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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Apr 30. 2019

관계 맺기

창세기 2장

성경은 하나님께서 인류와 우주 만물을 구원하는 위대한 이야기이다. 성경은 단절된 이야기 모음집이 아니다. 성경은 일관성 있고 하나님의 분명한 목적과 의미를 담고 있는 책이다. 그러므로 성경의 어느 본문을 읽더라도 그것만 따로 떼어 읽으면 오해하기 쉽다. 하나님의 구원 계획과 목적과 방향성을 분명히 인식하면서 성경을 읽어야 한다. 


창세기 1장은 세상과 관계에서 인간을 보여준다면, 2장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통하여 하나님과 관계를 설명한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인간은 인격적인 존재이다. 흔히 창세기 2장의 아담과 하와를 남녀 문제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단순히 남녀 문제로만 국한해서 볼 것이 아니다. 아담도 인간이고, 하와도 인간이다. 두 인간이 어떤 관계를 맺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사람은 홀로 있는 것이 좋지 않다. 오늘날은 개인주의가 발달해서 홀로 있음을 오히려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서양 근대 철학의 출발점이 된 데카르트(Rene Descartes, 1596~1650)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말을 하였다. 그는 ‘나’라는 존재의 중요성을 깊이 있게 성찰하였다. 모든 학문은 ‘나’에게서 시작한다. 데카르트 이후, 인간은 개인의 중요성을 인식하였고, 개인의 행복 추구권, 개인의 의사 결정권을 최고의 권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창세기는 ‘나’라는 존재보다 인간(아담)과 인간(하와)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나님과 관계는 다른 사람과 바른 관계를 맺는 데서 시작한다.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보지 못하는 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느니라.”(요일 4:20) 하나님의 구원 역사는 관계로 시작하여 관계로 완성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이 구원받는다. 영접한다는 말은 말로만 맺는 관계가 아니다. 영접은 마음으로 영접하여 한 형제, 한 몸이 되는 관계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하여 고난과 고통을 다 겪으시고,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시면서 관계 맺기를 하셨다. 그렇게, 피로 맺어진 관계를 통하여 새 생명(그리스도인)이 탄생하고, 그들을 통하여 또 다른 관계를 확장하여 하나님 나라를 이루신다. 하나님 나라는 사랑으로 하나 되고, 관계 맺어 구원을 이루는 나라다. 창세기 2장 아담과 하와의 관계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의 관계이다. 단순한 러브스토리가 아니다. 창세기는 하나님께서 어떻게 구원을 이루실지 실물로 보여준다. 

창세기 2장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통하여 구원 역사의 완성을 보여준다. 하나님께서는 에덴을 아름다운 자연 동산으로 꾸몄다. 자연은 인간 구원을 위한 들러리나 배경이 아니다. 그것은 훼손되어서는 안 될 하나님의 작품이고, 인간을 통하여 더욱 아름답게 완성할 대상이다. 어떤 사람들은 인간 구원만 생각하지만, 하나님의 계획은 우주적 구원이다. 계시록 21장에 하나님께서 선포하셨다. “보좌에 앉으신 이가 이르시되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 사람이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아 새로워지듯이 자연 만물도 새로워진다. 


인간이 타락하기 전 에덴은 아름다운 자연 동산이다. 생수가 넘쳐흐르는 4개의 강이 있고, 자연 만물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곳이다. 그곳에서 아담은 모든 동물과 식물의 이름을 붙여주었다. “아담이 모든 가축과 공중의 새와 들의 모든 짐승에게 이름을 주니라”(창 2:20) 이름을 불러 준다는 것은 곧 관계 맺기를 한다는 뜻이다. 김춘수 시인은 ‘꽃’이란 시에서 노래하였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는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자연을 정복하고 파괴하면서 관계 맺기를 할 수 없다. 하나님의 우주적 구원을 깨닫지 못하는 자는 자연이나 사람에 대해 폭력적이다. 그러기에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다.(롬 8:22) 그들은 썩어짐의 종노릇 한 데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자녀들의 영광의 자유에 이르는 것을 간절히 소망한다.(롬 8:21) 


하나님께서는 창세기를 통하여 인간과 자연 만물을 모두 포괄하는 우주적 구원 계획을 선포하였다. 그리고 그 구원은 요한계시록에서 완성된 모습을 보여준다. 하나님과 영적으로 바른 관계를 맺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주변의 사람들과 바른 관계를 맺으며, 우리가 사는 자연 만물과도 바른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관계 맺기는 단순하지 않다. 단순히 편안한 인간관계를 원한다면, 상담이나 심리학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단순히 자연과의 좋은 관계를 원한다면, 환경 운동에 참여하면 된다. 


그리스도인의 관계 맺기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을 이루기 위한 분명한 목적이 있다. 그리하여 온 우주 만물, 세상 모든 사람과 더불어 한 목소리로 하나님께 영광과 찬양을 돌리기 위함이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하나님의 부르심과 목적을 따라 헌신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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