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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Apr 19. 2016

회당은 기독교에 어떤 영향을 끼쳤나?

이스라엘이 바빌론에게 멸망당하고,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진 후 유대인은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졌다.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이 힘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더욱이 자신들이 본 바빌론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어마어마하였다. 

고고학적 발굴에 의하면, 바빌론 성은 9개의 문을 통과해야 했다.  

현재 남아 있는 문은 전쟁의 신이었던 이슈타르에게 바쳐진 문 하나뿐이다. 

12m의 이 문은 유약을 입힌 벽돌로 만들었는데 용과 어린 황소의 부조로 장식되었다. 

도시 한가운데는 바벨탑이라고 하는 지구라트가 우뚝 솟아 있었으며, 폭 20m의 포장도로를 따라 수많은 건물이 있었다. 

그중 압권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였던 공중정원이 아름답게 자리하였다. 

한 마디로 자기들이 살던 예루살렘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아름답고 화려하고 웅장하고 멋진 도시였다. 


이 어마어마한 바빌론에 포로로 끌려온 초라한 유대인들의 심정을 상상해보라!

그들의 신앙은 뿌리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지켜왔던 신앙을 근본부터 돌이켜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성경을 새로운 눈으로 다시 보기 시작하였다. 

그들이 살길은 오직 한 가지 신앙을 지키고, 보전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비록 성전은 없어졌지만, 그들은 회당을 만들고 성경을 읽으며 유대교를 새롭게 정립하였다. 

그리하여 회당은 유대교의 중심이 되었고, 유대교를 전수하는 교육기관이 되었다. 


바빌론 포로 시기 이전의 유대인들이 꿈꾸는 하나님 나라는 참으로 소박하였다. 

자신들이 농사지은 포도나무 밑에서 블레셋 걱정 없이 마음 편하게 포도 열매를 따 먹는 곳이 천국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생각하는 천국은 참으로 목가적이었다. 

사막에 샘이 나고 꽃이 피며 사자들이 어린 양과 뛰놀고 어린아이가 독사 굴에 손을 넣어도 물지 않는 곳이었다. (사11:6-9)

그러나 바빌론 포로 후 하나님 나라에 대한 생각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절대 무너지지 않을 여호와의 거룩한 성, 새로운 예루살렘 성을 생각하였다.

도시도 얼마든지 천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계시록은 그러한 천국 개념을 더욱 더 화려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곳은 12 진주문이 있고 황금 보석으로 화려하게 꾸몄으며 도로는 수정 같은 유리 바다로 이루어졌다. 

고라신의 회당

변한 것은 천국관뿐이 아니었다. 

유대교는 성전 중심에서 회당 중심으로, 제사 중심에서 예배 중심으로, 의식 중심에서 교육 중심으로 바뀌었다. 

유대교는 회당을 중심으로 하여 자녀 교육에 집중하였다. 

그것이 포로 생활 속에서도 신앙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 

회당의 제일 상석인 모세의 자리

회당 예배는 초기 기독교의 예배에 큰 영향을 주었다.   

회당 예배 순서는 이러하다. 

1. 기도에의 부름 

“복 받으실 여호와께서 너희를 축복하시기를” 하고 인도자가 선포하면, 회중은 “영원토록 복 받으실 여호와께서 복되시도다”라고 찬양으로 화답하였다. 

그리고 우리의 신앙고백과도 비슷한 쉐마(Shema, 신6:4-9, 11:13-21, 민15:37-41)를 암송했다.   


2. 기도(lifting up of hands, 손을 들어 올리기) 

대표 기도로 뽑힌 사람이 손을 들고 기도하면, 회중들은 단락이 끝날 때마다 아멘으로 화답하였다.   

유대인들의 기도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18축도문(Eighteen Benedictions)이다. 

유대인은 누구나 매일 아침과 오후와 저녁에 이 18축도문을 암송하였다.   


3. 모세 율법에서 발췌한 성서 일과 낭독

모세 오경은 154회로 나누어져서 3년이면 한번 통독할 수 있었다. 

안식일 아침에 최소 일곱 명이 낭독에 참여하였는데, 한 사람이 세 절 이상씩 읽었다. 

히브리어로 성경을 읽었으며 통역자가 아람어로 통역하였다. 

모세 오경을 낭독한 후에는 구약의 예언서에서 재량껏 선택한 성서 일과를 하나 읽었다. (눅4:16-21)  


4. 성경해석

낭독한 성경을 해석할 자가 있으면, 일어서서 성경을 해석했다. (눅4:21) 

혹 어떤 사람이 예배에 손님으로 참석했을 경우 회당장이 “한 마디 권면의 말씀”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상례였다. (행13:15)   


5. 제사장의 축도 

제사장이 있는 경우 민수기 6:24-26의 아론식 축도를 하고 예배는 폐회되었다. 

만일 제사장이 없으면 평신도 중 한 명이 기도의 형식으로 모임을 끝마쳤다. 

가버나움의 회당

유대교는 새롭게 일어서기 시작하면서 이방인들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이방인 중에 유대교에 관심 있는 사람은 준회원으로 받아들여 회당 예배에 참석하게 하였다. 

그들 중에는 간혹 회당을 지어준 경우가 있는데 로마 백부장이 가버나움의 회당을 지어주었다. (눅7:5) 


최초의 복음 전파자들에게 호의를 베푼 사람들은 바로 이러한 배경을 가진 이방인들이었다. (행13:42-48, 14:1-2) 

회당은 기독교의 모판과 같아서 복음이 전 세계로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1)


주(註)

1) 신약성서 개설,브루스 M. 메츠커,나채운 역(서울;대한기독교출판사,1983) 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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