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무신론이 대세다.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선언하기 전부터 사람들은 하나님을 무시하며 살아왔다.
하나님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는 말은 이제부터 내 마음대로 살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삶의 의미나 목적은 내가 만들면서 살겠다는 각오다.
무신론 과학자로 대표되는 리처드 도킨스는 '우주에는 설계도 목적도 악의도 선의도 없다. 우주는 맹목적이고 불편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도킨스로 대표되는 진화론자들은 무목적성, 우연성, 맹목성을 토대로 하여 과학과 철학을 세워나간다.
인간은 끊임없이 목적과 이상을 세우고 계획을 짜서 실천해 보려고 하지만 그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짓이다.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뿐이다.
찾으려고 해보았자 헛수고다.
왜냐하면 애당초 의미란 없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인간사, 세상사를 바라보면서 그렇게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이 합당할는지도 모른다.
세상을 해석하는 가장 간단한 공식이 바로 도킨스의 철학이다.
물론 도킨스가 아니더라도 이미 동양사상에서는 인생무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은 과연 무의미한 동물인가?
그저 먹고 살다가 그냥 이 세상을 떠나면 끝인가?
신은 죽었다고 선언했던 니체가 쇼펜하우어를 따를 수 없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쇼펜하우어는 비관적 허무주의자였다.
즉 리처드 도킨스와 궤를 같이하는 철학자였다.
니체는 허무주의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결코 의미 없음으로 결론짓는 비관주의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어찌해서든지 의미를 찾아보려고 노력했다.
삶에서, 세상에서 의미를 찾아보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래서 니체의 철학을 역설적이지만 희망의 허무주의, 긍정적 허무주의, 낙관적 허무주의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이 모든 가치체계와 질서를 무너뜨린 곳에서 의미와 목적을 찾는 일이 쉬울까?
그리고 자신이 세워놓은 의미와 목적에 다른 사람들이 다 동의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저 각자 자기 마음대로 의미와 뜻을 세워두고 살아갈 뿐이다.
도킨스의 주장 대로 한다면 그것 자체도 의미 없음이 되겠다.
인간은 지금 그렇게 허무주의 속에서 허무하게 허우적 거리고 있다.
기독교는 인생에 의미 있음을 역설하는 종교다.
모호함과 혼란을 극복하고 삶의 방향과 의미를 찾을 수 있음을 격려하고 가르치는 종교다.
한때 허무주의에 빠져서 헤매던 내가 기독교인이 된 것은 무의미함 속에서는 의미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삶의 의미가 곧 나의 존재 이유이다.