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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Sep 21. 2019

나의 글쓰기

2012년 9월 11일. 사진작가 신 미식 씨가 나를 초청하였다. 12일부터 숙대 문신 미술관에서 ‘삶의 도구’라는 주제로 사진전을 오픈하는 데 먼저 나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하였다. 어머니 아버지의 주름살을 주제로 찍은 사진이 나에게 큰 울림이 되었다. 신 미식 씨는 13남매의 막내아들이었다. 많은 자녀를 위해 한평생 헌신하신 어머니의 손 한 번 잡아주지 못한 아쉬움을 늘 가졌다. 평생 자녀를 위해 살아온 부모를 생각하면서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는 사진 옆에 자신의 마음을 담아 짤막한 글들을 썼다. 그 글은 나의 메마른 가슴을 뜨겁게 적시었다.

“손을 보니 그립다.

손을 보니 보고 싶다.

손을 보니 아프다.

손을 보니 눈물이 난다.

손을 보니 뜨거워진다.

손을 보니 존경스럽다.”


“세상엔 외면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것은 다른 이에게서 내 부모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이다.”


나는 그의 사진보다 그의 글에 감동하여 물었다. 어떻게 하면 이런 멋진 글을 쓸 수 있느냐? 그는 대답하였다. “목사님 페이스북에 사진만 올리시던데 그러지 말고 매일같이 짧은 글이라도 써서 올려보십시오. 그러면 어느 순간 좋은 글이 나올 것입니다.” 나는 그의 충고대로 페이스북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재주가 없었지만, 좋은 글을 쓰고 싶어 쓰고, 고치고, 읽고, 또 고치면서 글을 다듬었다. 그렇게 조금씩 글이 되기 시작했다.


마침내 2015년 1월 나의 첫 책 “곧게 난 길은 하나도 없더라”가 나왔다. 물론 페친이었던 김관성 목사가 ‘넥서스’에 소개해 주었던 덕분이다. 그래도 책이 나올 수 있었다는 사실은 참으로 감개무량했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처음 글을 쓸 때는 지나온 나의 삶을 돌이켜 보면서 썼다. 보통 작가들이 소설을 쓸 때 자전적 소설을 쓴다고 하는데, 나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 나의 지나온 삶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쓰려고 노력하였다. 독자들도 나의 책을 사랑해 주었다. 그리고 2018년 ‘성경 속 왕조실록’이 나오고 올해 ‘성경 속 노마드’까지 출간하였다.


자전적 에세이가 아니라 무언가 독자들과 나눌 수 있는 것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내가 책을 읽고 공부하던 것을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지금까지 나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글을 읽고 공부하였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얻은 지식과 깨달음을 공유하고 나누면 손해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였었다.


미국의 유명한 현대무용가 이사도라 덩컨(Isadora Duncan)은 “이기주의자는 자기 이익을 챙길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이익을 무시하는 사람이다”라고 하였다. 나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과 말씀을 나누는 사람으로서 ‘이사도라 덩컨’ 보다 못한 사람이었다. 자신의 행복만 생각하는 사람은 영원히 행복할 수 없다. 공유하고 나눌 때 기쁨이 배가되고, 행복한 사람이 된다.


지금 나는 열심히 책을 읽고 공부하면서 얻은 지식을 나누기 위하여 글을 쓴다. 명성을 위해서도 아니고 돈을 얻기 위해서도 아니다. 나의 지식과 깨달음이 보잘것없다 할지라도 함께 나눌 때 우리가 모두 행복해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나눌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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