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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Aug 18. 2018

내가 원하는 우리 나라

신명기

1. 김구 선생이 꿈꾸던 나라.


나라를 빼앗기고 상해 임시정부를 세운 김구 선생이 꿈꾸던 나라는 어떤 나라였을까? 그는 ‘나의 소원’에서 그 나라를 설명한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요, 경제력도 아니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김구 선생이 꿈꾸던 나라를 이루었을까? 세계에서 가장 못 살던 나라가 이제 세계 10위권 경제가 되었으니, 경제만 살펴보면 분명 꿈꾸던 나라는 이루었다. 그러나 김구 선생이 꿈꾸던 나라는 물질적으로 풍요한 나라가 아니다. 그는 높은 문화의 힘을 갖춘 나라를 원하였다. 문화의 힘이란 다름 아니라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다. 여기서 ‘남’은 누구인가? 그들은 우리가 아닌 타자이다. 우리와 얼굴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문화와 풍습이 다른 타자이다.


지금 우리나라에 와서 사는 재한 외국인은 2018년 6월 기준으로 2,291,653명이다. 출신 나라로 살펴보면 무려 198개국이다. 그들이 어떤 연유로 우리나라에 왔든지 간에 그들은 곧 ‘타자’다.


그러면 외국에 흩어져 사는 우리 동포는 몇 명일까? 2017년 통계에 의하면, 194개국에 7,430,664명이 살고 있다. 해외 동포는 성경적 용어로 ‘디아스포라’이다. 재일 교포는 4대 5대가 지나도 대한민국 여권으로 살아가는 한국인이지만, 언어와 문화와 습관은 완전 일본인이다. 해외 한인 디아스포라 역사는 이제 100년이 넘어서면서 3대 4대 후손들이 있다. 한국어와 문화와 풍습을 잃어버리고 그곳에서 적응하며 살아가는 디아스포라 한국인이다. 그들이 조국이라고 대한민국을 찾아왔을 때, 그들은 한국인이 아니라 '타자'가 된다. “넌 한국인이면서 한국말도 제대로 못 하니!”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차별이 가장 심한 나라 중 한 나라이다. 차별은 언어 차별, 민족 차별, 계급 차별, 성 차별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과연 대한민국은 김구 선생이 꿈꾸던 나라, 곧 내가 행복하므로 남(타자)을 행복하게 하는 나라인가? 아니면 자기 욕심만 더욱 차리는 이기적인 나라인가? 부자 욕심이 더 무섭다는 말이 있는데 나라가 부자가 되면 될수록 더욱 국수적으로 되어 가는 것은 아닌가?


2. 하나님께서 꿈꾸시는 나라


하나님께서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하던 유대인을 구출하여 가나안 땅을 주면서 세우시려고 했던 나라는 어떤 나라였을까? 하나님께서 꿈꾸시던 나라의 모습이 신명기 4장에 나와 있다.

“너희는 지켜 행하라 이것이 여러 민족 앞에서 너희의 지혜요 너희의 지식이라 그들이 이 모든 규례를 듣고 이르기를 이 큰 나라 사람은 과연 지혜와 지식이 있는 백성이로다 하리라.”(신4:6)


김구 선생은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에 모범적 국가가 되기를 소망하였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로 말미암아서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하나님께서도 하나님의 나라가 세상 모든 나라와 민족에게 칭찬받는 나라가 되기를 원하였다. 저명한 구약학자인 월터 브루그만은 이스라엘이 부족 연맹으로 열방의 중심에 서서 열방이 잘 알아볼 수 있는 전시 백성이 되는 것으로 설명한다. 세상 나라는 모두 우상 숭배에 빠져 살아가지만, 이스라엘은 하나님을 온전하게 섬기는 나라여야 한다. 구약에서 우상숭배는 단순히 사람이 만들어 세운 우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세상의 풍조, 욕심에 사로잡혀 아귀다툼하며 살아가는 세상의 세계관을 통칭한다. 그러니까 우상숭배는 종교적인 면만 국한하여 해석하면 안 된다. 그것은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 깊이 물들어 있는 세속적 삶의 모습이다. 그들은 물질 때문에 서로 싸우고, 짓밟고, 죽이고, 거짓을 행한다. 그들이 세운 우상이 바알이든 아세라이든 몰렉이든 양태는 달라도 그 속에 숨겨진 정신은 똑같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만 섬기면 끝나는 나라가 아니다. 그 나라 백성은 삶의 목적과 방향이 세상 나라 백성과는 달라야 한다. 그 나라에 사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 학대받는 사람, 억울한 사람이 없어야 한다. 하나님은 그런 나라 시스템을 만들기 위하여 희년 제도, 안식년 제도를 만드셨고, 도피성을 두셨고, 율법을 주셨다. 그 나라에 사는 사람의 삶이 행복한 것은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나라의 시스템이 달랐고, 백성의 사고 체계가 달랐기 때문이다.

“그들(외국 백성)이 이 모든 규례를 듣고 이르기를 이 큰 나라(하나님 나라) 사람은 과연 지혜와 지식이 있는 백성이로다 “(신4:6)


세상 모든 나라가 이스라엘의 규례를 듣고 감동하고 감탄한다. 정말 지혜와 지식이 있는 백성이구나.

“이 율법과 같이 그 규례와 법도가 공의로운 큰 나라가 어디 있느냐?”(신4:8)

공평하고 공의로운 것이 무엇인가? 돈 있고 힘 있고 빽 있는 사람이나, 가난하고 약하거나 심지어 외국 노동자라도, 난민이라도, 타자라도, 고아라도 과부라도 똑같이 대하는 것이다. 세상 모든 백성이 하나님 나라인 이스라엘에 가서 살면 정말 소원이 없겠다고 소망할 것이다.


불행한 것은 아무리 법이 좋고, 법 정신이 좋아도 그것을 실천하지 않으면 망할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은 하나님 나라를 이루는 데 실패하고 결국 패망하였다. 오순절 이후 그리스도인은 이스라엘이 못다 이룬 나라를 만들기 위하여 선택받았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만드는 사람이다. 물리적인 공간에서 나라를 세울 수는 없지만, 하나님 나라 백성의 정신, 사고 구조, 가치관, 세계관을 배우고 익히고 가다듬어야 한다.


김구 선생이 꿈꾸던 나라를 이루지 못하는 대한민국 백성.

하나님께서 꿈꾸시는 나라를 이루지 못하는 대한민국 그리스도인.

아니다. 그리되면 안 된다.

아름다운 하나님 나라를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 나라의 정신을 갖춘 그리스도인이 이 땅에 가득 넘쳐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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