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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Aug 24. 2019

요한계시록의 해석 원리

요한계시록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또 그 모든 편지에도 이런 일에 관하여 말하였으되 그중에 알기 어려운 것이 더러 있으니 무식한 자들과 굳세지 못한 자들이 다른 성경과 같이 그것도 억지로 풀다가 스스로 멸망에 이르느니라”(벧후 3:16). 


사도 베드로는 초대 교회 성도들에게 성경 해석의 중요한 원리를 설명하였다. 초대 교회는 아직 신약성경이 완성되지 않았다. 그들의 기본 텍스트는 구약 성경이었다. 물론 그때 이미 구약 성경이 헬라어로 번역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들은 구약 성경을 읽을 수 있었다. 읽을 수 있다고 다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 독서 인구가 긴 글의 책을 읽기보다 짧은 단문이 넘쳐나는 스마트폰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읽기는 읽었으나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오해하거나 곡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더욱이 긴 글인 경우는 그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초대 교회는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도 거의 없었고, 책도 없었다. 그들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욕구도 없었다. 문자와 책이 오늘날 같이 넘쳐나는 시대에도 읽지 않는데 당시는 더 말할 나위 없다. 그런 상황에서 기독교는 문자와 책의 종교였다. 물론 얼굴을 맞대고 하는 설교도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설교할 수 있는 지도자가 매우 적은 상황에서 책 보다 더 유용한 수단은 없었다. 초대 교회 지도자들 대부분은 열심히 책을 썼다. 교회는 그러한 책을 돌려 읽으며 신앙을 유지하였다. 짐작건대 글을 모르는 사람은, 읽어주는 책의 내용을 몇 번이고 반복하여 들으면서 암송하였을 것이다. 


문제는 무슨 주문처럼 암송하는 것이 아니라 그 뜻의 의미를 새기면서 암송하는 일이었다. 책을 읽고 해석하는 능력은 초대교회에 매우 중요하였다. 그런데 바울의 글 중에 알기 어려운 것이 더러 있었다. 그것을 억지로 풀다가 스스로 멸망에 이르는 자들, 즉 잘못된 가르침과 사상으로 빠져드는 사람들이 있었다. 성경해석학의 중요한 원리는 ‘모르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아는 것으로 풀어가라’이다. 


흔히 우리가 오해하는 것은 성경을 읽고 해석할 때, 모르는 것이 아는 것보다 더 많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계시의 비밀을 온전히 드러내지 않았던 구약 시대 사람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성경이 완성되면서 하나님의 계시는 온전히 우리에게 드러났다. 비록 성령의 도우심이 없으면 깨달을 수 없는 계시라고 하지만, 그리스도를 주로 믿는 자는 이미 성령님의 은혜와 도우심을 받은 사람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성품, 창조, 사랑, 구원 계획을 다 알고 있다. 


베드로 사도가 ‘억지로 풀다가 스스로 멸망에 이르느니라’를 쓸 때에 요한계시록은 쓰이지 않았다. 베드로 사도가 요한계시록을 보았다면 과연 어떤 말을 했을까? 2,000년 동안 위대한 학자들이 성경을 해석해왔지만, 요한계시록은 여전히 어려운 책이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요한계시록이 성경 제일 마지막에 쓰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창세기에서 시작하여 성경의 결론이 요한계시록이다. 창세기로부터 전개해온 하나님의 이야기, 하나님의 성품, 하나님의 계획, 하나님의 사랑이 요한계시록에서 뒤집어진다면 그건 성경이 아니다. 요한계시록을 해석할 때는 성경 전체를 바탕으로 깔아야 한다. 따라서 요한계시록은 아는 것에서 시작하여야지, 모르는 것에 집착하다 보면 베드로의 말처럼 스스로 멸망에 이를 수 있다. 

6장부터 시작하여 20장에 이르기까지 심판에 대한 메시지가 나온다. 특별히 7 재앙 시리즈 (인 - 나팔 - 대접)은 상징으로 가득 차 있어서 해석하기 더욱 까다롭다. 이 재앙을 문자적으로 해석해야 할지, 상징적으로 해석해야 할지, 숫자적으로 해석해야 할지 언제나 논란거리다. 사도 요한이 직접 해설해 주지 않는 한 이 논란은 끝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사도 요한이 계시록을 쓴 이유는 그러한 것에 집착하도록 함이 아니다. 만일 그렇다면 누구라도 이해하기 쉽게 썼을 것이다. 사도 요한의 뜻은 우리가 풀기 어려워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진리를 요한계시록에서 발견하고 재확인하라는 것이다. 


기억해야 할 사실은 이 모든 일을 이끌어 가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사단이 아니다. 악이 아무리 강하고, 사단이 아무리 발악해도 하나님의 계획은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하나님은 지금까지 해왔던 데로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성품에 어긋나지 않게 일을 처리하신다. 하나님은 갑자기 화를 내며 지금까지 이끌어 왔던 판을 뒤집어 버리는 분이 아니시다. 


하나님은 악한 세상에 사는 그리스도인에게 여러 차례 교훈을 주셨다. 그 교훈을 잘 읽어내면, 악이 극성하여 선을 이기는 것처럼 보이는 요한계시록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변함없이 같은 방법으로 그리스도인과 교회를 이끄신다는 사실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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