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gos Brunch Aug 01. 2015

기독교,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

전 목사입니다. 그래서 일반인보다 성경을 더 많이 보고 연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성경을 연구하면 할수록 제 능력의 한계를 느낍니다. 그저 예전에 가르친 가르침대로 묵묵히 따라간다면 쉬울 수도 있습니다. 조금만 더 열심히 공부하면 될 테니까요. 그리고 공부하는 것은 저의 취미생활이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상황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매일 매 순간 부딪히는 상황에 대해서 성경은 구체적으로 답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더욱이 우리가 만나는 사회 현실의 문제들은 성경에서 언급조차 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이 아파하고 힘들어하는데 목사인 나는 어찌할 바를 몰라 뒷짐 지고 그저 바라만 볼 때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소리치고 삿대질 해야 될까 고민합니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일들을 판단하는 기준들이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합니다. 예전의 황희정승이 한 말처럼 이 사람의 말을 들으면 이 말이 옳고, 저 사람의 말을 들으면 또 그 나름의 논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함부로 다른 사람이나 단체에 대하여 삿대질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의 스승이신 예수님에게 물어보고 싶어집니다. 예수라면 어떻게 할까요? 물론 찰스 쉘돈이 이미 그런 제목으로 책을 한 권 썼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그 책을 읽고서 답을 얻었다기보다는 막막함을 느꼈습니다. 성경에 나타난 예수님의 말을 상황이 전혀 다른 오늘날 세상에 그저 문자적으로 대입하는 것이 과연 방법일까요?


예수님이라면 오늘날 어떻게 하셨을까? 질문하기 전에 예수님 당시의 상황 속에서 예수님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행동했는가를 바로 알아야 오늘 우리에게 제대로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생각으로 성경을 자세히 들여다보았습니다. 예수님은 히브리 전통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가 회당에 나가서 설교할 때에 구약의 선지자들을 아주 능숙하게 인용했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은 기존의 가치체계와 질서에 순응하며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당시로써는 굉장히 도발적인 질문들을 예수님께서 던졌습니다. 당시 유대인들에게 비친 예수님은 한 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힌 여자의 편에 서신 예수님. 민족을 배반하고 로마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세리를 제자로 삼으신 예수님. 거리의 창녀와 거리낌 없이 교제하시던 예수님. 민족적 편견 속에서 이방인을 개같이 여기던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선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를 말씀하신 예수님. 예수님의 말씀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예수님은 기득권층의 질서와 가치체계에 순응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새로운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였습니다.


그럼 오늘 우리 기독교는 어떤가요? 기득권층의 질서와 가치체계에 잘 순응하고 있나요?  아니면 새로운 사고방식으로, 정말 혁신적인 사고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새롭게 생각해 보자고 권하고 있나요? 다시 말하면 급변하는 세상에서 기독교는 대안이 되고 있나요? 아니면 별 생각 없이 그저 전통만 고집하고 있나요? 목사인 저는 오늘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답니다.


함께 고민하여 봅시다.

종교를 초월해서.


매거진의 이전글 부패하고 타락하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