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gos Brunch Sep 06. 2016

마키아벨리, 맹자, 기독교

1. 마키아벨리의 패권주의

마키아벨리 하면 권력을 잡기 위해 피도 눈물도 없이 온갖 수단 방법을 다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으로 이해한다. 그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가 자라고 생활하던 시대가 그렇게 혼탁한 사회였다. 1469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난 마키아벨리는 9살 때 쿠데타가 일어나 메디치 가문이 쫓겨난다. 28살 때는 경건한 수도사 사보나롤라가 피렌체 공화국의 정치제도와 종교생활을 과감하게 바꾸는 시도를 하였다. 거의 성공하는 듯하였지만 결국 그다음해 시뇨리아 광장에서 화형당하였다. 이런 격변기에 마키아벨리는 힘 있는 사람이 살아남는다는 사실과 힘을 가지기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가 잔인하고 교활한 체사레 보르지아를 만났을 때 이탈리아를 통일할 새로운 군주의 모델을 보는 듯하였다. 

그는 체사레 보르지아를 염두에 두고 "군주론"을 쓴다. 그의 패권주의 사상은 그 시대뿐만 아니라 권력을 잡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에게 교과서와 같은 역할을 하였다. 


그는 군주론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통치자가 최고의 목표를 이루고자 한다면 도덕이 항상 합리적이지 않다는 점을 깨달을 것이다.

군주가 국가를 지키려 한다면 때로는 어쩔 수 없이 진실과 자비, 인간애와 종교에 반하여 행동할 필요가 있다.”

2. 전국 시대의 맹자

맹자가 활동하던 전국시대는 살육의 시대였다. 누가 천하의 패권 자가 되느냐를 가지고 나라들은 매일같이 전쟁을 일삼았다. 부국강병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속마음은 패권을 차지하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때 똑똑하다 하는 사람들이 왕들을 찾아다니며 자신을 써달라고 부탁하였다. 맹자도 왕들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정치철학을 역설하였다.


맹자는 물고 뜯고 싸우는 전국 시대에 인의를 외쳤다. 그가 양혜왕을 만났을 때 이익보다는 인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충고하였다. 왕이 이익을 추구하면 모든 사람이 이익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그리되면 서로 이익 다툼을 위하여 싸우는 것밖에 없고, 도덕과 인의는 땅에 떨어지게 된다. 맹자의 이러한 사상을 받아들일 왕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부국강병을 위한 온갖 방법론을 내세운 상앙, 범저, 이사 같은 사람이 크게 등용되었다. 상앙과 진나라의 군주 효공이 처음 만나자마자 내리 사흘 동안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의기투합했다. 사람들은 도덕, 명분, 진리 그런 것에 관심이 없다. 그들은 그저 눈앞에 보이는 이익, 자기의 지위와 권리에만 관심을 가질 뿐이었다.

3. 종교계의 패권주의

목적이 수단을 신성화한다.” 이 말은 예수회의 창시자인 이그나티우스 로욜라(1491-1556)가 했다. 그가 말한 목적은 예수회가 절대복종을 맹세한 교황을 의미했다. 로욜라는 마키아벨리의 방식을 그대로 이어받아 교황의 권위를 수호하려 하였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하여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마키아벨리즘은 인류 역사와 함께 지속적으로 그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다. 그것이 종교계든, 경제계든, 학문계든 마키아벨리의 망령은 어디든 떠돌고 있다.


C.S 루이스의 친구이며 성공회 신학자인 해리 블래마이어즈(Harry Blamires)는 ‘기독교적 지성이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하였다. 말로는 성경을 이야기하고 진리를 이야기하지만, 정작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기독교적 지성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세상의 패권주의에 빠져있음을 비판한 것이다. 기독교인들이 그저 예수 믿고 천당 가고, 이 땅에서는 복 받는 것만 원한다면, 그건 마키아벨리 패권주의와 조금도 다를바 없다. 맹자는 부귀공명과 성공지상주의에 현혹되지 않고 인의를 외쳤다. 오늘날 교회가 구원론만 가르치고 진리의 길을 어떻게 걸어가야 하는지, 그리고 세상을 어떤 시각으로 보아야 하는지 가르치지 않으면, 소경 그리스도인만 양산할 뿐이다. 


이제 그리스도인은 눈을 떠야 한다.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다고 눈 감고 있으면 크게 당할 뿐이다. 이제 스스로라도 눈을 떠야 한다. 양식 아닌 것을 위하여 힘쓰지 말고 진정한 양식이 어디있는지를 찾아야 한다. 목자가 없다고 맥놓고 있으면 안된다. 살기 위해서는 뭔가를 해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시기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무엇이 진정 가치 있는지,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내가 정말 목숨걸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해야 우리의 영혼이 살 수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