는지 눈 뜬 사람의 코를 베어 간다는 풍문이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 1952~)

존스 홉킨스 대학 프랜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 1952~) 교수는 그의 책 ‘트러스트’에서 한 나라의 경제는 규모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문화적 요인이 있다고 설명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상호 신뢰다.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공동체간에 암묵적인 신뢰가 형성될 때 건강한 성장을 이룬다는 주장이다. 

나름 의미 있는 결론이고 평가라고 생각된다. 

한 나라의 국력, 경제력은 단순히 물질로만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가 얼마나 신뢰성이 있느냐로 판가름난다. 

1995년 후쿠야마 교수는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신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하였다. 

20년이 지난 오늘 우리나라의 부패지수는 얼마일까?

홍콩 정치경제리스크컨설턴시(PERC)의 ‘2014년 국가 부패 수준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아시아 각국을 조사하였다. 

그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부패지수는 7.05이다. 

보고서는 지적하기를 “선진국이라고 하는 한국은 개발도상국의 부패 수준이 남아 있는 유일한 국가”라고 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은 7.10, 필리핀 7.85 캄보디아 8.00으로 나와 있다. 

대한민국은 10점 만점에 7.05라는 높은 점수를 당당히 받았다. 

싱가포르 같은 경우는 1.06으로 1등을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부패점수를 보면 앞길이 까마득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국가 청렴도 지수를 발표하는데 여기서는 10점 만점은 최고로 좋은 점수다. 

2013년 통계를 보면 독일은 7.8, 일본은 7.4, 대한민국은 5.5를 받았다. 

5점대와 7점대라고 하니까 비슷해 보이지만, 아프리카 르완다는 5.3, 말레이시아 5.0을 받았다. 

자 그럼 여기서 독일의 경우를 살펴보자. 

독일은 국가 청렴도가 매우 높은 나라다. 

그런데 이번에 폴크스바겐 사태는 전 세계를 경악게 하였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생산된 폴크스바겐 제타, 비틀, 골프, 파사트, 아우디 A3 차종의 배출가스를 조작하였다. 

신뢰의 대명사라고 하는 독일 자동차 회사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기를 친 것이다. 

폴크스바겐만이 아니다. 

독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BMW의 디젤 차량 한 모델에서도 유럽연합 허용 오염 기준치의 11배에 달하는 배출가스를 내뿜고도 폴크스바겐처럼 소프트웨어 조작으로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것처럼 속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80년간 쌓아올린 초일류 기업의 정직성과 신뢰성이 한순간에 깨어졌다. 

이 사건으로 폴크스바겐 회사는 부도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신뢰를 쌓기는 어렵지만, 그것을 무너뜨리는 데는 한순간이다. 

안보법안 반대 시위를 주도하는  SEALDs

청렴도 7.4인 일본은 어떠한가?

요즘 일본에 안보법안 반대운동으로 시끄럽다.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했던 학생들이 반대 운동의 선봉에 서고 있다. 

그 중심에는 ‘SEALDs’가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일본 정부를 무조건 믿고 따르던 학생들이 이 정부를 정말 믿어도 될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고 한다. 

6명의 대학생이 모여서 정부의 하는 일을 그냥 비판없이 받아들이고 수용하지 말고 한번 그런지 아닌지를 조사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 지금은 수백만 학생들이 동참하는 거대 운동이 되었다. 


그들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학생긴급행동(SEALDs) 전후 70년 선언문’을 발표하였다. 

그 선언문을 살펴보면 이제 정부가 인도하는 대로 생각없이 따라가지 않겠음을 선언한다. 

아시아·태평양 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지났는데 자신들은 최근 20년밖에 잘 모른다. 

그동안 과거사에 대해서 정부가 말하는 대로 믿어왔지만, 가만 살펴보니 정부가 얼마나 거짓말을 했는지를 알게 되었음을 선언한다. 

그들은 선언문에서 종군 위안부, 피폭자들의 피해, 재일 교포에 대한 차별과 편견, 그리고 안보법이라는 빌미로 다시 전쟁 야욕을 드러내는 권력자들의 거짓 평화주의에 더 이상 속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청렴도가 높은 나라인 독일과 일본도 권력 있는 자, 돈 있는 자들의 부패함은 여전하다.   

하물며 우리나라는 더 말해 무엇하랴!

세상은 하나도 안 바뀌었다. 

정신 똑바로 안 차리면 눈뜨고 코 베어 가는 세상이다. 

우리나라의 20년 전 부패지수보다 2015년 부패지수가 더 높아졌다고 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말이 있듯이 권력가진 자가 정말 백성을 위하는 것을 본적이 별로 없다. 

과거의 역사가 권력자의 역사였다면, 이제 새롭게 쓰는 역사는 약자의 역사여야 한다. 

국민의 주권이 권력자가 아닌 국민에게 있듯이 역사의 주인공은 깨어있는 약자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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