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낮추면 새로운 것이 보인다.
흔히 처음 꽃 사진을 찍는 분들을 보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 찍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그게 편하기 때문일는지 모른다.
그리고 꽃을 볼 때 늘 그런 식으로 보았기 때문일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금만 시각을 달리해보자.
꽃을 위에서만 보지 말고 옆에서도 바라보고, 밑에서도 바라보라.
그러려면 몸을 낮추어야 한다.
꽃보다 더 낮은 자세로 꽃을 자세히 들여다 보자.
그러면 때로 몸을 더럽힐는지도 모른다.
땅에 엎드려야 할 때도 있다.
2006년 NGO의 유엔총회라 불리는 인터액션대회에서 사진으로 대상을 수상한 함철훈 씨는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몸을 낮추니 훨씬 더 아름다운 세계를 발견하였다."
사람을 찍을 때도 위에서 찍으면 다리가 짧아 보이고 머리는 크게 보여 별로 아름답지 못하다.
반대로 낮은 자세에서 사람을 찍으면, 다리가 길고 머리는 작게 찍혀 훨씬 아름답게 된다.
이와같이 어떤 자세로 찍느냐에 따라서 상대방을 아름답게도 혹은 그렇지 못하게도 찍을 수 있다.
눈높이를 낮추어보라.
그러면 늘 보던 꽃도 전에 보지 못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들을 바라볼 때도 안 좋은 점, 나쁜 점, 못난 점만 보지 말고 좋은 점, 아름다운 점을 보는 눈이 열리게 된다.
위에서 남을 내려다보면서는 결코 좋은 모습을 볼 수 없다.
특히 저개발국에 가서 사진 찍을 때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 나라의 문화와 문명이 우리보다 훨씬 뒤처지기 때문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쁜 점이 눈에 띌 수 있다.
오히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조화로운 삶을 발견하고, 삶의 여유와 행복을 저들 가운데서 발견할 수 있다.
저들의 고유한 문화를 존중하며, 저들의 가치관이 가지는 장점들을 발견하고, 특별히 그 가운데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발견한다면, 그야말로 진정한 사진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은 겸손해져야 작품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